회심(Conversion)

회심(Conversion)

임 용 민

한 사람의 영혼이 변화를 받아 구원함을 얻는다는 사실은 참으로 신비로운 영역에 속합니다. 이와 같은 신앙적 체험을 회심(Conversion)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회심에 대한 각자의 체험은 모두 동일한 것이 아닙니다. 오늘은 이러한 신앙적 회심의 여러 가지 유형에 대해서 잠시 생각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첫째로 즉각적인 회심입니다.

이러한 회심의 전형적인 예가 사도바울의 회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도행전 9장, 22장, 그리고 26장을 통하여 바울은 자신의 신앙적 회심을 거듭 간증했습니다. 1세기의 유대 종교 지도자들은 모두 예수 그리스도를 거절하였지만 청년 사울(바울의 옛 이름)처럼 극렬하게 예수 그리스도를 반대하고 증오한 자는 많지 않습니다. 이와 같은 사울의 증오에 제일 먼저 희생된 사람이 경건한 스데반이었습니다. 스데반의 순교 이후로 예루살렘교회에는 무서운 핍박이 일어났습니다. 그래서 성도들은 핍박을 피하여 여러 지역과 사마리아 등지로 흩어지면서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 결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더 멀리까지 전해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을 예루살렘에서 내어쫓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못한 사울은 이방나라 다메섹 성에 있는 그리스도인들까지 붙잡아 이끌어다가 모두 전멸하려고 작정했습니다. 사울 일행이 다메섹 성 가까이 이른 때는 정오였습니다. 그때 하늘로부터 흘연히 정오의 햇빛 보다 더 강렬한 빛이 그들 위에 내리비쳤습니다. 그 결과 사울은 그만 시력을 잃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사울아, 사울아, 네가 어찌하여 나를 핍박하느냐”는 하늘의 음성을 들었습니다. 사울은 “주여 뉘십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하늘에서 “나는 네가 핍박하는 예수라” 하는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아마 그때 그의 뇌리에는 돌에 맞아 피흘리며 순교하던 스데반의 모습이 떠올랐을 것입니다.

그가 두려움에 떨고 있을 때 “이제 성으로 들어가라, 내가 행할 길을 네게 보이리라”는 음성을 들었습니다. 그는 일행의 부축을 받으며 성 안으로 들어가 3일간 식음을 전폐하고 통회의 기도를 하였습니다. 회심의 특징중의 하나는 그가 진심으로 기도한다는 것입니다. 성령님은 아나니아를 보내사 기도하는 그를 만나게 했고 아나니아가 그에게 안수하자 그의 눈에서는 비늘 같은 것이 벗어지면서 시력을 다시 회복하게 되었습니다. 즉시 그는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음식을 먹고 건강을 회복한 후 다메섹 성안에 있는 그리스도인들과 함께 머물면서 그리스도를 하나님의 아들이라 증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은 기독교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회심입니다.

또한 복음서 중에 삭개오의 회심도 즉각적인 회심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소유를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았습니다. 인생에 있어서 가장 소중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났기 때문입니다. 또한 바울의 전도를 듣고 즉각 회심하여 그녀의 집을 빌립보 지방 전도의 전초기지가 되게 하였던 루디아의 회심도 즉각적인 회심입니다.

 

둘째로 모호한 회심의 역사입니다.

그 대표적인 실례가 니고데모라 할 수 있습니다. 경건한 유대 종교 지도자였던 니고데모는 밤에 주님을 찾아왔습니다. 그는 주님께로부터 “네가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 나라를 볼 수 없다”(요 3:1-21)는 경고를 받았습니다. 그는 사람이라면 거듭나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가 주님으로부터 그와 같은 경고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성경은 그의 회심에 대해 침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도 후에 회심한 주님의 숨은 제자가 되었음을 우리는 발견하게 됩니다(요 19:39). 우리는 당장에 눈에 뛰는 회심을 보이지 않는 그리스도인들도 인내를 가지고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셋째로 과정적인 회심의 역사입니다.

디모데와 바울의 회심에는 상이점이 있습니다. 디모데의 믿음은 결정적인 어느 순간의 회심보다 어려서부터 성경을 꾸준히 배우는 과정에서 그는 구원의 진리를 깨닫고 회심을 한 경우라 하겠습니다. 아마 이러한 회심은 디모데 자신처럼 특히 믿는 부모에게서 자라난 어린 아이들의 구원의 경우일 것입니다.

이상으로 각 개인의 회심의 체험은 나름의 특성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그러나 회심의 결과에 있어서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곧 구원에 대한 그들의 분명한 확신입니다. “또 증거는 이것이니 하나님이 우리에게 영생을 주신 것과 이 생명이 그의 아들 안에 있는 그것이니라. 아들이 있는 자에게는 영생이 있고 하나님의 아들이 없는 자에게는 영생이 없느니라. 내가 하나님의 아들의 이름을 믿는 너희에게 이것을 쓴 것은 너희로 하여금 너희에게 영생이 있음을 알게 하려 함이라”(요일 5:11-13).

 

2000년 7,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