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 갈 확신 있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이방인으로서 죄 가운데 묻혀 살 때는 죄를 범해도 감각도 없이 죄 속에 묻혀 살고 있었다. ‘죄없는 사람은 어떨까? 아니 죄없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있다면 방법이 무엇일까?’ 죽은 영의 죄인으로서는 상상도 안되었다. 그저 ‘죄가 없는 자는 사람 아닌 천사이겠지’ 하고 해답 아닌 해답을 내리고 말았다. 시대와 사회에 죄가 범람하면 할수록 사람들의 입과 귓가와 눈에는 아담과 하와 그리고 예 수님에 관해선 솔직히 관심이 증가하는 것 같다.
내가 어릴 적에 흘리는 코를 주체 못하고 이쪽 저 쪽 팔로 쓱쓱 문지르고 길 모퉁이에 웅크리고 있을 때, 나의 시선을 사로잡던 무엇이 나타났다. 까만 책 두권을 든 신사와 빨간 원피스를 입은 사람이 내게 받으라고 주는 것이 있었다. 흰색의 설탕이 묻어서 정말 먹음직스런 사탕이었다. 어린 동심에서 주저없이 손을 쓱 내밀었다. 얼른 주실 것이지 주지는 않고 얘기를 잘 듣고 약속하면 준다는 것이다.
성탄절에 말 구유에서 어쩌고 저쩌고 귀에 들어 오지도 않았고 얘기가 끝나면 했어야 될 대답을 중간 중간에 몇 번이나 했다. 그러겠다고 무엇이든 시키는대로 하겠다고···· 마침내 그 사탕이 내 입에 들어왔다. 어찌나 달고 맛 있었는지 닳아질 세라 입안에서 굴리지도 않고 생겨나는 침만 꿀꺽 꿀꺽 삼켰었다. 까만 책 두권 든 사람이 교회 오라고 하면 무조건 ‘예, 갈께요’라고 대답해야지 하고 생각하면서···· 그 귀한 사탕 받을 생각에서이다.
그렇게 해서 시작된 교회 생활이었다. 속된 말로 사탕발림으로 시작한 것이 점점 열심이 쌓여갔다. 도시라곤(가까운 광주) 가 본적 없는 시골 소녀의 마음엔 착하고 선하게 살라는 말들이 너무도 좋았다. 그러면 천사도 될 수 있다는 주교사의 말은 빠짐없이 교회로 향하게 했다. 여자는 함부로 대문 밖을 나 다니면 안 된다는 아버지에게 교회 갔다 올적마다 호되게 야단맞고 매도 맞았다. 그래도 안 가면 큰 죄인 줄 알고 몰래 갔다. 매 맞는 것보다 안 가서 천사같이 안 되는 것이 더 무서웠기 때문이다.
몇 해가 거듭되고 교회 생활도 계속되었다. 광주로 유학(고등학교)을 오면서부터는 공부에 욕심보다는 그동안 못했던 새벽 기도, 금요 철야 기도를 원 없이 하리라고 다짐을 몇 번이나 했다.
천국 갈 확신이 있다니 참 교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시간 낭비한 것 같아 후회가 되었다. 나도 그렇게 될지 모르니 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따지고 그러면 안 된다고 일러주려고 찾아갔다. 그런데 털 깎는 자 앞에 잠잠한 어린양처럼 왠지 모르게 입이 안 열렸다. 겸손한 모습이 죄인이었던 나에겐 부족해 보였으며 말씀을 펴가며 읽어주시는 모습은 교만해 보였었다. 목사님도 아닌 형제라면서 너무 깊이 성경을 아는 것 같아 염려도 되었다. 그런데 골수를 쪼개고도 남을 말씀이 저에게도 능력으로 나타났다. 십자가의 도가 미련한 자에게는 수치와 부끄러움이나, 믿는 자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누구든지 예수 믿으면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으리로다”(요
“예수님께서 내 죄를, 주홍같이 붉은 죄를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다 없애 주시고 부활하심으로 산 소망을 주심을 감사합니다. 십자가 고난 참으셔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님만이 나의 자랑이며 산 길인 것을 감사드립니다.” 저와 같이 율법 아래에서 종노릇하며 종교생활 가운데 지쳐 있는 분이 이 글을 읽으시고 죄의 속박에서 풀려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죄를 모두 담당해주신 주 예수님, 감사합니다. ♣
(1996년 3월호)
'횃불 > 1996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사야서에 나타난 그리스도 (0) | 2014.01.11 |
---|---|
그리스도 안에서 (2) | 2014.01.06 |
그리스도를 위한 포기 (0) | 2014.01.06 |
바리새인과 전통 (0) | 2014.01.06 |
우리의 날을 계수하는 지혜 (0) | 2014.01.06 |
발람(6) (0) | 2014.01.06 |
혼돈하고 방황하는 인생들을 생각한다 (0) | 2014.01.06 |
절대적인 굴복 (0) | 2014.0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