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여인들(3)
뒤를 돌아본 여인
롯의 아내
-에디쓰 딘 -
구약성경에서 롯의 아내에 대한 이야기는 10여 단어에 불과하다. 이 간략하고 극적인 기록이 그녀를 세상의 잘 알려진 여인의 대열에 끼게 했다. 그 짧은 기록은 이러하다 : “롯의 아내는 뒤를 돌아본 고로 소금기둥이 되었더라”(창
신약성경에는 롯의 아내에 대한기록이 세 차례 나온다. 예수님은 “롯의 아내를 기억하라”고 말씀하심으로써 그녀를 한 예로 제시하셨다(눅
우리는 여기서 롯의 아내가 먹고 마시고 세상의 것들을 위해 산 여인이었음을 볼 수 있다. 성경은 그녀의 남편이 부유하고 유력한 사람이었다고 기록하고 있다(창
루브르 미술관에는 루벤즈의 1625년 작품 “롯의 도피”가 소장되어 있는데 그 그림에는 롯의 아내와 그녀의 뒤를 따라오는 두 딸의 모습이 인상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그녀에게 한 천사가 엄숙한 경고를 주고 있다. 그리고 한 딸은 번적거리는 금은 그릇을 잔뜩 실은 나귀를 끌고 있으며 다른 한 딸은 포도를 비롯한 각종 과일이 가득 담긴 광주리를 머리에 이고 있다. 롯의 아내는 두 손을 움켜쥐고 불순종할 경우에 임할 운명을 그녀에 게 경고하는 천사의 얼굴을 애걸하듯 바라보고 있다. 그 가족 일행이 뒤에 한 작은 영리한 개를 데리고 소돔의 멋진 문을 나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도시의 성루 위에서는 소름끼치는 악귀들이 파멸공작을 시작할 태세를 갖추고 날아다니고 있다. 그리고, 작은 귀신들이 공중을 가득 메우고 있는 가운데 한 악령이 롯의 아내 위에서 너풀거리면서, 그녀를 멸망에서 구원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천사를 노려보고 있다.
롯의 아내의 운명은 다른 화가들에 게도 감명을 주었는데 그들 중에는 고졸리와 루카스 크라나크가 있다. 그들은 한결같이, 율법 아래 살았었고 그 형벌이 신속하고 변경할 수 없는 것임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곧 하늘에서 불을 쏟아 부으실 도시를 사랑한 나머지 그곳을 한번 더 보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기꺼이 버린 여인을 생생히 묘사하고 있다.
롯의 아내의 삶에 대한 이 구약성경의 짧은 구절은 영에 속한 것들보다 세상에 속한 것들을 더 사랑하고, 희생과 고난, 그리고 외로움의 삶을 위해 안일무사와 인정의 삶을 버릴 개척자적인 용기를 소유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기록된 것이 아니면 다른 무엇이겠는가? 그녀의 생애는 죄악을 속할 모든 노력이 실패로 돌아간 시점에 죄악으로부터 도피하기를 주저하는 사람들에게 하나의 메시지를 발하고 있지 않는가?
윌리암 B. 라일리 박사는 그의 저서 “성경의 아내들”에서 다음과 같이 적절히 해설하고 있다: “우리는 롯의 생애를 읽음으로써 그의 아내의 성품을 발견할 수 있으며, 롯의 부유함을 살펴봄으로써 그의 아내가 미친 영향력을 볼 수 있다. 자녀들의 성격과 행실은 어머니의 그것을 반영한다. 그녀의 딸들이 소돔의 남자들과 결혼한 것은 롯의 아내의 낮은 윤리적 이상과 낮은 도덕적 표준을 암시해 준다.”
그 딸들이 그들의 아버지와 관계를 가진 일은 그들의 어머니의 성품에서 비롯된 일이었다(창
괴에테는 말하기를, “나에게 당신이 사귀는 사람을 말해 발라, 그리하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내가 말해 주리라”고 했다. 롯의 아내를 묘사하는 가장 적절한 방법은 그녀의 남편과 그녀의 자녀와 그리고 천사의 경고에 대한 그녀의 불순종을 살펴보는 것이다. 마지막 세번째 경우는 그녀를 구원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녀에게는 천사와 공유할 만한 요소가 하나도 없었다.
그녀의 남편은 그 요단의 비옥한 평지에 처음 들어갔을 때 그 장막을 옮겨 “소돔까지” 이르렀는데 이 문구는 롯이 그 당시에는 사악한 소돔과 고모라에 속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다시 한번, 그의 아내가 남편의 거대한 부에 걸맞은 큰 돌로 지어진 집을 원했다고 상상하기가 쉽지 않은가? 성 외곽의 장막으로 충분했을까? 그녀가 소돔의 그 모든 화려한 물질들을 무력하게 바라만 보고 있을 수 있었을까?
확실히 롯의 아내는 우리가 역사상의 고결한 여성들, 이를테면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영국을 떠나 살을 에이는 강 추위에 황량한 해안에 도착하여 광야에 새로운 거처를 마련한 여인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훌륭한 자질들을 전혀 보여주지 않는다. 이 여인들 역시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야 했다. 그러나 그들은 가족과 더불어 종교의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 기꺼이 그에 따르는 희생을 감수했다. 롯의 아내는 비록 멸망이 임하기 전에 두 딸과 남편과 함께 소돔을 빠져 나왔지만 불행히도 천사들의 경고와 남편의 간청을 유의하지 않았다. 그리고 뒤를 돌아봄으로써 그녀는 소금 기둥이 되고 말았다.
전승에 의하면 사해 남단의 한 소금 산이 그 사건이 일어난 장소라고 한다. 성경은 “하늘 곧 여호와에게로서 유황과 불이 비 같이 내려와” 그 온 도성을 삼켜버렸다고 묘사하고 있다(창
지질학자들은 사해 남만에 소각된 기름 및 아스팔트 지역이 있다고 설명한다. 사해 서쪽 해안의 소돔 산 아래는 거대한 암염지출이 발견되는데 학자들에 의하면 그 거대한 암염지층이 매우 순도 높은 유리된 유황이 혼합된 이회토(泥灰土) 층 아래 형성되어 있다고 한다. 어면 물체가 기름과 아스팔트로 쌓인 기체층을 점화시키자 한차례 폭발이 일어났다. 이때 소금과 유황이 붉은 열기 가운데 하늘로 치솟아 올랐다. 문자 그대로 불과 유황이 비 같이 내리는 듯 했다. 아마 이같이 해서 도시와 평원 및 땅 위에 솟아 있던 모든 것이 완전히 파멸되었으리라. 이것은 롯의 아내가 뒤를 돌아봄으로써 소금 기둥이 된 사건을 설명 해 줄 수도 있다
이러한 롯의 아내에 대한 전승과 성경의 문자적인 설명에 대해 견해차가 있다고 해서 그 사건의 진정성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그녀는 지금도 뒤를 돌아보며 앞으로 나아가기를 거절하는 여인, 그리고 구원을 저 앞에 두고도 여전히 뒤에 두고 온 세상 물질에 미련이 생겨서 고개를 돌리는 여인의 영원한 상징으로 우리 앞에서 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구약성경 기자들이 그것을 기록한지 수천년이 지나는 동안 롯의 아내에 대한 이야기는 변함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산 교훈이 되어 왔다는 것이다. ♠
(1992년 7,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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