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아들들
창세기
"사람이 땅 위에 번성하기 시작할 때에 그들에게서 딸들이 나니 하나님의 아들들이 사람의 딸들의 아름다움을 보고 자기들의 좋아하는 모든 자로 아내를 삼는지라"
홍수 이전 세계의 도덕적, 영적 상태는 가인의 후손들뿐 아니라 셋의 후손들 가운데서도 세월이 흘러갈 수록 타락되어 갔다. 에녹과 같은 사람들의 증거에 의해 영향을 받았을 소수와 함께 약속된 후손의 계보와 관련있는 소수 잔존자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사람들 가운데 물질만능주의와 불경건한 풍조가 만연되었던 것이다.
그 때, 노아의 시대에, 온 땅에 패역과 죄악이 팽창하여 치료는 없고 완전한 파괴만이 있는 상태로 급속도로 상황을 악화시킨 한 기이하고 두려운 사건이 발생했다. “하나님의 아들들”이 “사람의 딸들”을 보고 그들을 아내로 취했으며, 그 결과 생겨난 자녀들은 “네피림”, 즉 체구뿐만 아니라 죄성에 있어서도 괴물에 가까운 유명한 용사들이 되었던 것이다(창
본문에 대한 사람들의 첫 반응(그리고 자유주의 신학자들의 일반적인 해석)은 고대의 동화나, 괴물과 용에 대한 전설이나, 신들이 인간과 사귐을 나누는 신화 따위를 생각하다가 본문의 기사를 전설과 미신으로 치부해 버리는 것이다.
반면에 현대의 그리스도인들은 종종 “하나님의 아들들”을 셋의 후손으로, “사람의 딸들”을 가인의 후손으로, 그리고 그들의 결합을 신자와 불신자 사이의 분리의 벽이r무너진 것으로 설명함으로써 한결 이 이야기를 지적으로 구미가 당기는 것이 되게끔 하고자 했다. 초자연적인 접근을 피한 또 다른 가능한 해석은, “하나님의 아들들”이 왕과 귀족을 가리킨다는 주장인데, 이 경우에 위에서 묘사된 결합은 단순히 왕족과 평민의 결혼을 말 해줄 뿐이다.
그러나 이러한 자연적인 해석들은 왜 그러한 결합의 산물이 “장부”가 되었는지, 혹은 왜 그들이 보편적인 타락과 패역에 이르렀는지를 설명해 주지 못한다. 비록 성경이 신자는 불신자와 멍에를 같이 해서는 안된다고 가르치고 있지만(고후
본문의 해석은 “하나님의 아들들”(베네 엘로힘)이란 문구의 의미에 달려 있다. 신약성경에서 이 표현은 물론 그리스도에 대한 개인적인 믿음을 통해서 거듭난 모든 이들을 가리키는데 사용되어 있으며(요
“베네 엘로힘”이라는 문구는 다른 곳에서 세차례 사용되어 있는데 모두 욥기라는 매우 오래된 책에서 발견된다(
초자연적인 의미에 추가하여 이 명백한 의미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유는, 천사가 인간 여성과 성적인 관계를 가지고 그를 통해 자녀를 낳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견해에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견해는 천사의 능력에 대해 우리가 아는 지식의 범위 이상을 전제로 한다. 성경의 기록에 의하면 천사들은 사람들에게 눈에 보이게 나타날 때마다 인간의 육체적인 몸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아브라함과 만난 자들은 그와 더불어 실제로 “음식을 먹었으며”(창
물론, 주 예수님께서는 “부활 때에는 장가도 아니가고 시집도 아니가고 하늘에 있는 (하나님의) 천사들과 같으니라”고 말씀하신 것이 사실이다(마
예수께서 “하늘에 있는” 하나님의 천사들이 결혼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을 때 이것이 반드시 “하늘로부터” 버림받은 자들은 그렇게 행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천사들이 그러한 방식으로 인간 여성과 혼합되는 것은 분명 하나님의 뜻도, 그분의 의도도 아니었다. 더군다나 이 악한 천사들은 하나님의 뜻에 복종하는데 관심이 없었다. 사실, 이 “하나님의 아들들”이라는 독특한 무리가 사람의 딸들의 몸에 이와같이 불법 적으로 침입해 들어간 것은 하나님의 뜻을 좌절시키기 위한 시도임에 거의 틀림없었다.
사단은 약속된 여인의 후손이 언젠가 그를 파멸시킬 것이라는 하나님의 예언을 잊지 않았다. 그는 가인과 그의 후손 속에 자신의 영적인 씨앗을 심었으나 그러나 하나님은 셋을 통하여 참된 후손(혹은 “씨앗”)의 계보를 보존하셨다. 노아가 태어나고 라멕이 저주와 관련된 “안위함”(노아의 이름의 뜻)이 그를 통해서 나타날 것이라는 예언을 하게 되었을 때(창
어떤 주석가들은 말하기를, “아내로 삼았다”(took them wives)는 문구는 구약성경 전체에 걸쳐 일반적으로 “아내를 취하다”(taking a wife)는 뜻으로 사용된 문구와 동일하므로 여기에는 정상적인 인간의 결혼 외에 다른 의미가 내포될 수 없다고 한다. 그런 고로 이 “하나님의 아들들”은 그들이 하나님을 믿는 진실한 신자든 아니든 관계없이 가인(혹은 다른 가문의)의 계보에 속한 미모의 여자들과 결혼한 셋의 계보에 속한 믿는 남자들을 가리킴이 틀림없다고 그들은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근거가 약하며, 그와 상이한 주장을 지지하는 숱한 증거들을 뒤엎기에는 전혀 충분치가 않다. “아내”(히, “이샤”)를 가리키는 데 사용되는 단어는 결혼 여부와 관계없이 보통 “여자”를 가리키는데도 사용된다. “삼다”(히, “라카취”)는 매우 흔한 동사로서 목적어로 어떤 명사도 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세겜은 그녀와 결혼하지 않았음에도 디나를 “끌어들여”(took) 더불어 동침했음을 볼 수 있다(창 34:2).
이들이 자신들이 좋아하는 모든 자를 취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무분별한 성적인 결합이 만연했던 당시의 일반적인 타락상을 시사해준다. 이는 또한 노아 시대의 방종한 생활상을 표현한 “장가들고 시집가고”라는 그리스도의 인상적인 묘사 속에서도 암시되어 있다(마
만일, 적어도 변론의 목적으로, “베네 엘로힘”이 천사들이고, 그 천사들이 인간의 형체를 그대로 입은 까닭에 실제로 남성의 생식구조를 지녔다고 가정한다면, 그들의 인간 여성과의 성적인 접촉으로 야기될 자손의 성격과 관련하여 한가지 중대한 문제가 제기되어야 할 것이다. “용사들”의 정체는 차차 논의될 터인데 문제는 이러한 결합을 우리가 어떻게 해석해야 하느냐이다. 타락한 천사들은 구원의 가능성이 전혀 없으나, 그러나 타락한 남녀 인간은 적어도 그러한 가능성은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반은 천사이고 반은 인간인 “사람들”의 경우는 어떻게 되겠는가?
이는 매우 기이한 상황이며, 비록 생리학적으로 실현 가능한 일이라 하더라도 하나님께서 그것을 허락하셨으리라고는 거의 믿기 어렵다. 그러나, 앞서 살펴보았듯이, 만일 우리가 셋의 아들들이 가인의 딸들과 결혼하기 시작한 것으로 그 내용을 이해 한다면 그것은 본문의 문맥을 완전히 거스린 해석이 될 것이다. (만일 그 뜻이 이러하다면 왜 기자가 단순히 그렇게 말함으로써 이 모든 혼동을 사전에 없애지 않았겠는가?) 그리고 용사들은 왜 생겨났으며, 세상은 왜 죄악으로 관영했는가?
셋의 아들들은 분명 모두 다 경건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찌된 연고로 하나님의 아들들로 불리울 수 있는가(그들은 모두 홍수 때에 멸절되었음을 기억하라)? 게다가, 아담에게는 가인과 셋 외에 많은 아들이 있었는데 그들 역시 영적인 “하나님의 아들들”이었을까? 당시 상황으로 보아 그것은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 더더욱, 왜 경건한 사람들과 불경건한 사람들의 결합만을 강조하고 있을까? “하나님의 딸들”은 없었을까? 그들은 “사람의 아들들”과 결혼을 하고 있었을까?
이러한 자연주의적인 해석은 매우 부자연스럽고 헛점 투성이라서, 이것이 기자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라고 가정하는 것은 성경의 영감성에 큰 손상을 입힐 것이다. 기자는 그의 독자들에게, 노아 시대에 사단적으로 초자연적인 원인에 의한 것으로 밖에는 설명될 수 없는 그러한 비정상과 사악함의 무서운 침입의 역사가 온 땅에 임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자 “의도했음”이 분명하다.
합리주의 해석가들은 물론 여기 본문의 명백한 의미를 받아들이며, 그것이 천사가 인간 여성과 동거하는 것을 가리킨다는 데 동의한다. 그런 다음 그들 합리주의자들은, 그러한 상황은 불가능하므로 창세기 기자는 단순히 여러 종교 문헌에 나오는 반신반인 신화와 전설을 묘사하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반면에, 성경의 기록은 사실이며, 용사와 반신반인에 대한 이러한 여러 전설들은 진정한 족장 구전 체계에는 없었던 이야기들이 오랜 세기 동안 구전의 과정을 거치면서 그 내용이 변질된 것이 아닌가?
70인역이 “하나님의 아들들”이란 문구를 “하나님의 천사들”로 옮기고 있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70인역 성경은 사도 시대에 지배적으로 사용되던 구약성경 역본이었으며, 따라서 그러한 번역이, 곧 그 문구가 그리스도와 그분의 사도들에 의해 읽혀졌을 표현이었을 것이다. 에녹의 외경서 역시 당시에 존재했으며, 신약성경 기자들에게 분명히 알려졌다(유 14절). 그리고 그것은 이 천사적인 해석을 강하게 지지해주었다. 이러한 사실들의 명백한 결과로 이 해석은 다음 세 신약성경 구절들 속에 강하게 암시되어 있으며, 아마도 필연적인 것 같다(아래에 진술되어 있듯이): 유 6절, 벧후
그러나 필경 천사와 인간간의 성적인 결합의 개념 속에는 중대한 난점이 있는데, 그것은 그러한 일이 가능한가의 문제에 있어서만 아니라 그러한 결합의 후손의 신학적으로 역설적이고 기괴한 성격에 있어서 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난점을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한가지 해결책은, 그 자녀들이 진짜 인간인 아버지와 어머니의 진짜 인간 자녀들이었으나 모두 악한 영들에 의해 사로잡히고 지배를 받았다는 견해에 의존한다. 다시 말해서, 이들 타락한 천사인 “하나님의 아들들”은 귀신들린 것과 유사한 상태, 즉 인간 남자의 몸에 거하고 인간 여자의 몸도 취함(혹은 “소유함”)으로써 그들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것이다. 그들에게 몸을 소유당한 남자들은 분명 그 일을 통해서 당시의 분방하고 반항적인 여자들에게 매우 매력적으로 보였을 것이며 따라서 그들은 자신이 원하는 여자들을 임의로 취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당시에 제조된 갖가지 화장품과 유혹물들에 의해 한껏 가꿔졌을 그 여자들의 미모는 남자들로 하여금 끊임없이 성욕에 사로잡히게 하기에 충분했을 것이며, 이는 자연 급속도의 인구증가를 초래했을 것이다. 이와같이 해서 “하나님의 아들들”은 그들 자신의 이기적인 목적을 위해 그 몸을 취한 남자들뿐만 아니라, 이러한 방법으로 취한 여자들과, 그리고 그들이 낳은 모든 자녀들을 다스렸던 것이다.
그러므로, 이들 사단에 속한 특별한 천사들은, 이제 “그들의 처소”를 떠나고 그들의 “처음 위치”(문자적으로, “정사”)를 지키지 못하고, 후에 소돔 사람들이 “같은 모양으로” 행했듯이 “다른 색을 따라 감”으로써(유 6,7절) 사단의 하나님께 대한 반역을 좇았던 그들의 최초의 죄에 죄를 더했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더 이상 그들로 다른 귀신들처럼 땅을 배회하지 못하도록 하시고 “큰 날의 심판까지 영원한 결박으로 흑암에 가두시고는”, 특별한 “구덩이”(문자적으로 “지옥”, 분리된 영들이 거하는 일반적인 장소가 아님)에 그들을 던져 “심판 때까지 지키게” 하셨다(벧후
사단이 인간의 몸을 “취하고” 그 안에 “거하는” 이 두려운 현상은, 비록 노아 시대에 시도되었던 것과 같은 대대적인 규모로는 일어난 적이 없지만, 그 이후로 종종 반복되었다. 신약성경에는 많은 귀신들린 사례가 나타나 있으며, 선교사들은 지금도 이교 국가에서 그러한 일이 흔히 일어나고 있음을 증거한다. 복음의 영향으로 인해 그러한 현상이 극소화된 현대의 “기독교 국가들”에서조차 이러한 형태의 사단의 활동이 현저히 증가하고 있다. 정령신앙, 점성술, 그밖에 여러 이교 신앙과 관습들-사단주의 자체조차도-이 오늘날 특히 젊은이들 가운데서 뭇 사람들의 마음과 몸을 사로잡고 있다.
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한 현상은, “하늘 군대” -천문학적인 용어로 소위 신들의 꽃마차, 여러가지 미확인 비행 물체, 그리고 그들의 이상한 점유자-에 대한 관심이 최근 들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는 점이다. 비록 과학자들이 이러한 물체들과 관련된 그릇된 가정과 해석들을 매우 적절하게 지적해 오긴 했지만, 과학적으로 설명은 안되나 분명히 뚜렷이 확인되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 남아 있는바 이는 이 매우 비범한 형태의 자료 (창세기 본문의 기사를 가리킴-역주)에 첨부되는 현상이라 하겠다.
우리는 “정사와 권세와 이 어두움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엡
- 헨리 M. 모리스저 창세기 연구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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