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없이 젖을 사라

값없이 젖을 사라

이춘원

여비가 거의 다 떨어지게 된 한 여행자가 싸게 갈 수 있는 한 군용 비행기 편을 얻어 탔습니다. 비행기는 서울을 떠난 후 일본을 거쳐 미국으로 계속 비행하고 있었습니다.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비행기에 몸을 의탁한 이 여행자는 얼마 후 배가 고파왔습니다. 기내 방송으로 식사 시간을 알려주었고 또 아름다운 스튜우어디스가 여러번 음식과 음료수를 들고 다니면서 원하는 손님들에게 친절히 전달해 주고 있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은 거의가 다 기쁜 마음으로 음식을 들면서 옆 사람과 더불어 즐거운 대화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군용 비행기를 타기 위하여 조금 남아있던 돈까지 다 써버린 이 여행자는 정말 음식을 먹고 싶었지만 돈을 낼 수가 없는 처지이므로 허리띠를 졸라매고는 꾹 참고 있었습니다. 감히 맛있는 여러가지 음식과 고급 음료수는 먹을 엄두도 못내고 돈이 안드는 물만을 청해서 여러 컵 마셨습니다.

이윽고 이 여행자가 허기진 배를 달래며 종착지인 미국 땅에 내린 후 알아보니 비록 군용 비행기라고 할지라도 그 기내에서 주는 모든 음식과 음료수 값은 이미 여행자 각자가 싸게 낸 그 비행기표 값에 다 포함돼 있기 때문에 원하기만 하면 얼마든지 먹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을 전혀 몰랐던 이 여행자는 어리석게도 맹물로 헛배만을 채우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사람을 구원하시는 방법도 그와 같습니다. 이미 구주예수 그리스도께서 당신이 받을 모든 죄의 댓가 곧 심판과 죽음과 지옥의 형벌을 다 대신 받아 담당하셨기 때문에 당신은 다만 그 다 이루어 놓으신 은혜를 믿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너희 목마른 자들아 물로 나아오라” “돈 없는 자도 오라····돈 없이····값없이····젖을 사라 너희가····돈 없이 속량되리라”(이사야 55장 1절, 52장 3절)

“너희가 알거니와 너희 조상의 유전한 망령된 행실에서 구속된 것은 은이나 금 같이 없어질 것으로 한 것이 아니요 오직 흠 없고 점 없는 어린양 같은 그리스도의 보배로운 피로 한 것이니라”(베드로전서 1장 18절~19절)

내가 스스로 구원 받기 위하여 해야 될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돈을 드리거나 고행을 하거나 선을 베풀거나 어진 마음을 가지거나 노력을 하거나 종교에 충성하거나 지식을 넓히거나 업적을 쌓거나 제아무리 많은 일을 한다고 할지라도 결단코 하늘나라에 갈 수가 없습니다. 어떤 일을 행하거나 안 행하거나 인간은 다 죄인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구원을 얻는 길은 내가 무엇을 행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피 흘려 죽으심으로 내 죄를 다 사해주신 은혜의 사실을 다만 믿는 것뿐입니다.

“너희가 그 은혜를 인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었나니 이것이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 행위에서 난 것이 아니니 이는 누구든지 자랑치 못하게 함이니라”(에베소서 2장 8절~9절)

 

(1984년 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