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큰 누에

머리 큰 누에

중국은 도자기와 차(茶), 비단 이 세 가지 특산물로 유명합니다. 그 중에서도 과거에는 비단이 특제품이었습니다. 비단은 인공적으로 생산되는 것이 아니라 누에의 생활에서 나오는 산물입니다.

항차우 주변 지역은 누에들이 먹는 뽕나무가 많기로 유명합니다. 저는 많은 어린 소녀들이 이른 아침부터 노래를 부르며 부드러운 잎들을 따러 나가는 모습을 보곤 했습니다. 소녀들은 쟁반들을 모아 그 위에다 잎들을 흩어놓고 누에들이 먹게 합니다. 잎들과, 또 이 잎들을 접촉하는 손은 아주 깨끗해야만 합니다.

누에는 살이 찔 때까지 먹어대며, 주기(週期) 중 그 단계를 마치려면 40일이 소요됩니다. 이 시기의 끝이 가까워질 무렵. 누에는 실을 내어 자기 몸 둘레에 큰 고치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누에의 몸이 점점 훌쭉해지고 말라가며, 주름지기 시작합니다. 이 단계 동안 누에는 무척 많이 먹어댑니다. 이것은 물론 자기의 유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비단을 생산하기 위해서입니다. 이 과정에서 누에 자신이 아닌, 사람들이 유익을 얻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다른 종류의 누에가 번번이 접시 속으로 침입해 들어와 좋은 누에들 틈에 섞여 있다가, 뽕나무 잎을 접시 위에 뿌려 주면 먼저 잎을 낚아채어 게걸스럽게 먹어버립니다. 이 누에의 머리와 몸은 점점 커지지만 비단을 생산해내지는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에를 치는 사람들은 이 머리 큰 누에들을 골라내어 던져 버려야 합니다.

저는 종종 제 자신을 다음과 같이 살펴봅니다: 나는 과연 좋은 비단을 생산해 내는 그 누에들처럼 하나님의 뜻을 생산적으로 수행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유익을 갖다 주고 있는가? 아니면 그 머리 큰 누에들처럼 오직 자신의 쾌락만을 위해 하나님의 축복들을 받고 있는가?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행 20:35).

“무릇 많이 받은 자에게는 많이 찾을 것이요 많이 맡은 자에게는 많이 달라 할 것이니라”(눅 12:48).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마 10:8). ♠

 

(1990년 3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