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생의 말씀이 계시매
유 시 동 (대구북부교회)
중학교 3학년 방학 때, 대학을 다니던 오빠가 작은 책자로 복음을 전해주었고, 어떻게 하여 영접기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을 계기로 같은 반 친구의 권유로 교회에 나갔습니다. 그때는 부모님을 떠나 언니들과 함께 자취하던 때라 정서적으로 많이 갈급했기에 교회의 따뜻한 분위기는 저를 사로잡았습니다. 말씀을 들으면서, 나는 죽었던 죄인이었는데 예수님께서 나를 대신해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시므로 나를 살리시고 천국에 갈 수 있는 길을 주셨음을 알았을 때 구원받았다는 기쁨이 켰습니다.
그 후 착실하게 교회를 출석하게 되었고 대학생이 되어서 주일학교 교사, 성가대원으로 봉사하면서 바쁘고 때로는 피곤한 주일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어느 때에 이르자 주일 모든 모임을 마치고 저녁이 되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공허함과 혼자인 듯한 기분에 사로잡히게 되었습니다. 의식적으로 그것을 거부하려고 노력하면서 주중의 모임에도 열심히 참석하고 봉사활동으로 마음을 채우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고민을 나눌 사람을 찾아보았지만 마땅한 사람도 없었고, 고민을 나누어도 시원한 답을 얻을 수가 없었습니다. 더 깊어만 가는 공허함을 말씀읽기, 새벽기도로 채우려 했지만 그 때뿐 얼마 후면 다시 그 자리로 되 돌아갔습니다.
그렇게 10여 년을 생활하면서 그것이 저에게는 자연스러운 생활이 되었고, 답답했지만 그것을 뛰어넘는 그 무엇은 없는 것처럼, 그렇게 사는 것이 정상이고 최선인 것처럼 나 스스로를 위로하며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저를 다시 되돌아보고 신앙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던 계기는 큰 언니가 예수님을 영접한 후부터였습니다. 창원에 직장이 있지만 토요일마다 언니 집에 오고, 방학이면 거의 언니 집에서 생활했고, 더욱이 초등학교 졸업 후 대구로 전학 와서 언니 옆에서 살았기 때문에 언니의 생활모습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언니의 생활이 변하고, 모습이 변했으며, 삶의 가치조차도 확연히 변해 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항상 기뻐하는 모습과, 말씀으로 인해 감격하는 모습은 저를 기쁘게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저를 고민에 빠지게도 했습니다. 속으로는 ‘저러다가 조금 후면 언니의 기쁨과 감사가 누그러지겠지. 저런 모습은 한 때 일거야’ 하며 그저 옆에서 지켜보았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언니의 모습은 더 깊은 감사와 기쁨으로 가득했습니다.
저는 멈추어 서서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제가 경험한 것 그 이상의 무엇인가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셋째 언니와 성경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공부를 하면서 제가 받은 구원이 얼마나 귀하며, 저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이 너무나 크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또 증거는 이것이니 하나님이 우리에게 영생을 주신 것과 이 생명이 그의 아들 안에 있는 그것이니라. 아들이 있는 자에게는 생명이 있고 아들이 없는 자에게는 생명이 없느니라. 내가 하나님의 아들의 이름을 믿는 너희에게 이것을 쓴 것은 너희로 하여금 너희에게 영생이 있음을 알게 하려 함이라”(요일
이 말씀은 이미 제 안에 영생이 있는데 그것을 확신하지 못한 채, 하나님의 자녀이지만 자녀의 삶을 누리지 못하고 여전히 영혼의 빈곤에서 허덕이는 저에게는 큰 충격적인 말씀으로 다가왔습니다. 말씀이 하루 종일 마음에서 떠나지 않았고 묵상할수록 새로운 기쁨이 솟아났습니다.
“도적이 오는 것은 도적질하고 죽이고 멸망시키려는 것뿐이요 내가 온 것은 양으로 생명을 얻게 하고 더 풍성이 얻게 하려는 것이라’(요
이 말씀을 통해 제가 이 땅에서도 풍성한 삶을 살기를 원하시고 또 그러한 삶을 살도록 만들어주시는 하나님의 풍성한 사랑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을 새롭게 만난 것처럼 참으로 기뻤습니다. 저의 이런 변화에 언니들이 교회를 옮겨보라고 조심스럽게 권했습니다. 하지만 선뜻 마음이 내키지 않았습니다. 10여 년 동안이나 발길이 닿았던 곳이고 정든 친구들과 교인들을 떠날 수 없었습니다. 헤어진다는 것에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큰언니가 교회에서 가져온 말씀 테이프를 듣게 되었고 지금까지 듣던 말씀과는 달랐으며, 말씀이 살아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 저의 두 번째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랫동안 생각해 보았지만 제가 하는 고민은 결국 사람을 따라 가느냐, 말씀을 따라 가느냐 이것이었습니다. 그러다가 결론을 내릴 수 있었던 말씀이 요한복음 6장입니다.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을 먹이신 사건 후에 많은 무리들이 예수님을 믿고 따른 것이 아니라 덕을 먹고 배부른 까닭에 따랐습니다. 그러한 무리를 향해 예수님은 자신이 하늘로써 내려온 산 떡이며 생명의 떡이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이러한 가르침에, 따르던 많은 무리들이 예수님을 떠나갔지만 베드로는 “주여 영생의 말씀이 계시매 우리가 뉘게로 가오리이까”하며 예수님을 좇았습니다. 베드로의 고백을 묵상하면서 영생의 말씀이 있는 곳, 말씀이 살아 있는 곳에 나 자신이 있어야 함을 알게 되었고 평안한 마음으로 함께 교회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창원으로 내려가는 길이 결코 공허하지 않으며 불안하지도 않습니다. 항상 든든한 마음으로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살아있는 말씀을 순종하며 사는 것이 저에게 숙제로 남아있습니다. 조금씩 순종하는 삶을 배워서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풍성한 삶을 누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
(2001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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