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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은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고 진리를 아는 데 이르기를 원하시느니라(딤전 2:4) __________ 신앙상담은 asan195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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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8. 15. 22:35 횃불/2001년

아내의 손

임 용 민

나라를 잃고 전 세계로 흩어져 살고 있는 유대인들 가운데 러시아에 정착하고 있던 유대인들의 독특한 관습과 애환을 그린 뮤직컬 영화 지붕 위의 악사”(Fiddler on the roof) 중에서 가장인 남편 태비야와 그의 아내 골디가 당신 날 사랑하오?”(Do you leve me?)라는 이중창을 부르는 장면이 있습니다.

태비야 . 당신은 날 사랑하오?

골디 : 내가 당신을 사랑하느냐고요?

태비야 당신은 날 사랑하오?

골디 : 나는 25년 동안 식구를 위해 음식을 준비하고, 집안 청소를 하고, 아이들을 보살피지 않았어요? 그런데 당신을 사랑하느냐구요?

그러나 태비야는 반복해서 아내 골디에게 당신은 날 사랑하오?”(Do you love me?)라고 다짐합니다.

골디는 그러한 남편의 애정어린 사랑을 확인하면서도 부끄러운 듯 반복해서 나는 25년 동안 음식을 준비하고, 식구들 빨래를 하고, 집안 청소를 하고, 아이들을 보살피며 길러온 당신의 아내가 아니예요?”라고 대답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년 전 그들의 처음 결혼하던 때를 회상하는 노래를 듀엣으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태비야: 나는 그때 몹시도 부끄러웠었지!

골디 : 나도요

태비야: 나는 그때 어찌나 당황했었는지!

골디 : 나도요.

나라를 잃고 타국에서 찢어지게 가난하기만 했던 이들 부부는 오로지 이러한 사랑만이 지금까지의 모든 어려움과 역경을 이기며 굳건하게 가정을 지켜올 수 있게 했던 위대한 힘이 아니었는가 하는 감동적인 장면입니다.

지난 4 26일은 우리 부부의 결혼 25주년이었습니다. 25년 전, 나는 책들과 전축 한 대와 피아노 한 대가 유일한 전재산 목록인,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는 노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내는 오직 믿음 하나로 나와의 반려자의 길을 흔쾌히 택하였습니다.

딸만 여섯인데 가운데 넷째였던 아내는 아버지가 공무원으로 정년 퇴직하신 후라 일반 대학 진학을 할 형편이 못 되어 대구 경북여고를 졸업한 후 서울 국립의료원 간호학교로 진학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졸업 후 그녀는 국립의료원에서 근무하며 기숙사에 거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교회에서 만나 일 년 후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해 우리의 첫째 딸 찬미를 낳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6개월마다 아파트 이사에 지친 우리들은 이민을 기도하게 되었고, 하나님께서는 순적히 그 길을 인도하여 주셨습니다.

결국 결혼한지 약 2년 반 후 우리 세 식구는 이곳 시카고로 이민을 오게 되었습니다. 간호원들이 이민 와서 R. N. 시험(미국 간호원 면허증을 위한 시험)을 치르는 기간은 간호원 자신이나 그 가족에게 있어 가장 큰 시련기입니다. 훗날 아내는 그때를 회상하면서 말하였습니다. 자격 시험을 합격할 때까지는 어디 가서 아무리 좋은 음식을 대할 때도 좋은 맛을 느낄 수가 없었고, 아무리 기쁜 것을 보아도 마음에는 그 기쁨을 느낄 수가 없었노라고.

그러나 악착같이 매달리던 아내는 드디어 일을 해냈습니다. 처녀들보다도 주부들이 시험 성공이 더 빠르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주부 간호원들은 그만큼 자신들의 형편이 더 절박하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특히, 당시 나의 아내는 이미 둘째 아이 다니엘을 임신하고 있었고, 이민 온 후 6개월이 지난 새 봄에 아들을 낳게 되었는데 그것은 하나님께서 우리 가정에 내리신 이국에서의 큰 선물과 기쁨과 위로의 첫 번째 선물이었습니다.

아들 딸 둘을 얻게 되었으므로 자녀는 이쯤이면 되었다고 생각하고 우리 부부는 산아제한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2년 후 아내는 또 임신을 하는 사고(?)가 생겼습니다. 우리 부부는 이것도 하나님의 섭리와 은사라 생각하고 이 일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결국 아내는 막내 요나단까지 태중에 안고 그 시험준비의 고역을 치뤄야 했습니다. 그후 우리 부부는 서로 해와 달이 되어, 아내가 밤 근무를 나가면 밤에는 세 아이들을 내가 돌보고, 내가 낮 일을 나가면 낮에는 밤일을 마치고 돌아 온 아내는 제대로 쉬지도 못하면서 낮에 아이들을 돌보면서 그렇게 세 자식들을 길러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키워온 자식들은 이제 모두 성장하여 직장으로, 대학 캠퍼스로 보금자리를 떠나 버리고, 집에는 덩그러니 우리 둘만을 남겨놓았습니다.

나는 아내에게 은혼식 기념 반지를 끼워주었습니다. 나의 아내는 유난히도 그 손이 작고 예뻤습니다. 그러나 그렇듯 곱던 아내의 손은 이제 거칠어지고 마디마디가 굵어져 있었습니다. 그 작고 연약한 손은 병원의 환자들을 돌보고, 식구들을 위해 밥을 짓고, 청소를 하고, 그리고 3남매를 돌보며 길러낸 위대한 손이었습니다.

거칠어진 아내의 손을 다시금 만져보며, 그 어떤 보석으로도 그 상급을 다 갚을 수 없는 큰 빚을 진 이 남편의 가슴은 뭉클하게 메어져 왔습니다.

그리고 구약성경 잠언 31장을 빌어 사랑하는 나의 아내에게, 그리고 모든 위대한 아내들에게 이러한 찬사를 전하고자 합니다.

그 자식들은 일어나 사례하며 그 남편은 칭찬하기를 덕행 있는 여자가 많으나 그대는 여러 여자보다 뛰어난다 하느니라. 고운 것도 거짓되고 아름다운 것도 헛되나 오직 여호와를 경외하는 여자는 칭찬을 받을 것이라.”

 

(2001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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