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성경학교의 새 방향
교회가 교육적인 기능 수행을 위해 정기적으로 갖는 연중 행사 중 어린이를 위한 여름 성경학교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극히 크다. 가르치는 시간으로 보나, 평소 교회학교에서 못다한 보충교육의 기회라든가, 새로운 교육방법의 시도 등 교회학교 교육이상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아울러 교사 훈련의 기회, 그리고 교회의 교육적 관심 고취화 발전책 연구의 기회가 되고, 또 가정과 연결을 맺는 좋은 기회가 된다는 점 등으로 미루어 그 중요성을 능히 짐작할 수 있다. 그러므로 남들이 다 하니까 하는 한갓, 연례행사로만 생각하지 말고 앞으로 다시 오지 않는 단 한번의 기회로 알고 인상에 남을 수 있는 물샐 틈 없는 치밀한 계획과 기도의 무장으로 맞이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여름성경학교의 운영을 위한 새 방향이라기 보다, 우리 실정에 맞는 가능한 방향을 제시코자 한다.
1. 여름학교의 성격과 방향
종래의 지역교회 여름 성경학교의 성격을 종합해 보면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하나는 양적인 숫자를 늘이기 위한 전도의 성격과 또 하나는 질적 향상의 훈련의 기회로 삼는 수련회의 성격이다. 또한 위의 두가지 성격을 같이 병행해서 효과를 노리는 복합적인 성격을 띤 교회도 많이 있었다. 현실적인 여건에서 어느 것이 바람직하냐?에 대해 지역교회 실정에 따라 먼저 성격을 분명히 해야겠다. 교회학교의 현 실정과 교육적인 측면에서 필자가 제안하고 싶은 것은 수련회적 성격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것은 종래의 통계로 보아 여름성경학교에 처음 나온 학생들이 계속 주일날 교회학교에 출석하는 율이 지극히 낮다는 점과 또 현실 교회학교가 새로 나온 학생들을 잘 관리하고 있느냐?하는 교회학교의 현 실정에서 볼 때 그러하다. 현재 교회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이 당면한 실제 문제중의 하나는 매 주일 분명히 출석부의 숫자는 늘어 가는데, 현실적 숫자는 항상 별 변동이 없다는 점이다. 이는 곧 새로 나오는 학생들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교육 행정상의 허점을 드러낸다. 이런 상태에서 새로운 학생을 많이 불러 모으는 것만으로는 교육이 잘 된다고 할 수가 없다. 여름 성경학교가 수련회 성격이 되었으면 하는 교육적 측면에서 본 또 하나의 이유는 여름성경학교 기간은 1주간이라는 긴 시간을 집약적이고 연속성 있는 교육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점과 이 기간 전후로 전교회 학교(유년, 초등학생부)가 같은 성격의 여름 행사이니만큼 일관성 있는 학습과정이 되어야겠고 또 넓게 보아 장기적 커리큘럼(Curriculum, 교과과정, 교육과정)의 하나란 점에 서 볼 때 효과면에서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여름 성경학교의 기원을 보아도 여름 휴가를 이용하여 성도 생활의 전반적인 훈련을 도모하는 성격과 일치가 된다. 숫자적인 많음에 신경쓰기 보다는 친교(교제)하는 교회의 본질을 체험시켜 주고 교사와 학생의 인격적 만남의 계기를 마련해 주는 면을 강조할 때 자연적으로 여름 성경학교는 전도보다 양육에 역점을 두는 것이 좋게 여겨진다.
2. 운영의 실제 문제
(1) 인원문제
어린이 양육이란 목적하에 운영되는 여름학교라면, 학교의 성격을 살려서 정원(定員)제 실시를 제안한다. 재학생 수와, 장소, 시설, 교사의 수를 감안해서 양육을 위한 바람직한 인원수를 정해서, 개교전 미리 입학원서를 교부받아 반 편성까지 해 두면 개교식의 혼잡도 피할 수 있겠다. 지금까지 교회는 너무 주먹구구식의 운영 때문에 잘 양육될 수 있는 가능성 있는 학생까지도 제대로 기회를 주지 못하고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창조 적 소수 형성을 위해서도 교회학교는 불가능하나 여름 성경학교는 정원제 실시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2) 장소문제
도심지 교회학교의 경우는 유년부(l~3학년)는 교회당에서 초등부(4~6학년)는 시외의 숲속 수양관 등 변두리의 한적한 곳에서 공동생환 훈련을 계획해 보았으면 한다. 환경의 변화는 아동에게 여러가지 교훈과 경험의 기회를 안겨준다. 떠오르는 아침 햇살을 받으면서 가지는 숲속의 집회냐, 석양의 황혼을 보면서 드리는 기도회, 그리고 같이 먹고 자면서 지내는 며칠간의 공동생환을 통해 자연을 통한 하나님과의 만남과 함께 공동체를 경험하는 인상적인 계기를 동심에 마련해 줄 수 있다. 또 하나의 형태는 가까운 시골교회와 자매 결연을 맺고 그곳에서 함께 여름 학교 순서를 진행하는 것도 새로운 세계의 접촉에 새 경험의 기회가 된다. 이상의 계획이 어려운 소도시는 종래저렴 교회당에서 하되 마지막 하루쯤은 변두리 숲속이나 해변 또는 적당한 장소에서 학급별이나 전체가 자유 학습의 프로그램을 갖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3) 기간문제
옛날에는 대개 여름 성경학교가 1주간 계속되었는데 최근에 와서는 여러가지 사정으로 3~4일씩 실시한다. 기간설정 기준은 교회 사정에 따라 정할 일이지만, 반드시 지역교회학교가 설정한 목적의 달성을 고려해서 정해야 한다. 단 하루를 하더라도 알차게 배우고 알뜰한 사랑이 담긴 교사의 이미지를 심지어 줄 수 있어야 한다.
(4) 프로그램과 시간 배정문제
무더위 때문에 학습이 불가능해서 일반 학교가 방학을 하는 기간에, 교회에서는 집중적으로 교육을 시킨다는 사실은 교육적으로 볼 때 일차적으로 문제가 된다. 거기다가 학생을 맞는 교회당 역시 시설 면에서 보면 일반학교에 비할 수 없이 뒤떨어진다.
최근에는 교사들마저 부족해서 확보에 신경을 쓴다. 이러한 여러 악조건 속에서 실시해야 하는 여름 성경학교를 감안할 때, 구태의연한 프로그램 시간의 배정등은 현실적 여건에서 볼 때 수정이 불가피하다. 지금까지의 여름학교의 시간배정은 새벽시간, 아침시간, 저녁(밥) 시간으로 나누어 아침시간에 가장 많은 시간과 비중을 주어왔다. 그 중에도 교사가 모두가 참여하는 성경 공부시간이다. 그러나 최근의 사회변천에 따른 직업의 다원화 현상이 직장을 가진 교사들에게 참여의 기회를 주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중요한 교육의 기회를 포기하고 임시 방편으로 경험없는 교사에게 맡길 수도 없다. 이런 현상을 감안할 때, 현직 교회학교교사의 출석이 어려울 경우는 시간배정을 현실에 맞게 하자는 것이다. 즉 아침시간에 갖는 중요한 순서인 복음과 성경공부를 새벽시간(
3. 준비와 끝맺음의 당면과제
(1) P.R. (선전)문제
오늘날에 광고선전은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 여름성경학교가 교회교육에 주는 막중한 비중을 감안한다면 준비과정에서 선전(광고)의 효과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개학식과 수료식을 성대히 거행함으로 여름학교의 특색과 새로운 이야기를 심어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개교전 포스타와 초청장, 가정통신 및 방문과 함께, 교회 전체가 참여하는 잔치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어린이들의 마음에 마치 축제를 앞두고 기대에 부풀어 있는 듯한 기분을 갖게 유도한다. 그리고 수료시는 부모님을 초대해서 그림, 글씨, 창작활동의 작품전시회, 종합발표회 등을 부모님과 함께 구경하면서 축제의 마지막 분위기를 최대한 살려서, 누구냐 아쉬운 마음으로 순간을 그릴 수 있어야겠다.
(2) 교사훈련 및 확보문제
여름 성경학교가 주는 이점 가운데 하나는 교사 훈련의 기회가 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교회는 여름 학교를 앞두고 교사 발굴 및 훈련의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한다. 교회가 연합적인 대중적 강습회에 참석케 하는 것으로만 끝나서는 안된다. 대중적 큰 강습회는 교사의 소명과 각성에 자극제가 되긴 해도, 실제 지역교회의 상황에 맞는 충분한 훈련의 기회로는 부족하다. 대중적 강습회와 지역교회 단위의 강습회를 병행해서 실시하여야 한다. 지역교회 단위의 강습이 어려우면 주위 몇몇 교회가 연합으로 공통적인 문제점 중심으로 지역교회 상황에 맞는 커리큘럼을 만들어서 실시할 수도 있다. 그리고 개교전 교사를 위한 집회를 가져 소명을 확인하고 한 주간 실제에 참여할 경우 좋은 훈련의 경험을 맛보게 될 것이다.
(3) 사후 처리(관리)문제
종래의 여름 학교가 교회학교와 계속 연결이 잘 이루어지질 않는다는 말을 듣는다. 이는 준비와 진행과정에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고, 마지막 정리를 잘 하지 못한데 기인하리라 본다. 이점에서 필자는 마지막으로 여름 학교는 이름 그대로 학교다운 체제를 갖추라고 다시 강조하고 싶다. 조직, 계획, 진행도 중요하지만 평가도 철저히 해서, 모든 것을 서류와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정확한 평가가 있어야 똑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고, 자세한 기록을 남겨야 그 다음의 일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다. 보조교사의 교사 채용을 위한 평가도 경험해야겠고, 교회 학교와 연결 짓는 프로그램 계획, 그러고 여름학교 기간 중 단합된 소명의 줄을 다시 굳게 하는 사후관리가 사전 계획 못지않게 중요함을 거듭 강조하고 싶다.
(1977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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