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巨匠)의 솜씨

거장(巨匠)의 솜씨

 

어느날 미국의 대도시 가운데 하나인 어느 도시에 위대한 바이올린 연주자가 값이 아주 비싼 바이올린을 가지고 연주를 한다는 광고가 나돌았습니다. 많은 사람들 이 음악을 감상하기 보다는 그 악기를 구경하러 모여 들었습니다. 연주자가 나와서 바이올린을 켜자 청중은 모두 도취되었습니다. 그런데 연주자는 갑자기 일어서서 자기 악기를 바닥에 내 던지며 그것을 발로 짓밟아 박살을 내고는 그냥 무대 뒤로 총총히 사라져 들어 갔습니다. 모두들 아연 실색하며 저 사람이 필경 정신이 돌았겠거니 하고 있는데 사회자가 나오더니

“여러분 이 연주자는 아직 값이 아주 비싼 바이올린을 가지고 연주하지 않았습니다. 금방 들으신 악기는 몇 만원 주고 고물상에서 산 중고품이었습니다. 그럼 이제 값이 아주 비싼 악기로 연주하시는 것을 감상하시겠습니다” 하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나와서 연주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청중 가운데서 차잇점을 구별할 만한 사람은 별로 없었습니다. 문제는 음악이란 악기에 달린 것이 아니라 연주자에 달린 것이란 것을 그는 강조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우리는 몇천원 값어치의 바이올린 밖에 되지 못할지 모르지만 그러나 우리의 거장이신 하나님께 우리 자신을 내어 말길 때 하나님은 우리를 사용하여 멋있는 음악을 연주하실 것입니다.

 

(78년 9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