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성도의 일기

어느 성도의 일기

-독자로부터 -

1984년 12월 11일 날씨 : 맑음

기억되는 84년이다

세상 여인 중에 가장 뛰어난 여인을 하나님께서 나에게 보내시어 가정을 이루게 하시었다.

눈에 보이는 모습은 천사와 같고 마음에 새겨지는 여인의 아름다움은 하나님의 사랑을 가장 많이 소유하고 있음이라. 큰 기쁨이며 자랑함이다.

여인은 나에게 소원을 말한다.

첫째, 퇴근 후 집에 곧바로 돌아 오시고,

둘째, TV를 너무 늦게까지 보지 말고,

셋째, 내가 당신을 사랑하듯····

하나님은 여인을 통하여 오늘 큰 선물을 주심이다. 여인을 닮은 사람의 생명이 탄생함이다.

아기가 훌륭하게 성장하기를 소망한다.

그렇다고 장미꽃처럼 예쁘기를 전혀 원치 않는다(국화 같기를). 그렇다고 노벨상 타는 과학자가 되기를 전혀 원치 않는다(“상”자도 모르기를). 그렇다고 뛰어난 운동 선수가 되기를 전혀 원치 않는다(두 다리 두 손 건강하기를). 그렇다고 높은 데서 소리치는 자가 되기를 전혀 원치 않는다(낮은 데서 듣는 자가 되기를). 그렇다고 현 삼대 그룹 회장이 되기를 전혀 원치 않는다(굶고 벗지 않기를). 그렇다고 목사가 되기를 전혀 원치 않는다(목사가 되지 않아도 하나님은 사명을 주심이다).

하나님은 나와 아내를 사랑하심으로 아기를 보내 주시었다. 훌륭하게 키우도록 힘, 지혜, 권면의 말씀을 주시리라. 하나님의 뜻 안에서 아기는 부부의 빛깔을 따라 예쁘게 자랄 것임이라. 무지개 빛 영롱함에 아기는 자란다.

인간적인 행복을 가르칠 것이다. 기계적인 물질의 행복이 아니라 마음의 풍요로움에서 생산되는 생수의 기쁨을 가르칠 것이다. 예수님처럼 가진 것 없지만 가장 많이 소유하신 넉넉함의 비결을 가르칠 것이다. 아내처럼 남편에게 사랑 받는 비결을 가르칠 것이다. 남편이 아내를 사랑하여야 하는 이유를 가르칠 것이다. 옳은 일을 위해서는 최선을 다하도록 가르칠 것이며 나쁜 일을 보면 싸우라고 가르치며 원수를 사랑함이 하나님을 사랑함이라고 가르칠 것이다. 꺼지지 않는 빛과 변하지 않는 소금의 진리를 가르칠 것이다.

십자가를 전하여 줄 것이다.

머리가 숙여진다. 하나님께서 내가 무엇이길래 이런 큰 사명을 주심인가. 감사, 감사와 정성을 다할 것이다.

그러나 이 부족함을 어찌함인가. 완전치 못한 나를 발견함이다. 세상의 헛된 물욕에 눈이 순간순간 휘둥그래짐이 가슴 아픔이다.

이제 정신을 차리자, 아내의 아기 집은 점점 아래로 향하고 있음이다. 이제까지의 어리석음에서 눈을 돌리며(잠시 잠깐의 방황이라 해도) 진정한 사람이 되어 선물을 겸허하게 받자. 진정이다. 몇 잔의 술(?)을 쓸데없는 이유를 달아 받아 마시던 철부지에서 깨끗해지자. 그리고 몇가지 더 있다. 어디 몇가지 뿐이겠는가···· 어디 몇가지 뿐이겠는가····

불러오는 배를 감싸 안으며 잠을 자고 있는 아내의 모습에서 인간의 가장 큰 행복이 무엇임을 84년을 보내면서 새삼 느낌이다. ♠

 

(1985년 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