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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은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고 진리를 아는 데 이르기를 원하시느니라(딤전 2:4) __________ 신앙상담은 asan195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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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1. 16. 12:46 횃불/1986년

질그릇과 같은 형제

-이 춘 원

형제여!

야곱은 나그네 길의 험악한 세월을 147년 간 살았으나( 47:9,28) 나는 그에 삼분지 일 정도밖에 되지 아니합니다.

육신의 햇수는 자랑할 것이 전혀 없지만 이 벌레 같은 것을 그리스도 안에서 구원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구원 받은 후에도 주님의 은혜로 살 뿐, 자신은 흙이요, 유리요, 질그릇인 것을 깨닫게 됩니다.

고후 4 7절의 말씀을 기억하시지요? “우리가 이 보배를 질그릇에 가졌으니 이는 능력의 심히 큰 것이 하나님께 있고 우리에게 있지 아니함을 알게 하려 함이라

형제와 나는 질그릇에 불과합니다. 흙이고, 흙으로 빚어진 것이고, 또 불 속에서 나온 것입니다. 그러므로 형제는 아무 것도 아니라고, 피조물에 불과하다고 깨달아야 합니다. 무엇을 아는 척해서도 안되고, 무엇이나 할 수 있는 것처럼 착각해서는 더욱 더 안됩니다. 함부로 말하거나 비판하거나 가르치려고 덤비면 안됩니다. 형제의 작은 지식이나 꾸미는 교양이나 몇 푼 안되는 권위를 내세우려고 하면 안 됩니다. 구원 받은 햇수나 나이나 경험이나 학벌이나 견문이나‥‥ 아예 그런 것은 입에 올리지도 마십시오. 형제여, 그대는 흙입니다. 흙에 불과하니 그 자리에 조용히 있으면 토기장이가 와서 뜻대로 그대를 주물러 쓰실 것입니다.

질그릇은 깨지기 쉽고 또 언제인가는 완전히 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흙으로 만든 것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질그릇이 아니고 그 속에 있는 보배가 중요하고 그것 때문에 질그릇의 존재가 인정됩니다. 질그릇과 같은 그대가 깨져 부서지면 그 속에 계신 주님께서 온전히 나타나십니다. 완전히 가루가 되도록 깨져 부서지면 내재하신 성령님께서 온전히 나타나 역사하십니다. 그리고 그대를 새로운 영적인 존재로 다시 빚어 주님의 쓰심에 합당하도록 사용하십니다.

형제여, 말로만 되는 게 아니라 그대가 직접 깨지고 부서져 겸손한 자리에까지 내려오려면 자기 십자가를 져야만 합니다. 단순한 시험이나 고난 정도가 아니라 남의 죄와 짐까지 대신 지고 죽음에 넘기운 상태에 있지 아니하면 안됩니다. 고난의 죽음의 자리까지 내려와 남을 위한 심판과 정죄까지 담당할 때에 우리 죽을 육체에 예수의 생명이 나타납니다(고후 4:8~12).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함께 장사됨이 없이 그와 같은 부활과 의의 역사를 이루려고 노력하는 것은 모두 허사입니다. 주님과 함께 새 생명 가운데서 살아나 영적인 승리를 구가하는 성도들을 보면 그들이 하나 같이 주님만을 높이고 주님의 이름으로 살고 겸손히 낮아져 섬기며 온 교회의 존경과 신뢰와 인정을 받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온전히 부서져 겸손히 낮아진 사람은 하나님의 쓰시는 귀한 그릇이 될 뿐만 아니라 사람들 앞에서도 내적인 겸손과 마음의 사랑이 흘러 넘쳐 온 교회의 모범이 되고 범사에 선한 간증이 됩니다. 겸손한 성도들의 생애는 어두움 가운데 빛이며 불평하는 이들에게 감사가 무엇인가를 말 없이 가르쳐줍니다. 교회에 덕이 되고 유익이 되는 성도들은 하나 같이 겸허한 인격을 가진 분들입니다.

겸손한 그리스도인들은 남을 지배하려고 하지 않으며, 어린이를 귀히 여기며, 자기를 비어 남에게 주며, 숨은 속 사람의 영성으로 말씀을 교제하며, 다른 형제 자매들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고, 함부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으며, 자기 말만 늘어 놓거나 자랑하지 않으며, 자기 혼자 모든 일을 하려고 하지 않으며, 무식하고 가난하고 병든 이들에게서도 않은 것을 배우며, 유치한 농담을 하지 않으며, 심한 풍랑이 일수록 주님과 함께 주님 안에서 평안히 쉬며, 급히 분내거나 서두르지 않으며, 그리스도의 사랑과 진실과 열심으로서 그리스도의 사람들을 돌보며,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주되 남이 그것을 알아주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형제여, 교만한 사람들과 정욕적인 사람들은 겉으로 꾸미는 점잖음은 있지만 속 사람이 갖고 있는 영적인 경건과 거룩한 겸손은 없습니다. 부디 형제는, 이미 우리가 사는 이 세대는 말세에 고통하는 때요 정욕과 물질과 쾌락을 좇아가는 때이니, 항상 근신하고 지나치게 앞서거나 주장하지 말고 육신의 정()과 이()와 지()에 따라 움직이지 마십시오. 겸손히 마음 속에 숨은 종용한 사람을 존경하고 신뢰하십시오. 누가 무엇이라 하더라도 하나님의 말씀에 붙잡혀 살고 순수한 사랑으로 성도를 돌보며 작은 무리 편에 서며 좁은 문과 협착한 길로 계속 나아가십시오.

형제여, 제발 형제는 세상의 지식과 학벌을 중시하지 말고 물질과 업적을 쌓지 말고 인간의 열성으로 주님을 섬기려는 종교의 흉내를 내지 마십시오. 만일 형제가 자기 자신을 다스리지 못하고 교만과 정욕과 물질과 세상 지식에 빠진다면 어떻게 주님을 섬기며 주님의 몸되신 교회를 돌볼 수가 있겠습니까? 다시 말합니다만, 형제는 매일매일 죽고 매일매일 부서지고 매일매일 십자가를 지고 낮은 자세로 주님 앞에 엎드리십시오. 진리의 말씀과 구속의 사랑과 성령님의 인도하심과 겸손한 인격으로서 주님과 주님의 교회를 섬기십시오. “하나님의 구하시는 제사는 상한 심령이라. 하나님이여 상하고 통회하는 마음을 주께서 멸시치 아니하시리이다”( 51:17).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여기 상한 심령이란 말은 원어와 영어와 일어 상에서도 다 같이 찢어진 마음 곧 부서진 마음 곧 겸손한 심령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형제여, 나는 이제 최후의 죽는 경험, 부서지는 경험, 낮아지는 경험, 아무것도 갖지 않는 경험을 하기 위하여 이렇게 자리에 누워 있습니다. 이제 이 육체 질그릇이 깨져 부서질 때 나는 틀림없이 육체 밖에서 주님을 만날 것입니다. ! - 나는 일평생 이 때를 기다렸어요. 부서져 내린다는 것이 비록 쉬운 일은 아니겠지요. 일평생 낮아지는 공부를 하고 부서지는 믿음 생활을 하려 했으나 이제야 그 완성의 문턱에 닿았습니다. 이 마지막 통과할 문 역시 너무나 좁고 길어서 질그릇 그대로는 들어갈 수가 없군요. 깨져 부서져 내린, 유여(有餘)하면서도 긴 하나의 믿음으로만 들어갈 수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주님께서는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주시고 그 영혼을 구원하신다고 말씀하셨는데( 3:34, 22:29), 이제야 그 뜻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나는 원래가 교만하고 정욕적이고 거짓된 죄인이었지만 그리스도 안에 믿음으로 거하여 그 인격을 본받았을 때 그 주님의 은혜스런 겸손이 내게 미치는 것을 알았습니다. 겸손히 주님 안에 거하는 자에게는 고난도 지나가는 봄바람 같고 죽음도 아름다운 초원의 아지랑이 같습니다. 죽음이란 하나님께서 내 몸 속에 주셨던 생명 곧 영혼이 이 질그릇을 떠나는 역사적인 순간입니다. 이 질그릇 속에 있었던 보배를 하나님이 다시 취하시니 나는 기쁨으로 문을 엽니다.

주님께서는 토기장이시고 나는 흙이니 주께서 원하시는대로 나를 빚어 만드셨으니 나는 그저 그의 손 안에 있다는 것으로 무한한 감사와 찬양을 드릴 뿐입니다. 불평할 것이 전혀 없습니다.

주님의 창조의 지혜와 애착과 그 손길이 이 질그릇 속에 있으니 나는 얼마나 사랑과 보호하심을 입을 자입니까.」 하나님의 생명의 분신이요 그의 오묘한창조의 형상화가 바로 나 자신인 것을 깨닫게 됩니다. 나는 굉장히 존귀하게, 가치있게, 아름답게, 신묘(神妙)하게 지음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질그릇이 자만해서는 안될 이유가 질그릇 자체보다는 그 속에 계신 하나님의 생명과 그리스도와 말씀과 복음이 존귀하고 중요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질그릇의 존재와 그 가치는 그 안에 있는 보배 그 자체입니다.

가장 저속하고 불쌍한 사람은 보배가 없는 질그릇만 있고 그 곁과 형식에만 치중하느라고 일생을 허비하는 이들입니다. 개인과 가정과 교회가 생명이 없는 형식과 물질과 조직에 치중하게 되면 그 모임은 무가치하게 됩니다. 이런 질그릇은 쓸모가 없습니다.

형제여, 형제는 흙으로 된 질그릇에 몰두하지 말고 오직 그 속에 있는 보배를 존귀히 여기고 그것을 거룩하게 드러내십시오 질그릇에 색칠을 하지 말고 질그릇을 자랑하지 마십시오, 그 속에 있는 보배를 사랑하고 그것만을 자랑하고 선전하십시오. 보배가 돋보이고 그것이 충만해지도록 형제는 낮아지고 가난해지십시오.

형제가 깨지고 부서져 낮게 내려올 수만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형제가 자기를 낮추고 희생하지 않는다면 결코 남을 위해 살 수가 없습니다. 다른 사람을 생각해 주고 염려해 주고 사랑하는 법을 배우십시오. 그리스도의 이해와 도량(度量) 과 관용으로 사람을 사랑하십시오.

최후가 올 때에라도 질그릇에 연연해 마십시오. 질그릇은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깨져 부서져 내림으로 그 속에 있는 보배가 하늘나라에 드려지도록 형제는 조용히 사라지십시오. 결코 질그릇이 보배를 가리거나 보배 위에 올라가지 마십시오.

형제여, 이제 나는 이 질그릇을 떠날 순간이 되었습니다. 일평생 기다렸던 순간입니다. 이 질그릇이 깨져 부서져 내리는 순간 작은 하나의 문을 지나 이 육체 밖에서 주님을 뵈올 것입니다. 그럼, 휴거 시 혼인 잔치 때 다시 만납시다. 형제여, 사랑하는 형제여. 항상 주님 안에 거하십시오 부디 깨지고 부서져 그대 자신이 안보일 때까지 낮아지십시오. 신령한 생수와 무한한 축복은 낮은 곳으로 모여 넘치는 것이니까요.

 

(1986 6월호)

 

posted by 징검 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