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님의 역사(役事) - 성령님의 보증과 증거

성령님의 역사(役事)

어네스트 타담

7. 성령님의 보증과 증거

 

지난 호에서 우리는 성령님의 기름부음과 인침에 관하여 살펴보았습니다. 이번에는 성령님의 보증과 증거에 관하여 생각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성령님의 보증

신약성경에는 인침에 관하여 다루고 있는 세 구절이 있는데 이와 마찬 가지로 성령님의 보증에 관해 언급하는 구절도 세 구절밖에는 없습니다. 우리는 이 구절들을 다시 한 번 주의 깊게 상고해 보아야 합니다(고후 1:22, 5:5, 엡 1:14).

여러분은 앞의 두 구절에서는 인침과 보증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고, 에베소서에서는 인침이 믿는 자들의 기업과 연관되어 있는 것을 주목하셨을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이 받는 첫 번째 것이 인침이라면 기업은 맨 나중 것입니다. 이 둘을 함께 이어주시는 분은 바로 성령님이십니다.

“성령님의 보증”이란 무엇을 의미할까요? W. E. 바인은 “arrabon(earnest, 보증)”이라는 단어를 정의하기를 “이것은 원래 구매자(購買者)가 판매자에게 맡겼다가 매입(買入)을 하지 않았을 경우 상실하고 마는 보증금을 의미 하는 단어였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이단어가 여하한 종류의 맹세나 보증을 나타내는데 사용되었고 신약성경에서는 오직 하나님께서 믿는 자들에게 무엇인가를 보증하시는 경우에만 쓰였습니다··· 오늘날 ‘arrabona’라는 헬라어 단어는 약혼반지를 뜻합니다.”

약혼반지는 약혼에 대한 보증이며 앞으로 경험하게 될 즐거움을 미리 기대하게 만듭니다. 그것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대한 서약이듯이 우리 영혼이 간절히 사모하는 구주께서도 우리에게 장차 있게 될 혼인잔치에 대한 서약으로써 분명한 증거를 주셨습니다.

아브라함의 종은 이삭의 신부가 될 리브가에게 은금 패물과 의복을 선사했습니다(창 24:53). 애굽의 총리가 된 요셉은 애굽의 아름다운 물품을 수레에 실어 아버지 야곱에게 보냈습니다(창 45:21-28). 이스라엘의 정탐군들은 에스골 골짜기에서 딴 포도송이와 가나안의 다른 실과들을 가지고 가데스바네아로 돌아왔습니다(민 13:24,27).

리브가가 받은 보물과 의복들은 장차 그녀가 이삭의 아내가 되었을 때 그녀에게 주어질 것들에 대한 보증이었습니다; 늙은 야곱에게 있어서 요셉이 보낸 수레는 그가 장차 아들 요셉이 기다리고 있는 애굽에 이르게 될 때 그에게 주어질 것들에 대한 보증이었습니다: 에스골 골짜기의 포도와 다른 실과들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명령에 복종하고 그분이 인정하실 만한 표준하에서 가나안으로 들어갔을 때 더 풍성하게 누릴 것들에 대한 보증이었습니다. “보증이란, 비록 양(量)은 적지만 실물의 일부분을 미리 맛보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것은 성격상 실물과 다름이 없습니다.”(Hoste)

훌륭한 저술의 은사를 가진 고(故) H.P. 바커의 다음과 같은 말이 이것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우리가 보증에 관해 생각할 때 이것은 우리의 영광스러운 미래에 대한 현재의 확신(이 확신은 내주하시는 성령님을 통해 우리에게 주어집니다)일 뿐만 아니라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들에 대한 적극적인 시식이다 라는 이 중대한 진리를 파악하는 일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내가 아주 젊었을 때 나는 죠지 커팅(George Cutting)이 이 주제에 관해 말한 것을 들은 기억이 납니다. 그는 언제나 적절한 예화를 생각해 내어 자기가 다루고 있는 내용을 잘 파악하게 함으로써 진의(眞義)를 매우 명료하게 전달하곤 했습니다.

그는 시장에서 양을 몇 마리 사서 그 양들을 하인에게 맡기며 집으로 안전하게 몰고 가라고 분부하는 어느 농부에 대해 다음과 같이 묘사했습니다.

‘이봐, 죤. 양들을 우리 안으로 들이게. 그리고 들에 나가서 맛있는 토끼풀을 좀 베어다 넣어 주게나. 오늘 저녁에 양들이 먹을 수 있도록 말이야. 내일은 아예 들판으로 몰고 나가 봄세.’

바로 이것이 지금 우리의 상황을 잘 묘사한 것이 아닐는지요. 우리는 그리스도의 피로 값주고 사신 바가 되어 이제 집으로 안내되도록 성령님의 돌보심 아래 맡겨진 양들입니다. 잠시후, 우리는 사모하던 영광의 집에 이르러 한 없는 양식이 예비된 풍성한 초원으로 인도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때까지 기업의 보증이신 성령님께서는 우리로 하여금 그 토끼풀의 감미로움을 맛보게 하십니다. 우리는 현재 그분께서 가져다 주시는 하늘나라 양식의 일부분을 즐기고 있을 따름입니다.”

 

성령님의 증거

믿는 자들 중에 대단히 많은 사람들이 이 주제에 관하여 혼동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것을 분명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히브리서 10장 15-18절, 로마서 8장 16절뿐만 아니라 요한일서 5장 6-12절까지의 말씀을 주의깊게 그리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읽어 보아야 합니다(Revised Version참고).

여러분은 보혜사(保惠師; Comforter), 곧 성령님의 증거와 관련하여 중요한 세 전치사가 사용되었음을 주목하셨을 것입니다. 성령님은 우리에게(TO us), 우리와 더불어 (WITH us), 그리고 우리 안에서(IN us) 증거하십니다. 그럼 이것에 관하여 자세히 공부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1. 우리에게 증거하심

“저 (그리스도)가 한 제물로 거룩하게 된 자들을 영원히 온전케 하셨느니라 또한 성령이 우리에게 증거하시되 주께서 가라사대 그날 후로는 저희와 세울 언약이 이것이라 하시고···또 저희 죄와 저희 불법을 내가 다시 기억지 아니하리라 하셨으니”(히 10:14-17).

성령님은 증거하시는 분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십시오! 천사 가브리엘보다 크시며 함께 모인 모든 천사들의 무리 위에 뛰어나신 증인(證人)이 바로 여기 계십니다. 창조주께서 모든 피조물 위에 높으심 같이 그분의 증거는 모든 피조물들의 증거보다 훨씬 더 높은 권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분이 증거하시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습니다. 이제 성령님께서 증거하시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히브리인들에게 보내진 서신에는 더 큰 제사가 드려졌다고 기록되었습니다. 귀중한 속죄의 피가 흘려졌으며 그 피의 효력은 영원한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제사로 말미암은 값진 결과가 유대교의 희생제사로 말미암는 결과보다 더 못할까요? 두려움과 불안, 그리고 무거운 짐에 눌려 있는듯한 양심이 과연 안전한 피난처인 그리스도의 보배로운 피 공로 아래에서 안식하고 있는 사람들이 가져야 할 분깃일까요?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저가 한 제물로 거룩하게 된 자들을 영원히 온전케 하셨느니라 또한 성령이 우리에게 증거하시되’(히 10:14,15), 영원히 온전케 하셨다는 사실! 이제 죄의 문제는 온전히 처리되어 죄에 대한 질책은 사라지고 영원한 안식 가운데 쉬게 된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히브리서 10장의 증거입니다. 그 다음에는 분명하고 확정적인 성령님의 증거가 뒤이어지는데 이 증거는 놀라우리만큼 단순 명료한 말로 표현되어져 있습니다. 이것은 예레미야 31장 33-34절로부터 인용되었는데, 이는 특히 그 결정적인 말을 위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결정적인 말은 무엇일까요? 이 하나님의 증인께서 증거하시는 증언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내가 그들의 죄악을 사하고 다시는 그 죄를 기억지 아니하리라’ 이 보다 더 명확한 증거가 이 땅의 법정에서 있었던 적이 있습니까?”(H.P. 바커).

 

2. 우리와 더불어 증거하심.

“성령이 친히 우리 영으로 더불어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인 것을 증거하시나니”(롬 8:16).

“죄 용서함을 받은 사람들은 하나님께로부터 났으므로 그분의 자녀입니다. 그들은 그리스도를 믿기 때문에 아들로 인정을 받는 것입니다. 믿는 자의 특권이 수록(收錄)된 대헌장에는 그가 아들의 명분(名分)을 얻었다는 사실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것을 그가 모를리 있을까요? 그는 이 사실을 확실하게 깨달을 수 있으며 또한 주장할 수 있습니다.

자기가 하나님의 자녀임을 깨달은 신자(信者)는 이제 자신의 새로운 성품에서 우러 나오는 관심과 애정이 하나님 아버지에게로 향해 있음을 발견합니다. 이와 같이 그의 자녀됨에 대해서는 새로워진 그의 영(靈)이 증거할 뿐만 아니라 내주하시는 성령님께서 그의 영과 더불어 그가 하나님의 참된 자녀임을 친히 증거하십니다. 8장에 이르기까지 로마서에서는 믿는 자의 신분이 하나님과 친족관계(親族關係)라는 측면에서 고찰되지는 않았습니다. 믿는 자는 성도, 혹은 종이라는 신분으로 언급되었습니다. 즉, 그가 하나님의 자녀라는 언급은 없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 그는 하나님의 자녀라는 사실이 분명하게 선언되고 있으며 내주해 계신 성령님께서는 그로 하여금 하나님을 아바(Abba) 아버지라 부르짖게 하십니다. 이것이 로마서 8장 16절에 나타난 성령님의 증거입니다.

하나님의 자녀가 하나님 아버지의 말씀을 불순종하여 그분과의 교제에 방해를 받고 있을 때 성령님께서는 매우 근심하십니다. 그러나 그분은 결코 연약한 자녀로 하여금 자기의 죄사함(구원)이나, 그리스도의 속죄를 통하여 맺어진 하나님과의 자녀관계를 의심하도록 인도하지는 않으십니다. 성령님께서 우리로 하여금 그리스도의보혈의 가치를 의심하거나 그분 자신이 우리에게 증거하신 것을 불신(不信)하도록 인도하신 적이 있습니까? 또한 그분 자신이 보증하신 자녀관계에 이의를 제기하도록 인도하신 적이 있습니까?” (H.P. 바커)

 

3. 우리 안에서 증거하심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자는 자기 안에 증거가 있고”(요일 5:10).

“여기에서 성령님은 우리의 죄와 불법이 더 이상 기억됨이 없으리라는 것과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라는 것을 우리에게, 그리고 우리와 더불어 증거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바꾸어 말하자면 이 구절에 나오는 증거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셨다는 것과 이 생명이 그분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다는 놀라운 진리입니다. ‘이 세상에는 증거하는 이가 셋인데 그것은 성령과 물과 피입니다. 이 셋은 모두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아들이시라는 것을 증거하고 있습니다.’ 이 세 증인은 하나님을 대신하여 영생이 우리의 것이라고 증거합니다.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자는 자기 안에 증거가 있고’라는 이 말씀은 무슨 뜻일까요? 놀랍게도 성령님은 믿는 자의 몸 안에 거하십니다. ‘너희 몸은 너희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바 너희 가운데 계신 성령의 전인 줄을 알지 못하느냐?’(고전 6:19).

그리스도의 보배로운 피로 거룩해지고 거듭난 신자는 약속의 성령님으로 인치심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믿는 자 안에 거하시는 성령님은 다가오는 영광의 날에 그가 유업을 이을 것에 대한 보증임과 동시에 영생을 소유하고 있다는 증거가 됩니다(엡 1:14)”(H.P.바커).

그러나 요한일서 5장과 관련하여 우리가 주목해야 할 사실은 흠정역성경(Authorized Version)에는 헬라어의 한 단어로부터 서로 다르게 번역된 세 영어 단어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 세 영어 단어는 “증거하다(Witness)”, “기록하다(record)”, “증명하다(testify) “입니다. 이 말들을 개역성경(Revised Version)에서는 모두 “witness”라는 한 단어로 표현되었는데 결국 이 단어가 서로 달리 번역된 세단어의 참된 의미입니다. 이 단어는 성령님 자신의 본체에 대한 언급일수도 있으며, 또한 성령님이 증거하시는 것에 대한 언급일 수도 있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성령님이 곧 증거이시며 어떠한 것을 증거해 주시는 분이라는 뜻입니다. 성령님은 믿는 자가 영생을 가지고 있다는 하나님의 증거를 전해 주십니다. 성령님은 우리 마음 안에 거하시며(10절), 그리스도가 우리의 구주이시므로 영생이 우리 것이며 구주께서 십자가 위에서 이루신 일로 말미암아 만물이 곧 우리의 것이 되었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확신시켜주십니다. ♠

 

(1989년 9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