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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은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고 진리를 아는 데 이르기를 원하시느니라(딤전 2:4) __________ 신앙상담은 asan195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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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7. 15. 16:41 횃불/1993년

남비(2)

-계경자 -

남비를 사려다 못 산 속상한 마음을 달래며 그 옛날 하나님께 소망을 두었던 부녀들의 행적을 배운 자매로서 감히 흉내내본 작은 사건을 지면에 옮겨 담았더니(93 1월호 횃불에 실었음) 그 글을 읽으신 분들로부터 연락이 왔다. 그야말로 각계각층(?)의 반응이었다.

어떤 분은 편지를 보내왔다.

『····모처럼, 참으로 모처럼 가져보는 여유를 자매님의 남비사건을 읽으면서 웃었답니다. 저는 쪽 읽어가는 중에 ····어떻겠느냐고 설득력 있게 얘길 했다. 조용히 듣고 있던 그이는 그것이 꼭 필요하면 주님이 주시겠지···· 그러나 지금은 그것을 꼭 살 시기가 아닌 것 같은데···· 교회적으로나 가정적으로 주님 앞에 합심하여 기도드리고 있는 때에 지금 당장 필요한 것도 아닌 것을 구매하는 것은 합당치 않다고 생각하고····라는 대목에 가서는 혼자 읽다가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또 어떤 분은 이렇게 써 보내주셨다.

『····오늘 횃불지를 잘 받아 보았습니다. 작년에 자매님으로부터 간증을 듣기는 했었지만, 이렇게 글로 대하고 보니 새로웠습니다.

큰 주인과 작은 주인에게 순종을 보이시는 자매님의 모습에 저도 다시 용기를 내어보겠습니다····.

결혼 전, 혼자 잘난 척 우쭐대며 안하무인으로 지내던 나의 모습을 잘 아시는 분들이시기에 결혼 후, 나의 생활에 더 아연하셨을까? 어떤 분은 전화를 하셨다.

오랫동안 소식없이 지내던 터라 우리 집 전화번호를 알기 위해 이곳 저곳으로 수소문해 알았다면서,

····반가웠어요. 자매님 소식이 궁금했었는데, 횃불지에서 만날 줄이야. 재미있게 읽었어요. 저도 삶은 결혼 생활 중에 남편과 의견 일치가 안되는 많은 경우를 경험했어요. 그런데 저는 그 때마다 제 고집대로 하게 되었는데 그 글을 읽고 다시 생각하게 되었어요····

또 어떤 분은 어느 교회 헌당식 때 뵈었더니 역시 남비 얘길 하셨다. 여러 형제 자매님들이 모인 어수선한 분위기였던지라 조용히 말씀을 나눌 여유는 없었지만 그 형제님께서는 “‘남비잘 읽었어요. 우리 집은 자매 글 덕분에 스텐레스 압력솥을 샀어요. 그 경위는 후에 시간 있을 때 얘기해 드릴께요.” 하셨다.

부식되는 양은이 건강에 좋지 않다고 생각하시고는 서둘러 바꾸셨을까? 그 이후 아직껏 뵙지 못하였으니 그 이유를 전해 듣지 못하고 이렇게 혼자 상상만할 뿐이다.

또 어떤 분은 물었다.

글을 쓰셨던데, 원고료는 얼마나 받으셨어요?”

원고료? 변변찮은 글을 실어주신 것만으로도 감격해 하고 있었는데, 원고료 라니···· 그래도 듣고 보니 그도 그럴듯 했다.

또 어떤 분을 길에서 우연히 만났더니, 그분도 남비얘길 꺼내셨다.

····그래서 남비는 사셨어요?”

아니요. 아직은···· 이제 곧 사게 되겠지요····

나의 멋적은 대답을 듣더니 그분은 아직 남비를 안 사셨으면 사지 마세요

제가 기회가 될 때에 남비를 선물해 드릴께요.” 했다.

그 후 며칠이 지났다. 퇴근 길에 남편은 큰 선물 꾸러미를 들고 귀가했다. 어찌된 선물인지 궁금해하는 가족들 앞에 남편은 크고 작은 남비가 들어있는 선물 꾸러미를 열어 보였다.

며칠 전, 길에서 우연히 만났던 그 자매님이 보내오신 것이었다.

얼마 전에 누가 원고료를 얘기하기에 원고료(?)하고 물음표를 붙였더니 주님께서 이 분을 통해 원고료(!)하고 느낌표와 마침표를 동시에 찍게 하신듯 하다며 남편에게 얘길했더니 직원들은 횃불사에 광고료를 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고 해서 우린 즐겁게 웃었다.

또 어떤 분은 화가 난 음성으로 전화를 하셨다.

····자매님, 그렇게 사는 것이 정석인가요? 왜 자매님이 그렇게 살아야 하셔요? 난 그 글을 읽고 화가 났어요. 적어도 집안 일은 아내가 알아서 하는 것이 아니예요? 시시콜콜 물어보고 남편의 결정에 따라서만 한다면 그게 뭐예요. 저는 그렇게 안해요. 그럼 그렇게 안하는 부부는 다 틀렸다는 것인가요?····

그 자매님은 무척 흥분해 있었다. 내가 뭐라 답변할 시간도 없이 한참을 혼자서 느낀 소감을 얘기하더니 어느 정도 흥분이 가라앉은 뒤에야 ····저는요 생각을 담고 있지 못해서 이래요. 자매님은 저를 아시죠?” 했다.

우린 결혼 전부터 가까이서 진하게 지내왔다. 남편도 그 자매님을 잘 알고 있다. 남편은 전에 그에 대하여 얘기하던 중 그를 성경에 나타난 나다나엘과 같다고 표현했던 적이 있다. 주님께서 그를 가리켜 그 속에 간사한 것이 없도다라고 표현하신 것을 생각하고 한 말이다. 그는 나를 많이 아끼고 사랑하는 자매님이다. 난 그것을 알기에 자매님의 항의(?)를 잠자코 들었다. 그리고 남비를 사고 안사고를 떠나서 나의 의견에 반대되는 남편의 의견에 대해 나로서 취해야 했던 태도를 배운 바를 썼지요라고 변명(?)을 했다.

물론 그도 나를 이해했고, 우린 이런 저런 일상사에 얽힌 얘기들을 나누고 전화를 끊었다.

또 어떤 분은 그런 류의 글을 남편에게도 써서 내 놓으라고 하셔요. 그래야 균형이 맞지 않겠어요. 자매님만 손해 보셔서야 되겠어요.” 했다.

또 어떤 분과는 얘기 중에 이런 류의 글을 많이 써 놓으면 남편이 책을 만들어 주겠다고 했어요라고 했더니, 그분은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남편에게 계산을 잘 해보라고 하세요 책을 만들려면 돈이 수월찮게 많이 들텐데, 남비 몇개 사주는게 훨씬 싸지 않겠어요?” 했다.

또 어떤 분은 자매님은 남비를 못사서 그렇지 재미있게 사시는 것 같아 보여요. 남비 정도야 마음대로 살 수도 혹 안 살 수도 있지요. 그런데, 대부분의 남편들이 아내의 얘길 귀담아 들으려고도 하지 않을뿐더러, 아내들도 그런 얘기하려고도 안하지요. 자매님네는 남편이 보기에 별 하찮은 얘길 대화에 올린 것처럼 보이지만 남편은 그 질문에 성의껏 답변하고 또 그 답변이 자매님의 의견과 일치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남편의 의견에 순종하시는 자매님의 모습이 보여져서 참 좋았어요.”

어쩌다 써 본 어줍잖은 한편의 글로 이렇듯 여러분들로부터 평을 듣게 되니, 언제였을까 국민학교, 반 학예회 시간에 많은 어린이들과 학부형들 앞에서 한마디 발표를 어렵사리 엉겁결에 해놓고는 수줍어 고개도 못들고 한편 구석에 얼굴을 붉히며 서 있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에도 난 두근두근 뛰는 가슴을 애써 진정시키려고 긴 한숨을 내쉬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렇게 해낸 나 자신이 대견스러워 조용히 속으로 미소지었었드랬지.

 

(1993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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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징검 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