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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은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고 진리를 아는 데 이르기를 원하시느니라(딤전 2:4) __________ 신앙상담은 asan195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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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0. 23. 13:18 횃불/1984년

내 손과 심령까지 수술해 주신 주님께

- 김 철 진

 

소리없이 내리는 가랑비와 함께 초가을 날치가 실감나게 느껴지던 지난해 9 9일 오 전 10. 그 시각 나는 바쁜 일손 관계로 사무실에서 공장으로 나가 공장 일을 돕 고 있었다.

여차~ 여차~” 하며 괴물 같이 생긴 망각(나무)을 기계 위에 올려 놓는 순간이었다. “- 착각하는 소리와 함께 왼손 손가락 4재가 그만 절단되어 버리고 말았다.  “24년동안 내 몸에 붙어서 나를 도와주던 소중한 손가락 4개가 한 순간에 잘라져 나가다니. . . . . . 이를 어찌한단 말인가~”

나는 오른손으로 피가 솟구쳐 오르는 왼손을 붙들고 사무실로 뛰어갔다. 내 모습을 본 사장님은 얼굴이 사색이 된 채 나를 차에 밀어 넣고 정신없이 병원으로 내달린다.

교통법규를 완전히 무시한 채 정말로 미친듯이 차를 몰았다.

5분후 병원에 도착 즉시 응급처치를 받고 절단되어 나간 손가락을 소독하여 얼음과 함께 조그만 아이스박스에 넣어졌다. 세균의 침입을 막기 위해 아이스 박스 뚜껑이 맞닿는 곳은 테이프로 밀봉이 되었다. 일단 긴급조치를 마친 나는 긴급 봉합 수술을 받기 위해 광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수술이라는 두 글자는 내겐 너무나 생소한 것이었고 내 평생 경험하지 못할 일로 건강을 자신해 왔는데 어렵고도 어려운 긴급 봉합수술을 받기 위해 전남대 병원으로 급송되고 있는 것이다.

주님 너무하십니다짜증스런 속삭임으로 주님을 원망도 했다. 35분 후 광주공항에 도착, 대기중이던 앰브란스에 실려 전남대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수술팀이 만반의 준비를 하고 대기하고 있었다. 장장 6시간에 걸친 봉합수술을 받은 후, 나는 병실로 옮겨졌으며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서부터 고통이 온 몸에 견딜 수 없이 극렬하게 퍼져왔다. 나는 울부짖었다. “주님! 제 고통을 보고만 계십니까? 주님, 주님께선 이 고통을 통해 저에게 무엇을 가르쳐 주시길 원하십니까? 꼭 이런 방법 외엔 다른 방법은 없는 것입니까?” 아픔은 점점 더 심해졌고 아픔의 고통이 얼마나 극심했는지 온 몸이 사시나무 떨듯 덜덜 떨리며 끓어진 뼈의 아픔은 필설로 표현할 길이 없는 그야말로 뼈아픈 것이었다.

진통제 주사도, 약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진통제의 도움을 빌어 잠이라도 들면 아픔을 잠시나마 잊으련만 .... 하나님께서는 그것도 허락지 않으셨다. 어찌나 몸부림을 치며 소리를 질렀던지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자 온 몸의 힘이 빠졌고 송장처럼 침상에 쓰러져 버렸다. 시간이 흐를수록 마음은 강퍅해져서 주위의 모든 사람들까지 보기 싫어졌다. 의사도  간호원도, 보호자도....

이런 비참한 현실보다는 차라리 병도, 눈물도 없는 하늘나라로 가고 싶은 마음만 간절해졌으나, 그러나 인간의 힘으로는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나는 다시 하나님께 매달리기 시작했다. “주님, 택하신 자녀에게 눈을 돌이키지 아니하시며 나의 침삼킬 동안도 지키시되 눈동자같이 지키신다고 말씀하신 주님,제게 왜 이런 시련을 허락하십니까?저로 주의 뜻을 깨닫게 하여 주시고 주를 의지하여 이 시련을 잘 극복케 해주시며 저의 이 고통을 통해 주님 손의 고통의 못자국을 기억케 하옵소서. 주님, 무엇보다도 제 스스로 낙심하거나 비관하지 말고 이런 가운데서도 주님께 감사드릴 수 있는 참 믿음을 주시옵소서! 주님만 의지하겠습니다.

전폭적으로 주를 의지하고 주께 순종하는 기도를 드리고 나자 내게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예수님과 제자들이 함께 배에 타고 있을 때 바다에 큰 파도가 일어 배를 덮으려 하자 제자들이 떨며 주무시던 예수님을 깨워, 예수님께서 바다와 바람을 꾸짖으신즉 잠잠케 된 것 같이 극심하던 고통이 잔잔해진 것이다. 그 순간 성령님께서 내게 역사하셨음을 분명히 깨달을 수 있었다. 동시에 주님을 원망했던 일들이 되살아나며 부끄러움이 가슴을 매웠다. 베드로가 주님을 세번 부인한 후 닭울음소리를 듣고 가슴을 치고 통해하던 그 마음이 그때의 제 마음이었으리라.

수술 후, 3주일 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하루 하루가 일각이여삼추(一刻加三秋)와 같이 느껴질 정도로 지루했다. 병실 창문을 열면 콘크리트 건물만이 빽빽하게 숲을 이루고 있고 소음을 실은 자동차와 분주한 세인들의 물결뿐이었다. 몹시 답답했다. 전에는 어떻게 하던지 제주도를 벗어나고 싶어했는데 막상 이렇게 떠나와 보니 제주도가 몹시 그리웠다. 주님의 마음처럼 넓은 바다가 있고, 사랑이 넘치는 성도님들이 계시고 미쳐 느껴보지 못했던 고향집과 교회의 소중함과 그리움이 마음 깊이 사무쳐왔다.

그러던 어느 날, 광주 동부모임의 성도님들께서 저를 찾아 오셨다. “형제님, 고생이 많네요하고 위로하며 나의 완쾌를 위해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해. 주셨고 찬송도 부르시고 말씀으로 많은 위로를 주셨다. 비록 처음 만난 형제 자매님들이지만 주 안에서 한 자녀된 친밀감과 사랑을 깊이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많은 위로를 받았다. 참 좋으신 하나님께서는 연약한 상태에 있는 믿음이 적은 내게 광주모임 여러 형매님들을 통해 주님의 크신 사랑과 위로를 다시금 깨닫고 알게 하시어 더욱 굳센 믿음을 갖도록 도와주신 것이다.

나의 병상의 생활은 기도와 말씀봉독과 묵상의 시간이 점점 많아졌다. 거듭되는 깊은 묵상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나에게 큰 깨달음을 주셨다.

철진아, 네가 6년 동안 나를 믿고 따르노라고 하면서도 베드로가 말고의 귀를 자른 것 같은 혈기를 그대로가지고 네 마음대로 생각하고 행동해오지 않았느냐? 이번 기회에 네 마음속에 아직도 남아있는 세상과 짝하고 싶고, 네 중심대로 살고 싶은 마음을 수술해 버려라. 나를 진정으로 따르는 참된 나의 자녀가 되게 하려고 내가 너를 불렀느니라.”  주님의 음성이 들리는 듯 했다. 나는 후회와 감사와 감격으로 가슴이 터질 것 같아졌다. 지난날의 불성실했던 나 중심의 신앙생활을 진심으로 하나님께 회개하고 그것을 깨닫고 돌아오도록 용서해주신 하나님께 깊은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내 손의 치료뿐 아니라 내 심령까지도 수술해주신 주님의 은혜가 너무도 감사했다. “모든 것이 협력하여 선을 이루시는하나님께서 이 시련 가운데서도 주님의 돌보심과 사랑을 깨닫고 감사 드릴 수 있게 해주신 은혜가 진심으로 감격스러웠다. 지금 내 손은 하나님의 은혜로 아무 불편없이 완치되었다. 그러나 손바닥의 흉터는 그 대로 남아있다. 이 손의 흉터를 볼 때마다 나의 죄를 위해 십자가에 못박히신 나의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못자국난 손을 기억하고 감사드리며 땅 끝까지 이르는 주의 증인이 되고자 늘 기도 드리고 있다.

고난 당하기 전에는 내가 그릇 행하였더니 이제는 주의 말씀을 지키나이. “ 고난 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 인하여 내가 주의 율례를 배우게 되었나이다여호와여 내가 알거니와 주의 판단은 의로우시고 주께서 나를 괴롭게 하심은 성실하심으로 말미암음이니이다”( 119:67, 71, 75).

 

(1984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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