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해석의 원칙(4)-상징에 대한 원칙①

성경해석의 원칙(4)

상징에 대한 원칙①

 

Ⅰ. 상징의 의미

상징은 성경의 진리에 대해 하나님께서 특정한 실례를 통하여 말씀하시는 것을 의미한다.

1. 상징의 해석에 무관심한 이유

(1) 공상적이라는 이유로

로버트 앤더슨 경은 “구약 성경의 상정들은 신약 성경에 기록된 진리를 극히 기초적인 언어로 표현해 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성경 연구가들이 상정의 해석에 무지하기 때문에 그들이 이 상징을 올바르게 해석하지 못했다 할지라도 놀라운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2) 어렵고 재미가 없다는 이유로

이것은 게으름의 변명에 지나지 않다. 연구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과 수고와 기도와 힘겨운 노력이 따르게 마련이다.

2. 상징에 관해 연구하는 이유

“이것들은 장래 일의 그림자이나 몸은 그리스도의 것이니라”(골 2: 17).

실물이 없이 그림자가 생길 수는 없다. 구약성경에서는 장차 오실 그리스도의 그림자를 보여 주는 반면에 신약성경에서는 그림자의 실체를 보여 준다. 상징은 하나님께서 자신의 백성에게 그 은혜와 구원의 능력을 깨닫게 하시는 실물교재이며 그림이다.

 

Ⅱ. 성경에 사용된 “상징”이란 용어

“상징”이란 낱말은 헬라 원어로 “투포스”(tupos)로 신약 성경에 16회나 기록되어 있다. 영어 성경에는 못자국의 “자국”으로 두번 번역되어 있고(요 20:25) 형상(행 7:43), 표상(롬 5:14), 본(딛 2:7, 히 8:5, 딤전 4:12, 벧전 5:3, 롬 6:17, 빌 3:17, 살전 1:7, 살후 3:9)~와 같이(행 23:25), 거울(고전 1:6,11) 식(式, 행 7:44)으로 다양하게 번역되어 있다. 원어상 의미가 이처럼 다양하다 할지라도 기본적으로는 “뚜렷한 인상” “자국” “표적”, “모형”, “본” 등의 뜻을 지니고 있다.

 

Ⅲ. 상징의 종류

1. 인물

그 사람의 생애를 통하여 어떤 위대한 진리 또는 구속의 원리를 인증(引證)해 주는 경우.

로마서 5:14-아담

히브리서 5:6~멜기세덱

히브리서 7:11-아론

갈라디아서 4:28-이삭

그 밖에도 사라, 요나, 요셉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이 있다.

2. 역사적 사건

고린도전서 10:11-이스라엘 민족의 체험 애굽의 노예에서의 해방

광야생활

가나안정복

3. 실물교훈

성막의 휘장(히 10:20)

놋뱀(민 21장)

4. 의식적(儀式的) 상징

제물, 제사장, 성막과 그 기구, 유월절 등

 

Ⅳ. 상징의 해석

상징은 어떤 교리를 가르치는데 사용해서는 안되고 성경의 다른 대목에서 가르쳐 주고 있는 교리에 대한 증거 자료로만 사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요한복음 3:14이나 고린도전서 5:7등의 진리를 설명하기 위해서 놋뱀이나 유월절을 인용할 수 있다.

참된 상징은

(1) 그 상징이 예표하거나 상징해 주는 사실이나 인물을 묘사하고 있어야 한다.

(2) 하나님께서 해석 방법을 보여 주시고 있어야 한다.

(3) 장래에 있을 어떤 일을 미리 계시해 주고 있어야 한다.

 

Ⅴ. 성경 연구에 상징을 사용하는 요령

1. 유월절 양(고전 5:7)

유월절 양은 그리스도를 상징하고 있으며, 하나님께서 이를 인정하고 계시다. 출애굽기 12장을 상고해 보라. 출애굽기 12장은 대단히 주목할만한 사실이 기록되어 있어 성경의 여러 상징들 가운데에서도 이채로운 대목이다. 이스라엘은 애굽에서 종살이를 하고 있었다. 그 때 하나님께서는 유월절 양으로써 이스라엘을 구출해 내시는 동시에 그 땅에 살고 있던 자들을 심판하셨다. 그 밤에 이스라엘은 종살이에서 풀려나게 된 것이다.

출애굽기 12장으로 더불어 요한복음 19:36을 상고해 보라.

“뼈도 꺾지 말지며” “이 일이 이룬 것은 그 뼈가 하나도 꺾이우지 아니하리라 한 성경을 응하게 하려 함이라” 세례 요한은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의 어린 양이심을 계시로 알게 되었다. 그리스도 외에는 아무도 어린양으로 불리워진 적이 없다(요 1:29). 하나님께서는 한 마리의 어린양 외에는 심중(心中)에 두시지 않았다. 유월절 밤에는 수 많은 어린 양이 죽임을 당했지만, 양들을 잡으라고 말씀하시지 않고 단수로(한 마리의) 양을 잡으라고 말씀하셨다. 하나님께서 지시하셨던 모든 생축(牲畜)의 희생은 창세로부터 예비하신 한 마리의 어린양을 상징하였던 것이다. 수많은 어린양들의 희생이 암시해 주고 계시해 주신 진리가 갈보리 십자가에서 최후를 장식한 것이다.

(1) 출애굽기 12장에서 이스라엘이 종살이 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그들의 고역이 점점 심해져서 마침내 어쩔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출 11:23). 이들의 노예생활은 죄에 매여 종노릇 하고 - 죄인들이 겪어야 하는 고통을 상징해 주고 있다. 죄에 매여 종노릇 한다는 것은 이스라엘이 애굽에서 종살이 했던 것보다도 더욱 가련한 것이다.

(2) 그들은 최악 중에 있었다.

우리는 이스라엘 백성을 순교자로 착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은 그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징벌이었다. 그들은 노예였을 뿐 아니라 죄인이었다. 그들은 애굽인들과 다를 바 없는 죄인들이었으며 실은 애굽 사람보다 더 악했다. 애굽사람들은 계시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몰라서 그랬다 하겠거니와 이스라엘 사람들은 계시를 통하여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서도 죄악을 범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애굽의 신들을 숭배했으며(겔 20:33-38) 그런 까닭에 하나님께서는 애굽을 멸하시기로 작정하셨다. 이것이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3) 그들은 어린 양을 통하여 구원받았다.

애굽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구출하시는 것은 하나님의 경륜이었다. 그러나 그들을 해방시키기에 앞서, 그들 중에 거하시는 여호와의 축복을 알리시기에 앞서, 하나님으로 더불어 동행하기에 앞서, 먼저 죄의 문제를 해결해야만 했다. 하나님은 거룩하심으로 죄로 더불어 계실 수 없다. 그러기에 죄의 문제를 해 결한 후에 그들을 구출하시려고 경륜하신 것이다. 하나님께서 는 애굽 땅에서 처음 난 것에게 사형언도를 내리심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셨다.

출애굽기 2장 4,5절에 보면 이 언도는 애굽인의 가정에서 난 것만 아니라 히브리인의 가정에서 출생한 것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었다. 하나님께서는 애굽의 신들에게 심판을 내리셨고, 그 신들을 경배하는 자들에게도 형벌을 내리셨다.

하나님은 온 가족의 소망이며, 상속자로서 가문의 자랑거리인 장자를 심판의 대상으로 택하셨다. 초태생(初胎生)은 그 온 가족과 그 가족의 범죄를 상징하거나 대표한다. 온 가족이 정죄 아래 있었고 이 점에 있어서는 유대인이나 이방인이나 차별이 없었다.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고, 죄의 댓가는 사망이다. 그런데 죄의 삯을 그리스도께서 십자가 위에서 담당해 주셨다. 주님은 죄가 없으셨기 때문에 자신의 죄에 대하여는 아무런 댓가 도 지불할 필요가 없으셨다. 이스라엘의 상태를 보게 될 때 그들은 범죄함으로 말미암아 정죄함을 받은 가련한 노예들이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참으로 은혜롭게도 “내가 내려가서 그들을 구원해 내겠다”고 말씀하셨다.

모세는 그들을 구원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그를 도구로 사용하셨다. 하나님은 구세주이시다. 1900여년 전에 다른 구주가 세상에 오셨다.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을 가리켜 영존하시는 하나님이라고 말씀하셨고 세상에 오셔서 은혜로 뭇사람을 건져 주셨다. 하나님께서 육신을 입으시고 죄에 매여 일생동안 종노릇하는 지들을 건지시고자 오신 분이 그리스도이시다. 이스라엘 백성의 상태나 오늘날 모든 사람들의 상태는 다를 바가 없다. 로마서 3장에서도 유대인이나 이방인이나 다를 바가 없다고 말씀하고 있다. 모든 사람이 똑같은 죄를 지은 것도 아니며, 모든 사람이 똑같은 분량의 죄를 지은 것도 아니지만 모든 사람은 죄를 지었다. 이스라엘과 애굽인 사이에 아무런 다를 바가 없건만 하나님은 어린 양을 사이에 두고 이들을 구분하셨다.

(4) 어린 양에 관하여

① 특징(출 12:3)

어린양 한 마리가 그분께서 영원토록 만족하게 여기시는 제물이었듯이 하나님께서는 그리스도를 영원한 속죄의 제물로 만족하게 여기신다. 이 어린양은 완전무결한 분이어야만 한다. 초태생의 남자로서 아무런 결함도 없어야 한다(벧전 1:19, 히 7:26).

② 반드시 죽임을 당해야 한다. 살아있는 어린양은 그 집에서 난 초태생을 구원할 수 없다.

③ 피가 인방과 좌우 설주에 발리어야 한다. 피가 반드시 있어야 했던 것이다. 예수께서 세상 사람을 위해서 죽으셨다면 온 세상 사람들은 자동적으로 구원을 받게 되는 것이 아니냐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그들은 그리스도의 보혈을 믿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고 있는 것이다. 죄인들을 구원하기 위하여 아무리 많은 피가 흘려졌다고 하더라도 개인적으로 믿음으로써 보혈의 공로를 적용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 피가 십자가의 모형으로 문에 발라져 있어야 한다.

어린양의 몸 속에 있던 피는 그리스도의 성육신(成肉身)을 상징한다.

대야에 있던 피는 그리스도의 죽음을 상징한다. 문에 발라진 피는 그리스도의 보혈에 대한 개인적 신앙을 상징한다. 살아계신 그리스도는 우리를 구원해 주실 수 없다. 그러기에 주님께서는 “인자도 들려야 하리니”(요 3:14)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④ 어린양은 불에 구워져야 한다.

어린양이 죽임을 당해야 할 뿐 아니라 잘 구워지지 않으면 안된다. 그 살이 십자(十字)로 찢기어져야만 했다. 실로 어린양이 십자가에 못박힌 모습을 상징해 주었다. 이 모든 상징은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달리실 그림자였다. 주님은 하나님께서 내리시는 진노의 불로 모든 사람이 보는 앞에 서 나무에 달리셨고 하나님의 진노의 불꽃이 주님을 에워쌌다.

⑤ 삶아서 먹지 말아야 한다.

어린양의 주검은 완전히 구워지거나 불길이 사그라질 때까지 끝내 참고 견뎌야만 한다. 그리스도께서 이 모든 고난을 끝까지 견디시고 마침내 “다 이루었다”고 말씀하셨다. 물과 불은 상극(相剋)이기 때문에 불에 삶지 말라고 하신 것이다.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위에서 사양하시거나 회피하신 고난은 아무것도 없다.

⑥ 그들은 어린양의 고기를 먹어야 했다.

어린양의 고기를 먹음으로 강건하게 광야를 여행할 수 있게 된다. 오늘날 어린양의 고기를 먹지 않는 그리스도인들이 있어 그들은 애굽 땅을 떠날 만한 힘이 없음을 보게 된 다.

⑦ 남은 것은 태워버려야 한다.

누군가가 어린 양의 고기를 먹지 않는다면 썩어 내버리게 될 것이다. 어린 양이 거룩하신 그리스도를 상징하기 때문에 부패 타락의 찌꺼기를 완전히 없애버려야만 했던 것이다.

(5) 피에 관하여

피는 하나님을 향해서 뿌려졌다. 즉 하나님이 보실 수 있도록 뿌려진 것이지 장자가 볼 수 있도록 뿌려진 것이 아니었다. 갈보리 십자가에서 흘려주신 보혈은 우리의 눈으로는 볼 수 없지만 하나님께서는 보셨다.

(6) 유월절의 결과

유월절이 지나갔을 때 애굽 전국에 있는 모든 가정에는 죽음이 따르게 되었다. 애굽 사람들의 가정에는 처음 난 것들이 죽임 당했다. 반면에 이스라엘 사람들의 가정에는 초태생의 어린양이 죽임을 당했던 것이다. 결국 이스라엘인이나 애굽인이나 간에 처음 난 것이 죽었다.

(7) 무교절(12:15)

무교병이 주는 교훈도 대단히 아름답다. 그들의 집에 누룩 있는 떡(유교병)을 두지 말고 오직 누룩 없는 떡(무교병)을 먹도록 되어 있다.

(8) 유월절의 시간

양은 오후 3시에 죽이도록 되어 있었고 심판은 한 밤중에 진행되었다. 오후 3시에서 자정 사이가 피를 바르도록 주어진 시 간이었다. 자정을 넘기게 되면 피를 발라도 소용이 없게 된다. 그리스도께서 1,900여년 전에 십자가에서 돌아가셨다. 그 시간 이 오후 3시였다. 하나님의 심판의 자정(子正)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심판이 오기 전에 그리스도의 피 아래로 나아 오는 자는 누구나 구원을 받게 될 것이다.

(9) 새해

출애굽기 12장에서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의 달력을 바꾸어 놓으신 사실을 알게 된다. 지금까지 사용해 오던 달력으로는 7월이 시작될 무렵이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그 때를 정월로 삼으라고 말씀하셨다. 여섯은 사람을 상징해 주는 숫자로서 실패와 죄를 묘사해 준다. 6개월을 지나쳐서 제7월에 유월절을 통한 새로운 시작 출발이 있어야 했다. 낡은 여섯은 지워버린 것이다.

 

(78년 1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