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의 본질

은혜의 본질

이춘원

사람이 구원을 받는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恩惠)로 말미암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구원하시되 오직 그의 독생자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에만 근거하시고 우리의 어떤 성실한 노력이나 의로운 행위를 요구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구원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거저 주시는 은혜와 우리 쪽에서 그것을 받아들여 믿는 믿음에만 전적으로 근거하고 있습니다.

이는 인간을 구원하시는 능력이 오직 하나님께만 있으시고, 아울러 사람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과 그 자비가 얼마나 풍성하시고 온전하신가를 나타내시기 위함입니다. 하나님께서 무엇이 부족하시거나 어떤 욕심을 채우시려고 사람을 구원하시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롬 5:8).

 

은혜의 속성

“은혜”는 전적으로 하나님께 속해 있는 것입니다. 은혜가 하나님의 속성(屬性)이라고 함은 하나님께 대한 성질과 성품과 성격이 어떠함을 말하는 것입니다. 사실 하나님은 영존하시는 여호와이시오, 참 신이시오, 유일무이(唯一無二)하시고, 스스로 계시고, 불변하시고, 회전하는 그림자도 없으신 분입니다. 하나님은 영이시고 인격적인 분입니다. 무소부재(無所不在), 무소부지(無所不知), 무소불능(無所不能), 무소부지(無所不至), 무소불위(無所不爲), 곧 있지 않으신 곳이 없고, 모르심이 없고, 능치 못하심이 없고, 이르지 않는 곳이 없고, 못할 것이 없으신 분이 하나님이십니다.

또한 하나님의 속성에는 거룩하심과 사랑하심과 자비하심과 선하심과 의로우심과 신실하심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도덕성(道德性)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은 역시 무엇보다도 “은혜”입니다.

“은혜”라는 어의가 말하듯이 그것은 카리스(Charis)곧 죄인이 마땅히 심판과 저주를 받고 멸망할 것이지만 하나님께서 무한하신 자비와 긍휼로써 우리를 스스로 사랑해 주시는 것을 뜻합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헬라어로 아가페(agepe)라고 하는데, 이것은 순수한 사랑, 온전한 사랑, 자비적인 농동적 사랑을 의미합니다.

하나님께서 스스로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자비한 자임이니라”(출 22:27).

“나는 은혜 줄 자에게 은혜를 주고 긍휼히 여길 자에게 긍휼을 베푸느나라”(출 33:19, 롬 9:15,16).

확실히 하나님의 사랑은 인간의 성적인 사랑이나 친구간의 우정적인 사랑과 같은 일시적인 육정애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구속적인 사랑입니다. 죄인을 죄인이라고 정죄하는 율법적인 심판을 넘어가는 사랑, 곧 죄인을 살려 주시는 의로운 사랑을 마구 퍼부어 주시는 것이 하나님의 참 사랑입니다. 이 하나님의 은혜는 위로부터 내리는 사랑이고, 무한하신 사랑이고, 영원하신 사랑입니다.

그리스도인이 소유한 믿음이란 그리스도에게서 나타나신 아버지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인간 심령의 반응입니다. 주님께 대한 그리스도인의 믿음과 사랑은 인간이 육신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모든 지식을 초월하는 그리스도의 구속적인 깊은 사랑을 깨달아 알 때에 심령 속에서 우러나오는 예배와 경외심(敬畏心)의 발로입니다.

“하나님은 사랑이심이라”(요일 4:8).

 

은혜의 방법

인간은 인류의 시조 아담의 범죄로 인하여 모두가 죄인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거룩한 법을 어긴 인간 죄인에게는 무서운 심판과 저주, 사망과 지옥 형벌이 임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을 떠나 계속 모독하고 그 아들을 불신 배척하되 마지막에 십자가 형틀에 못박아 죽이기까지 한 인간은 온전히 명망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하여 사랑의 하나님께서는 이 세상 죄인들을 구원하시기 위하여 독생자를 주셨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공의를 이루기 위하여 독생자를 십자가에서 죽도록 하셨고, 인간의 모든 죄를 담당하신 예수께서는 친히 모든 피와 물을 다 쏟으셨으며, 믿는 모든 자를 온전히 의롭다 하시기 위하여 삼일만에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부활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기만 하면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습니다(요 3:16).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은혜는 독생자를 통하여 한 영원한 속죄를 단번에 완전하신 사랑입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의 아들로 마음 속에 영접하여 믿을 뿐만 아니라, 내 모든 죄를 사해 주신 주님이라고 입으로 시인하는 사람은 구원을 받은 것입니다(롬 10:9,10).

다시 말하면 예수께서 내 죄를 담당하사 십자가에서 피흘려 죽으셨을 때 내 모든 죄가 용서함 받았다는 사실을 믿는 자는 의인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내 모든 죄를 대속하기 위해 죽으셨고 나를 의롭다 하기 위해 다시 살아나셨습니다. 이 진리를 온전히 믿는 자는 온전히 구원을 받은 것입니다. 믿는 자는 영생을 가졌습니다(요 6:47).

생명의 말씀과 그리스도의 피와 성령님께서 하나님의 은혜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얻은 구원과 그 영생이 확실한 것임을 증거해 주셨습니다(요일 5:6~9).

하나님께서는 독생자를 통해서 우리에게 은혜를 주셨고 그를 믿음으로서만 구원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을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오! 주님의 은혜를 받은 이들이여 그 크신 은혜를 믿음으로 찬양할찌어다! 할렐루야!

 

은혜의 결과

하나님의 은혜는 독생자의 피 흘리신 희생을 통하여 죄인을 온전히 구원해 주시는데까지 나타나셨습니다.

문제는 우리 쪽에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 죄인을 구속하시기 위하여 당신 전부를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이젠, 우리가 죄인인 것을 깨닫고 하나님의 은혜의 선물인 주 예수 그리스도를 개인의 구주로 영접하는 것입니다.

은혜의 성령님 안에서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피흘려 죽으심으로 내 모든 죄가 전부 사해졌다는 것과 그의 부활하심으로 인하여 내가 온전히 의로워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거하시고, 내가 그 안에서 은혜로 안심과 평강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 안에서 누리는 이 평안은 성도생활의 특징이요 인생 행복의 비결입니다. 하나님 우리 구주 예수께서 곧 내 생명이시고, 내 생애의 주인이시고, 내 길의 빛이시고, 인도자이십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 나타나신 하나님의 은혜를 믿는 자는 온전히 의로워졌고, 구속함과 거룩함을 얻은 것입니다(고전 1:30, 6:11). 그리스도인이 하나님의 은혜를 믿음으로 얻은 구원은 어떤 일이 있어도 결코 정죄함이 없고 영원히 불변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말씀이고, 그 약속입니다(롬 8:31~39, 요 5:24, 10:28,29).

그리스도를 구주로 믿는다는 것은 곧 하나님의 자녀가 되고, 그리스도의 종과 군사와 친구가 되고, 그의 나라와 제사장이 되고, 그의 신부와 교회가 되는 거룩하고 영광스런 신분을 얻게 되었다는 말입니다(요일 3:2, 마 24:45, 딤후 2:3 요 15:15, 계 1:6, 벧전 2:5,9, 계 19:7,8, 고전 1:2).

이와같은 자격과 권세를 얻게 된 것은 사람의 뜻이나 힘으로 되는 것이 결단코 아니고, 오직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거저 베풀어 주시는 은혜와 그리스도께서 영원히 완성 해주신 구속의 사역으로 말미암은 것입니다.

우리는 다만 그 은혜를 믿고 그 말씀을 순종할 따름입니다. 이는 우리를 사랑하셔서 구원하시는 분이 하나님이시고, 우리에게 믿음과 용기를 주시는 분도 그리스도시요, 그 은혜를 깨달아 감사케 하시는 분도 성령님이시요, 우리에게 영생의 기쁨과 확증을 갖도록 밝히 보여 주시는 분도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착한 일을 하고 잘 살고 똑똑해서 구원받는 것이 아닙니다. 오직 “그 은혜를 인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었나니 이것이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결코 구원은 인간의 행위에서 난 것이 아니니 이는 누구든지 자랑치 못합니다”(엡 2:8,9, 딛 3:4,7).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은혜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 안에서 새 생명으로 출생한 자들입니다. 그 후로는 계속 하나님과의 평화를 누리고, 거듭난 생명으로 주님을 경배 찬양하며, 성령님으로 말미암아 기도하고, 담대히 은혜의 보좌 앞에 나아가며, 사랑으로 섬기게 되었습니다. 또한 그리스도의 영을 소유한 성도들은 성결한 생활을 계속하는 가운데 그리스도의 복음과 진리를 전파하고, 하나님께서 자기 피로써 값주고 사신 교회 안에 거하고, 은혜에 풍성하신 아버지께서 주시는 각양 좋은 은사(恩賜)와 온전한 선물을 받아 누리고, 불변하는 영생을 취하게 되었습니다. 이 모두가 하나님의 온전하신 은혜의 결과입니다. 주님의 은혜를 찬송합니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구속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로 값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은 자 되었느니라···· 그러므로 사람이 의롭다 하심을 얻는 것은 율법의 행위에 있지 않고 믿음으로 되는 줄 우리가 인정하노라”(롬 3:24,28)

율법이나 십계명을 지켜서 구원받는 것이 아닙니다. 자기의 선행이나 종교적인 충성으로 하나님 나라에 들어 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믿음으로, 믿음으로만, 하나님의 은혜로 값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습니다. 이것이 은혜의 본질이요 구원의 길입니다.

 

(79년 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