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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검 다리
그분은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고 진리를 아는 데 이르기를 원하시느니라(딤전 2:4) __________ 신앙상담은 asan195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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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9. 29. 08:27 횃불/1981년

도시계획 확인(1)

 

악인은 엎드러져서 소멸되려니와 의인의 집은 서 있으리라”(잠언 12:7)

1979년초부터 이웃사람들은 지하철 3호선의 이야기로 흥분과 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시민의 발이 되어줄 지하철이 거미줄처럼 건설된다는 것은 얼마나 기뻐해야 할 일이겠습니까? 그런데 문제는 교통과 노선에 위치하고 있는 가옥들이 헐리게 되면 보금자리를 잃고 보잘것없는 보상을 받아 어디론가 떠나야 하는 시름을 안고 있기에 자못 심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더우기 우리 집은 비원에서 종로를 연결하는 한복판에 있었기 때문에 자신이 도시 계획책임자라 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몇번이나 측량이 거듭되면서 우리 집 주위에는 멀리 가까이에 불리하게 보이는 표시와 숫자가 늘어갔습니다. 어느 날 이른 아침 쓰레기를 버리러 나갔던 아내가 흥분을 감추지 못한채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이웃집 아주머니에게 지나가는 말로 지하철이 어디로 난답니까?”하고 물었을 때 우리 집 쪽을 가리키며 이쪽으로 난대요라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던 것입니다. 그 집과 우리 집은 소방도로를 격하고 있어서 그 집이 헐리거나 아니면 우리집이 헐려야 할 형편이었기에 우리가 헐리는 편이 낫지 뭘 그래하고 부러 태연해 보였지만 마음의 흥분은 어쩔수가 없었습니다.

20번쯤 남의 집을 찾아 다녀야 했고 주인의 눈치를 살피면서 이불을 뒤집어 씌운 채 우는 아이를 달래야 했던 십여년의 서울 생활이 문득 스쳐가곤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주님은 다시금 나의 보금자리를 흔들어 흩으시려고 확정하신 것입니다. 왜 주님께서 우리 집을 헐기로 결정하셨을까? 어렴풋하게나마 마음에 켕기는 것은 나의 교만을 꺾으시려는 것임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또 두렵건대 네 마음에 이르기를 내 능과 내 손의 힘으로 내가 이 재물을 얻었다 할까 하노라 네 하나님 여호와를 기억하라 그가 네게 재물 얻을 능을 주셨음이라”( 8:17,18).

빈손으로 서울에 올라와서 10여년 동안에 주님께서는 내 영혼을 구원해 주셨을 뿐 아니라 범사를 축복해주셨습니다. 그래서 나는 가끔 주님께서 우리를 편애하고 계셔라고 아내와 주고받으며 울먹였고 왜 주님께서 이처럼 과분한 선물을 주셨을까?”하고 몇번이나 되뇌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구석에서는 자신의 집념과 지혜와 결단의 용기에 대해 한가닥 교만이 서려 있음을 부인할 수 없었고 나아가서는 이것이 가난한 사람들을 마음으로나마 쉽게 정죄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주님께서는 내가 이를 자백할 필요도 없이 자동적으로 확인시켜 주시며 온통 세상에 드러내버리시려는 것입니다.

(다음 호에 계속)

 

(1981 9월호)

posted by 징검 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