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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은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고 진리를 아는 데 이르기를 원하시느니라(딤전 2:4) __________ 신앙상담은 asan195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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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9. 11. 10:55 횃불/1994년

문둥이들의 찬양

 

 학교에서 전체적으로 소록도 견학을 갔다. 차를 타고 고흥까지 가서 그곳에서 소록도에 들어가는 큰 배로 갈아탔다.

소록도에 간다는게 호기심 때문인지 좀 설레었고 무엇보다 배를 타는게 신났다.

하나님이 만드신 그 물결을 헤치고 달릴 때 난 이게 모두 우리 아버지 솜씨야소리치며 자랑하고 싶었다. 순간 벌써 다 도착해버렸다(5분 정도 소요됨).

배에서 내려 한 15분 정도 걸어 들어가니 하얀 병원 건물이 보였다. 각층마다 입원 환자들이 있었다. 성경에서 문둥병에 대해 여러 이야기들을 보았다. 도대체 그 병은 어떤 모습일까? 무서울까? 긴장이 되었다.

병실에 들어서서 자연스럽게 환자들을 대하라는 간호사의 사전교육을 기억하고 환자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순간, 마음이 아팠다. 어떤 할아버지는 손가락 마디가 없었다. 그 손으로 이불을 당기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어떤 분은 눈썹이 없다. 겨우 몇 개 남은 분도 있었다. 앞을 보지 못해 지팡이를 짚고, 혹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거동을 하고 있는 사람, 화상을 입고 치료하고 있는 사람, 전혀 움직이지 못하고 식물 인간처럼 드러누워 없는 사람, 다리가 없는 사람, 발가락이 없는 사람, 피부에 여러 모양의 병변을 가진 사람, 수포가 생긴 사람, 살이 문드러진 사람, 정말 가지가지였다.

안녕하세요, 할머니.”

나의 인사에 아무 말없이 부끄러운 듯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신다.

아아, 내가 여기서 무어라 말해야 할까? 여러가지 생각이 일어났다 사라진다.

문둥병(나병)은 나균의 침범을 받아(주로 신경과 피부) 그로 인해 감각이 상실되어 위험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고 상처를 치료하지 못해서 점점 병변이 심해지고 확대되게 된다고 한다.

이 소록도에는 약 6,000여명 정도의 나병환자들이 거주하고 심한 사람은 병원에, 조금 덜 심한 사람들은 동을 형성하여 마을에 살며 여러가지 농작물을 키우며 살고 있었다. 쪽 둘러보니, 교회가 참 많았다. 대부분이 교회를 다니고 있고 그들의 하늘에 대한 소망은 누구보다 강하다고 한다. 세상 것이, 육신의 것이 포기되어질 때 만큼 하늘에 많은 마음을 쏟게 되는가 보다.

교회당 안에서 간절한 기도소리, 찬양소리가 들린다. 병실에 누워있는 환자들 머리 맡에는 대부분 성경이 놓여있었다

없는 자에게 부요가 되시는 분, 버리운 자에게 소망이 되시는 분, 그분이 저들의 찬양을 어떤 모습으로 듣고 계실까?

감각을 잃는다는 것은 참 무서운 일이다. 그러나, 나는 오늘 새로운 감동을 느낀다.

그들의 찬양소리를 들으며 세상의 것, 육신의 것들은 잃었으나 하나님께 영으로 찬양드리는 그들을 보며 나 자신 또한 세상에 대하여는 감각을 잃고, 주님에 대하여 새로운 신경으로 느끼며 반응하길 기도했다.

돌아오는 뱃길에 짧은 순간이지만 그 온전하지 못한 육신 가운데 하늘의 온전한 영으로 부르는 그들의 찬양소리를 떠올리며 문둥이의 찬양이라는 노래를 불러본다.

 


 

없어진 손가락

없어진 눈썹

없어진 발가락

문드러진 살

이 모습 부끄러워

사람 앞에 나가지 못하나

여호와 나의 하나님이시여

당신은 나의 이 병든 모양새도

외면치 아니하시니

주님 당신 앞에

나의 남은 것들로 춤추며 나아갑니다.

세상에 수많은 아름다운 춤들이 있지만

이 병든 자의 춤도 받아주소서.

 

주님

저는 감각을 잃었습니다.

세상의 뜨거운 것,

아픈 것,

차가운 것,

나는 알지 못합니다

나의 신경은 죽어버렸습니다.

주님,

내 살점들은 자꾸만 문들어져 갑니다.

주님,

내 뼈마디는 자꾸 떨어져나갑니다.

주님,

나의 눈은 자꾸 어두워져 갑니다.

주님,

내 모든 모양새들은

사람들의 싫어 버린바 되어 갑니다.

 

그러나 주님

주님께서 내게 주신 당신의 살과

그 거룩한 피로

이제 내 영혼에 새살들이 돋아나고,

새로운 피가 휘감아 돕니다.

내 모든 뼈마디 마디가

새 힘을 얻습니다.

사랑의 주께서

이 병든 자에게 주신 변화

이것들로

주께서 수고하여 내게 주신

이 하늘의 새것들로 주님을 찬양합니다.

사람 앞에서는 흐느적흐느적,

절뚝절뚝거리나

주님 앞에서는 나비의 날아감보다

더 아름답게 날며 춤을 춥니다

 

내 모든 소망이 하늘에 있습니다.

내 눈이

내 살이

내 뼈가

내 피가

주님 안에 있습니다.

주님

죄악 중에 났던

나의 이 모든 육이 다 떨어져나가고

다 잃어져가고 다 어두워져 갔을 때

그 안에는 진정 내 영혼

새 하늘의 춤을 추며

당신께로 가리이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성도님의 글입니다-

(1994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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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징검 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