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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은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고 진리를 아는 데 이르기를 원하시느니라(딤전 2:4) __________ 신앙상담은 asan195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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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 6. 09:22 횃불/1996년

천국 갈 확신 있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이방인으로서 죄 가운데 묻혀 살 때는 죄를 범해도 감각도 없이 죄 속에 묻혀 살고 있었다.  죄없는 사람은 어떨까? 아니 죄없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있다면 방법이 무엇일까?’ 죽은 영의 죄인으로서는 상상도 안되었다. 그저 죄가 없는 자는 사람 아닌 천사이겠지하고 해답 아닌 해답을 내리고 말았다. 시대와 사회에 죄가 범람하면 할수록 사람들의 입과 귓가와 눈에는 아담과 하와 그리고 예 수님에 관해선 솔직히 관심이 증가하는 것 같다. 

내가 어릴 적에 흘리는 코를 주체 못하고 이쪽 저 쪽 팔로 쓱쓱 문지르고 길 모퉁이에 웅크리고 있을 때, 나의 시선을 사로잡던 무엇이 나타났다. 까만 책 두권을 든 신사와 빨간 원피스를 입은 사람이 내게 받으라고 주는 것이 있었다. 흰색의 설탕이 묻어서 정말 먹음직스런 사탕이었다. 어린 동심에서 주저없이 손을 쓱 내밀었다. 얼른 주실 것이지 주지는 않고 얘기를 잘 듣고 약속하면 준다는 것이다.  

성탄절에 말 구유에서 어쩌고 저쩌고 귀에 들어 오지도 않았고 얘기가 끝나면 했어야 될 대답을 중간 중간에 몇 번이나 했다.  그러겠다고 무엇이든 시키는대로 하겠다고···· 마침내 그 사탕이 내 입에 들어왔다. 어찌나 달고 맛 있었는지 닳아질 세라 입안에서 굴리지도 않고 생겨나는 침만 꿀꺽 꿀꺽 삼켰었다. 까만 책 두권 든 사람이 교회 오라고 하면 무조건 , 갈께요라고 대답해야지 하고 생각하면서···· 그 귀한 사탕 받을 생각에서이다. 

그렇게 해서 시작된 교회 생활이었다. 속된 말로 사탕발림으로 시작한 것이 점점 열심이 쌓여갔다. 도시라곤(가까운 광주) 가 본적 없는 시골 소녀의 마음엔 착하고 선하게 살라는 말들이 너무도 좋았다.  그러면 천사도 될 수 있다는 주교사의 말은 빠짐없이 교회로 향하게 했다. 여자는 함부로 대문 밖을 나 다니면 안 된다는 아버지에게 교회 갔다 올적마다 호되게 야단맞고 매도 맞았다. 그래도 안 가면 큰 죄인 줄 알고 몰래 갔다. 매 맞는 것보다 안 가서 천사같이 안 되는 것이 더 무서웠기 때문이다. 

몇 해가 거듭되고 교회 생활도 계속되었다. 광주로 유학(고등학교)을 오면서부터는 공부에 욕심보다는 그동안 못했던 새벽 기도, 금요 철야 기도를 원 없이 하리라고 다짐을 몇 번이나 했다. 새벽 4 30이면 일어나 새벽기도를 가기 시작했다. 새벽 미명에 기도하셨다는 예수님을 본받아야 한다는 가르침 때문이었다. 쏟아지는 잠을 못 이기고 몇 달 동안은 가서도 거의 잤다. 그렇지 않을 때는 무엇 때문인지도 모르고 실컷 울기가 일쑤였다. 눈물이 안 나올 때는 내 믿음이 떨어진 줄 알고 부끄럽고 괴로웠다. 그러던 중 교회 목사님의 비리가 퍼지고 좋은 목사 찾아간다고 많은 사람들이 교회를 옮겼다. 성경 대로 하는 곳을 찾아야 된다고 옮겨 다녔다. 기도원 같은 데도 많이 참석했다.  사람들이 말하는 기적이 많이 일어났다. 수술도구도 없이 맨 손으로 아픈 곳을 만지면 칼로 자른 듯이 핏덩어리가 나오기도 하고, 마귀가 들어서 안수기도 해야 한다며 머리를 사정없이 때리기도 하고, 부흥 강사가 내 자리에도 왔는데 기도 자세를 하고 있는 나에게 죄가 덜 빠져서 고개가 조금 숙여지고 있다고 머리를 힘껏 때리고 지나가 버렸다. 어이없이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소리 내어 큰 소리로 기도하고 울기를 목이 잠길 때까지 울고 나니 눈물 콧물 범벅된 얼굴을 교인들이 닦아주면서 믿음이 너무 좋다고 목회자 사모님감이라고 칭찬들이 자자했다. 그럴수록 내 마음 속엔 이것이 아닐텐데 하는 무엇인지도 모를 의문이 들었었다. 간절히 마음으로 성경대로 하는 곳을 찾게 해달라고 부르짖었다. 성령 충만한 것 같았는데 집에 가면 왜 그리 허전한지 얻는 것도 없었다. 허탈하기만 할 뿐, 그래서 일주일씩 금식도 해보았지만 마찬가지 반응이었다.  그래서 목사님과 상담도 했다. 하나님의 종으로 대단하게 생각했던 목사님의 대답은 너무나 어이없는 답변이었다. 은혜를 많이 받으면 허탈한 것이라고 했다.  무엇인지도 모를 무언가를 갈망하며 찾고 있을 때 존재하지 않을거라 믿었던 죄인 아닌 사람으로서 의인된 어느 형제님을 만났다. 그리고 거듭난 그리스도인들의 모임도 있다고 들었다. 믿기지 않았고 이상하기만 했다. 들어왔던 교파 중에서도 못들을 정도로 희귀한 데가 있구나 싶었다.  말씀의 가르침대로 만찬을 통해 떡과 잔을 나누며, 여자들은 너울을 쓰고, 봉사와 구제는 성령님의 감동하심으로 은밀하게 하고, 헌금 또한 무명으로 한다고 하는 것을 들으니 헌금에 대해서는 좋았지만 의아한 면이 더 많았다. 예수교 장로회만이 정통으로 배웠는데 ···· 그러면서 그 형제님이 질문했다. “예수님 믿는 것은 심히 기쁜 일인데 당신은 예수님 믿는 것이 심히 고달픈 것이 아니냐는 질문이 내 마음을 열게 했다 아, 그렇다. 평안한 안식을 찾는 것이 아니라 나는 늘 부족함과 회개와, 해도 해도 끝도 없는 율법의 요구 앞에 늘 죄인이었다.  내 마음을 거울로 보고 있는 것처럼 적절한 말씀으로 정곡을 찌르기도 하고 구원이 무엇인지, 어떻게 받는 것인지 교제해 주셨다. 처음으로 구원에 관한 질문에 너무나 속상했다. 나를 몰라도 저렇게 몰라 줄까 하고 말이다. 몇 년을 했던 새벽기도며, 선한 일이며, 부흥회에 갔던 횟수며, 금식기도며 내 이력서를 펼쳐냈다.  그런데 감탄하고 칭찬할 줄로 알았던 내게 형제님께서는 그러셨어요. 천국 갈 수 있습니까?” 라고 물으셨다. “세상 천지에 천국 갈 확신 있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저에게 한번 데려와 보세요. 사람인지 귀신인지 확인해 볼테니까하고는 나는 나와버렸다. 

천국 갈 확신이 있다니 참 교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시간 낭비한 것 같아 후회가 되었다. 나도 그렇게 될지 모르니 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따지고 그러면 안 된다고 일러주려고 찾아갔다.  그런데 털 깎는 자 앞에 잠잠한 어린양처럼 왠지 모르게 입이 안 열렸다. 겸손한 모습이 죄인이었던 나에겐 부족해 보였으며 말씀을 펴가며 읽어주시는 모습은 교만해 보였었다.  목사님도 아닌 형제라면서 너무 깊이 성경을 아는 것 같아 염려도 되었다. 그런데 골수를 쪼개고도 남을 말씀이 저에게도 능력으로 나타났다.  십자가의 도가 미련한 자에게는 수치와 부끄러움이나, 믿는 자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누구든지 예수 믿으면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으리로다”( 3:16). 안 울어도, 금식하지 않아도, 새벽기도에 빠져도, 날마다 회개하지 않아도 천국 갈 수 있다니 허탈하기도 하면서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되었다.  믿음으로 갈 수 있는 곳이 천국인데, 마음으로 믿어 의에 이르고 입으로 시인하여 구원에 이르는 것을 모르고 열심히 열심히 더 열심히 행해야 된다고 요구하는 율법 아래에서 종노릇하며 죽을 때까지 해도 모자랄 회개와 봉사의 압박에서 벗어나다니, 이것이 값을 치룰 것이 없는 하나님의 은혜이며, 선물이라니! 너무나 감격되어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흘렀다. 

예수님께서 내 죄를, 주홍같이 붉은 죄를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다 없애 주시고 부활하심으로 산 소망을 주심을 감사합니다. 십자가 고난 참으셔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님만이 나의 자랑이며 산 길인 것을 감사드립니다.”  저와 같이 율법 아래에서 종노릇하며 종교생활 가운데 지쳐 있는 분이 이 글을 읽으시고 죄의 속박에서 풀려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죄를 모두 담당해주신 주 예수님, 감사합니다.

 

(1996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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