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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은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고 진리를 아는 데 이르기를 원하시느니라(딤전 2:4) __________ 신앙상담은 asan195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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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0. 14. 19:52 횃불/1998년

거절할 수 없는 사랑

 송미향(대구 대명동교회)

이제 은혜를 입은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으로서 마음에 품었던 진솔한 것들을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여러가지 개인적인, 아니면 가족적인 부끄러움에도 불구하고, 저의 이러한 간증을 통해 저와 비슷한 분이 계시면 유익을 얻기 바랍니다.

어릴 때부터 저는 그다지 밝게 자란 편이 못되었습니다. 할머니와 고모들의 정신적인 학대를 감소해 나가는 어머니의 고통스런 모습에서 눈물을 알게 되어 아직까지도 눈물이 많은 편입니다. 무서웠던 할머니의 최후 5년간의 치매로 인하여 최소한의 모습마저 버려진 그러한 상황 속에서, 인간이 살다가 죽는 그 문제에 대해서 늘 궁금하게 생각되었습니다. 어떤 때는 어린 나이였지만 사는게 고통스러웠습니다. 새벽 두세시면 어김없이 엄마야! 엄마야!” 불러대는 할머니의 정신없는 외침을 들어가며 사춘기를 보냈습니다. 우울한 사춘기 그 자체였습니다.

저에게 교회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연관된 생활의 일부분이었고, 주일을 어긴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교회는 날마다 죄책감을 더해 주었고 또한 용서를 비는 반성의 장소였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도망하고픈 생각이 일어났습니다. 죄짓고 용서를 비는 다람쥐 쳇바퀴의 생활에 점점 숨이 막혔고 할 수도 없는 것들에 이것하라, 저것 하지말라 하는 그런 규율들에 회의가 짙어져 갔습니다. 주위의 다른 사람들을 보아도 마찬가지 모습이었습니다. 도덕적으로 완전한 저의 모습을 상상해 보았지만 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물론, 같은 또래의 아이들보다는 더 도덕적이고 정해진 규칙을 모범적으로 지키는 세상적으론 착한 학생이었습니다. 그러나 속마음까지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미움, 교만, 분노, 비아냥거림, 시기, 질투….

미션 계통의 고등학교, 대학교를 거치면서 별다른 해결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양심의 소리를 묻어둔 채 쉽게 생각하고, 쉽게 살고 세상이 무엇인가 있다는 마음 속의 울림은 늘 풀어야 할 숙제처럼 남아 있었습니다.

어느날, 대학 2학년쯤 제가 자라왔던 교회를 떠나야겠다는 무거운 결정을 했습니다. 그리고 곧이어 다른 교회들을 순례해 보기로 했습니다. 동네의 자그마한 교회들, 때론 유명한 교회, 천주교회, 성공회…. 결국은 아무도 날 괴롭히지 않는 대학 교회로 결정하고 힘들었던 교회 순례도 막을 내렸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예상치 못했던 공허와 허탈과 좌절감에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여자들도 무언가 할 수 있다는 목소리에 늘 익숙해 있었고 그런 교육을 수없이 받아왔었습니다. 나름대로 기회를 잡아보려고 동분서주 했지만, 취업의 문은 닫혀져 있었고, 매일매일 기대가 허물어지면서 자책을 했습니다. 하라는대로 열심히 살아왔는데 남은 것은 어두컴컴한 방 구석에 놓여진 여러권의 책과 잠자리뿐이었습니다. 아무도 날 인정해 주지 않았습니다. “노처녀 히스테리는 저의 통칭이 되어 버렸습니다. 게다가, 처음에는 여드름이 온 얼굴에 퍼져 시퍼렇게 된 모습은 누가 보아도 초라하고 별 볼일없는 고집스런 노처녀의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제가 누구인지 몹시 혼동스러웠습니다. 어떤 때는 사람 만나는 것이 귀찮기도 하고, 식구들 역시 달가운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낮에는 자고 밤에 일어나 책을 읽고, 그림도 그리고, 라디오도 들으며 혼자만의 생활을 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것도 싫어지면 몇박 며칠을 잠만 자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점점 죽음을 동경하게 되었습니다. 매일 해뜨는게 괴로왔고, 폐인이 되어가느니 죽음 그 자체가 아름다와 보였습니다. 눈을 감으면 이내 흘러내리는 조용한 흐느낌은 절망의 숨소리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허무주의와 신비주의의 책들을 뒤적이다 성경을 읽어보았는가?”라는 질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일주일간 먹고 자는 시간만 빼고는 마구 읽어 나갔습니다. 다 이해할 수 없었지만 하나님은 인간을 너무도 사랑하셨고, 어떤 계획을 갖고 계셨고, 세상은 시작이 있듯이 끝이 있고, 사람은 죽음으로는 끝나지 않는 어떤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그 당시에 얻을 수 있었던 대략입니다. 성경책을 읽으며 그냥 버려진 내가 아니었다는 확신을 갖게 되면서 아침에 눈을 뜰 힘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아파지기 시작했습니다. 온 몸의 감각들이 통증에 시달렸습니다. 눈도 아프고 자꾸 눈물이 나고, 이도 쑤시고, 귀도 아파서 멍멍하고, 손톱 끝도 쑤시고 이틀동안 꼬박 5분마다 설사와 발열과 오한….

그 당시에 아팠던 기억은 보통 앓을 수 있는 것 이상이었습니다. 물 조차도 목으로 넘길 수 없는 탈진의 상태가 되었습니다. 정신만은 말짱해서 이제 죽는구나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사흘이 지난 후 엄마의 부탁으로 어떤 장애인 한 분이 찾아 오셨습니다. 기도를 해 주신 후 교제 중에 제게 마음이 교만하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무슨 뜻인지 잘 몰랐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저 자신이 늘 겸손한 사람이라고 느끼고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그 이후로 몸이 회복되었고 그때부터 내가 교만한 이유가 무엇인지 마음 속으로 기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막연하게나마 나의 마음이 낮아져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다시, 해가 뜨는 아침이 좋아졌고 내가 처한 현실들을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곧 결혼을 하게 되었고, 미국에서의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늘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신앙의 문제는 여전하였고, 그곳에서의 교회생활도 전과 아주 똑같았습니다.

첫 아이를 낳아서 잠시 귀국하여 서울에 왔습니다. 동생의 권유로 서대문 교회에 구경삼아 갔었습니다. 머리에 수건을 쓰는 것과 앉아서 예배를 드리는 모습이 제게는 별 문제가 되지 않았고 오히려 성경말씀의 충실한 설명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형제 한 분이 다가와, 죄사함을 받았느냐? 거듭났느냐? 라는 못마땅한 질문을 좀 무례하게 물어왔습니다. 속으로 너보단 착하다를 되뇌이며 불쾌하게 돌아갔습니다. 생각에서 떨쳐 버리고 싶었지만 그 질문들이 밤이나 낮이나 괴롭혔습니다. 그럭저럭 지내다 미국교회 실내 정면에 조각된 주님의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문을 두드리고 조용히 기다리시는 주님의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주님, 전 정말 모르겠어요. 어떻게 해야 주님께서 내 안에 들어오시죠? 좀 가르쳐 주세요. 제게도 보여 주세요.” 많은 밤을 눈물로 베겟잇을 적시며 그렇게 지나갔습니다. 그러던 중 둘째의 산후조리를 위해 여동생이 비행기를 타고 날라왔습니다. 임신 8개월이라 몸이 많이 힘들었지만 동생의 권유와 막연히 해답을 얻을 수 있다는 약간의 기대감과 흥분을 갖고 세크라멘트 지역에서 열리는 모임의 수양회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자매님과의 교제를 통해서, 성경말씀의 비췸을 통해서 하나님의 구원계획과 동기와 방법, 효력을 알게 되었고, 중요한 것은 세상의 모든 죄 안에 나의 죄도 포함된다는 사실이 놀라왔습니다. 그리고 제가 할 수 없는 모든 것을 이미 1900년전 주님께서 다 이루어 놓았다는 사실이 정말로 실감되었습니다. 그것은 정말 저에게 가장 필요했던 복된 소식이었습니다.

너희가 그 은혜를 인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었나니 이것이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 2:8).

처음으로 보는 말씀인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뭔가 해야 될 줄 알고 있었는데 완전히 오해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저의 죄악된 본성을 이미 아셨고 그 어떠한 선한 의지도 없는 그런 나약한 모습 그대로 부르셨습니다.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없을지라도 하나님의 선언이시고 약속의 말씀이셨습니다. 저는 그때 비로소 모든 허물을 담당해 주신 주님께 의지하여 하나님께서 준비하신 선물을 받으려 저의 부끄럽고 보잘것없는 빈 손을 담대히 내밀었습니다.

고마우신 그리스도의 복음 아래서 무릎을 꿇었습니다. 주님의 피가 이해되어지기까지 여러 모양과 여러 방법을 통해서 하나님께선 성실히 이루어 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선 믿음이 있기 이전에 나쁜 길을 막아주셨고 좋은 것으로 늘 공급해 주셨습니다. 때론 가치없는 이 인생에게 오래 참으셨던 사랑에 마음이 저려오곤 합니다.

주님! 전 벌써 중반을 넘은 나이가 되었어요. 총명하고 힘있던 좋은 시절을 많이 쓸데 없는 것에 날려 버렸어요. 앞으로 남은 저의 인생 안에서 다시는 생수의 근원되신 하나님을 버리고 터진 웅덩이를 파는 어리석음을 허락지 말아 주세요. 주님만이 저의 의미이시며 기쁨이십니다.

주님! 저는 주위의 여러 사람들에게 주님의 길로 인도하는 디딤돌이 되고 싶어요. 저도 할 수 있나요? 그리고 지금 저는 무너져야 할 자아의 성 앞에 서 있어요. 그것은 너무 오랫동안 견고히 지어진 것이기에 전 할 수가 없어요. 주님의 손에 맡길 뿐입니다.

주님! 사랑해요.

당신의 진실한 사랑 때문에 저도 당신을 사랑하게 되었어요.

이와 같은 때에

난 노래하네.

사랑을 노래하네.

주님께….”

 

(1998 7,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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