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스디
진 · 더건
에스더서(書)는 6개월 동안 계속된 잔치로부터 시작됩니다. 아하수에로 왕은 메데와 파사 제국의 왕이었으므로 지금의 인도와 에디오피아까지 다스렸습니다. 그것은 아주 거대한 왕국이었습니다. 그는 통치 3년째에 자기 왕국에 속한 모든 귀족, 장수, 각 도의 방백들을 초청하여 큰 잔치를 베풀었습니다. 그 이유는 자기 모든 소유와 왕궁과 신하들을 그들에게 과시하고 싶었을 뿐만 아니라 자기가 계획하는 전쟁을 위해 그들의 원조를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들 중 대부분은 먼 길을 와야 했는데 그 당시 그와 같은 여행은 그리 쉽지 않았습니다. 왕궁에 도착한 후에도 그들은 6개월씩이나 머무를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그 기간 동안 오고 가고 했을 것입니다. 6개월 동안이나 계속된 잔치의 비용이 얼마나 되었겠는지 한번 상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6개월 간의 잔치가 끝난 후 왕은 또 작은 자로부터 큰 자까지 수도(首都) 수산성에 사는 모든 사람을 초청하여 다른 잔치를 베풀었습니다. 그리고 그 잔치는 왕궁의 후원 뜰에서 7일 동안 열렸습니다. 성경은 이들의 아름다움에 대해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백색, 녹색, 청색 휘장을 자색 가는 베 줄로 대리석 기둥 은 고리에 매고” 그 당시 그들은 소파에다 등을 대고 식사를 했는데 왕궁 뜰에 있는 그 소파들은 금과 은으로 만들어진 것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이것들은 각종 보석들과 자재가 깔린 도로 위에 놓여 있었습니다. 아하수에로 왕이 얼마나 부자였는지 짐작할 수 있으시리라 생각합니다.
그 잔치에서 어떤 종류의 음식이 제공되었는지 모르지만 금잔(金盞)에 담긴 포도주가 제공되었으며. 그 잔들은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진 것들이었는데 모양이 각각 달랐습니다. 그들은 각각 자기가 원하는 만큼 술을 마셨습니다.
성경은 술 마시는 것에 대해 다음과 같이 경고하고 있습니다. “술 취하지 말라 이는 방탕한 것이니”(엡
아하수에로 왕이 남자들을 위해 잔치를 배설하는 동안 왕후 와스디도 부녀들을 위해 잔치를 베풀었습니다. “와스디”라는 이름은 “가장 사랑하는 사람” 또는 “연인”이라는 뜻이며. 왕은 이것을 왕후에 대한 사랑의 표현으로 사용했을 것입니다. 그녀는 대단히 아름다운 여인이었습니다. 왕후 와스디도 왕궁에서 잔치를 열었는데 성경에는 부녀들도 술을 마셨다는 기록이 없습니다.
잔치가 끝나는 칠일째 되는 날 왕은 마신 술로 인해 기분이 몹시 유쾌해지자 좋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는 그때까지 손님들에게 자기의 모든 재물과 음식, 정원, 왕궁 등 자기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보여주었는데 이제 딱 한 가지 보여주지 않은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그의 아리따운 왕후였습니다. 그는 왕후의 아리따움을 뭇 백성과 방백들에게 자랑하고 싶어서 일곱 종들을 그녀에게 보내 왕후의 의관(衣冠)을 정제(整齊)케 하고 자기 앞으로 데려오도록 분부했습니다. 그러나 종들이 가서 왕의 분부를 그녀에게 말했을 때 마땅히 왕명을 따라 서둘러 와야만 했음에도 불구하고 와스디는 거절했습니다. 이것은 큰 일입니다! 아무도 설혹 왕후라 할지라도 메데와 파사 왕의 명령을 거절해서는 안되며 만일 그렇게 한다면 그것은 곧 죽음을 의미했습니다. 그런데도 와스디는 가려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일곱 종들은 아하수에로 왕에게 돌아와 왕후 와스디가 오려 하지 않는다고 보고했습니다. 그 많은 손님들 앞에서 이 보고를 듣는 왕의 모습을 한번 상상해 보십시오! 그는 6개월과 7일 동안 그들에게 자신의 위대함을 과시해 왔는데 이제 그 종들이 말하기를 왕의 아내가 오려 하지 않는다고 했던 것입니다. 이에 그는 대단히 노했으며 성경은 이것을 “왕이 진노하여 중심이 불붙는 듯 하더라”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하수에로 왕은 몹시 노한 것에 반해 왕후의 태도에 대해 급히 결정을 내리지 않고 먼저 박사들에게 조언을 구했습니다. 이것은 우리도 본받을 만한 태도입니다. 우리가 몹시 화났을 때 섣불리 말을 하거나 어떤 행동을 취하면 나중에 크게 후회하게 되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그는 그 박사들을 불러 말했습니다. “나, 왕 아하수에로가 종들을 보내 왕후더러 오라는 명령을 내렸는데 왕후가 거절하였다. 법대로 한다면 그녀를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그 박사들은 깊이 생각하다가 그 중의 한 사람이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왕후 와스디는 왕과 왕의 신하인 우리 모두를 모욕했습니다. 이 나라에 사는 모든 부녀들이 왕후 와스디가 한 일을 듣게 되면 자기 남편을 멸시하기 시작할 것이며 그렇게 되면 곤란한 일이 많이 일어날 것입니다. 이 일은 반드시 막아야 하므로 왕께서는 어떤 방법으로든지 왕후 와스디를 처벌해야 합니다. 왕께서 만일 선히 여기시거든 왕후 와스디로 하여금 다시는 왕 앞에 오지 못하게 하는 조서를 내리소서. 그리하면 백성들이 불순종하는 대가가 어떤 것인지 알게 될 것입니다.
왕은 그 제안을 좋게 여겨 왕후 와스디로 하여금 다시는 자기 앞에 오지 못하게 하겠다는 조서를 내렸습니다. 그러고 거기에다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모든 남편들은 자기 집을 주관하라.”
그 조서는 와스디에게 더 이상 왕후가 된다거나 다른 사람과 결혼할 수 없음을 의미했습니다. 그녀는 결국 자신의 반항에 대한 값을 치루고 말았습니다. 그녀가 그 일을 후회했는지는 모르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하나님께서 그 일을 통해 자신의 계획을 수행하고 계셨으며 아하수에로 왕과 왕후 와스디가 그것을 몰랐을지라도 그들은 그 하나님의 계획안에 포함되어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성경은 그것에 관해 다음과 같이 잘 표현해 주고 있습니다.
“왕의 마음이 여호와의 손에 있음이 마치 보(洑)의 물과 같아서 그가 임의로 인도하시느니라”(잠
(1984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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