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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은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고 진리를 아는 데 이르기를 원하시느니라(딤전 2:4) __________ 신앙상담은 asan195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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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7. 8. 10:31 횃불/1993년

침묵 시위

계 경 자

 

어느 긴 겨울 밤, 오랜만에 만난 어느 자매와 함께 밤이 늦은 줄도 모르고 얘기 꽃을 피웠던 내용이다.

그 자매의 간증을 들으면서 나는 주님께서 당신의 이름을 위하여 어떻게 우리를 교훈하시고 책망하시며 바르게 교육시키심으로 거칠고 모나서 쓸모없는 우리를 당신의 사람으로 적합하게 변화시켜 주시는지 새롭게 배우게 되었다.

 

우리는 기쁜 마음으로 자매회로 모였어요. 며칠 후면 복음 전도집회로 큰 잔치가 있을 예정이었으니까요.

매주 모이는 자매회였지만, 오늘은 특별집회를 앞둔 때문에 여러가지 준비할 것도 많아 마음이 퍽 분주했답니다. 그러나 그 어떤 준비보다도 자매들이 마음을 같이 하여 기도함으로 주님의 일에 동역할 수 있음은 더욱 마음을 뿌듯하게 했었지요.

특별히 말씀을 증거하실 형제님을 위하여 기도함은 물론이거니와 준비된 영혼들이 집회에 참석하여 말씀을 듣고 믿음에 이를 수 있기를, 그리고 개인 상담을 하실 여러 형제 자매님들을 위해서, 그 밖에도 뒤에서 여러 모양으로 집회를 돕게 될 성도들의 손길들을 인도해 주시길 기도 드렸어요.

기도의 열기는 우리의 마음을 뜨겁게 했고, 또한 하나님께서도 이러한 우리의 마음을 기쁘게 받으셨다고 생각되어졌어요.

그런데, 그 기쁨은 잠시뿐, -어느 분이 그리스도인이 게으름을 피우고 있을 때 사단은 쉬고 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이 일하려 하면, 사단도 일하기 시작한다고 했던가요.- 우리들의 하나된 마음을 시기하는 사단의 역사는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일어나고 있었어요. 특별 집회를 하면 으레 특별 찬송을 준비하는 것이 통례로 되어 있어서 우리 기혼 자매회에서도 연습하도록 되어있었답니다. 집회가 끝나는 대로 찬양연습을 하실 분들은 다시 모이도록 했지요. 저는 특히 반주를 맡았기에 더 책임을 느꼈어요.

찬양 연습을 위해 모입시다.”

아무런 반응이 없었어요.

삼삼오오 옹기 종기 모여 않아 교제하기에 여념이 없었어요. 아낙네들은 모여 앉으면 할 얘기들이 많지요. 남편 얘기, 아이들 얘기, 시댁 얘기, 친정 얘기, 이웃 집 얘기 등 거기다가 그리스도인들의 경우 다른 얘기들은 다 접어두더라도 매일의 삶 속에서 주님을 배우게 되는 경험들을 나누는 이 교제야말로 얼마나 풍성하고 아름다운 교제인가요. 그러기에 고개를 끄덕여가며 다른 분들의 경험을 아멘으로 화답하는 광경은 우리의 교제가 무르익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겠어요.

이렇듯 흥이 나는 교제이다 보니, 다음할 일을 잊었던 것 같아요.

어서 모여 찬송 연습을 하고 집에 돌아가야 저녁 준비도 하지 않겠어요. 어서 모입시다.”

역시 반응이 없었어요.

어제부터 감기 증세가 있던 돐잽이 딸아이를 데리고 나왔더니 찬바람 때문일까 열이 나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나의 마음은 더 조급히 서두르게 되었던 것 같았어요. “어서 마치고 병원에도 들려 집으로 돌아가야 될 텐데····

이렇게 혼자 생각하며 여러 번 모일 것을 부탁해 보았으나 모여지지 않자 나의 마음은 점차 평정을 잃게 되었답니다.

찬양은 기쁨으로 드려져야 하는데 ····

화가 난 나는 말없이 예배당 청소를 시작했어요. 청소기의 윙윙거리는 소리 때문에 몇몇 자매님들이 자리에서 일어섰고, 일어선 길에 피아노 옆으로 모여들며 찬양 연습을 하자고 서두르셨지요. 그러나 나의 마음의 빗장은 이미 굳게 잠겨져 버렸으니, 찬송을 함께 하고픈 마음이 일지 않았어요. 그때부터는 내 쪽에서 모르는 척 계속 청소만 했답니다. 열이나서 괴로워하며 보채고 있던 아기까지 내게 따라 붙었답니다. 아이의 울음소리는 나의 마음을 더욱 분요케 했지요.

마침내 자매회를 인도하시는 J자매님께서 빨리 모여서 연습하고 갑시다라고 말씀하셨을 때, 내가 마음을 바꾸어 하던 일을 멈추고 함께 찬양을 했으면 괜찮았을 텐데 난 이 때에도 피아노 앞으로 가고 싶지 않았어요.

나의 마음에선 두 마음이 싸우고 있었드랬죠.

「무슨 일을 할 때마다 이렇게 힘들어서야. 일의 우선 순위를 정해서 먼저 해야 할 일을 우선으로 해야지. 대화야 다음에도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지금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이 있다는 것을 그렇게 모를까? 번번히 이렇게 마음을 상하게 하다니, 그러니 이번 기회를 통해 내가 얼마나 화가 났다는 것을 알려야 해」하는 마음과 「지금의 내 행동을 주님은 어떻게 보실까? 난 과연 잘 하고 있는 것일까? 사람의 성내는 것이 하나님의 의를 이루지 못한다셨는데, 나의 이렇게 성냄으로 무슨 의를 이를 수 있을까긴 하는 엇갈리는 생각들로 나의 마음이 어수선해 있는 동안 몇몇 자매님들이 몇번 찬송을 부르는가 싶더니 한 분 두 분 모두 흩어져 예배당을 나가시고 아무도 없었어요.

아차 싶더군요.

이렇게 하려는 것이 아니었는데····하는 수 없이 나도 울고 보채는 아기를 업고 텅 빈 교회당을 나셨어요. 돌아오는 길에도 여러 생각들이 엇갈렸고 더욱이 등에서 울고 있는 아기로 인해 더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답니다.

모두가 잠든 늦은 밤, 그렇게 보채던 아기도 잠든 조용한 시간에 난 하루를 돌아보았어요.

내가 성급했었어.

조금만 기다렸다면 기쁘게 모였던 것처럼 기쁘게 헤어졌을 텐데.

난 결혼 전에도 막내 기질이 있어서 늘 내 의견대로 되지 않으면 성급하게 화를 잘 내서 자주 주변의 사람들을 불편하게 해 드렸었는데 결혼 후에는 나 자신 이렇게 나쁜 습성들이 많이 고쳐졌다고 여겼는데 전혀 아니었구나.

같은 마음으로 주님을 섬겨야 하는데. 주님께서 십자가를 지시기 전, 제자들을 위한 기도 역시 그들의 「하나되게 하심」 이었는데.

성도의 하나되게 함을 나의 성냄으로 망가뜨리다니.

 

착잡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어요.

잠이 오지 않았지요.

다음날 아침, 눈을 떴으나 마음은 여전했어요. 조용히 말씀을 대하기 전에 기도를 시작했답니다.

주님! ····

다음을 이을 기도문이 떠오르지 않고, 도리어 마태복음 말씀이 떠올랐어요, “예물을 제단에 드리다가 거기서 네 형제에게 원망들을 만한 일이 있는 줄 생각나거든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와서 예물을 드리라.”

그렇구나. 난 어제 자매님들께 원망들을 일을 한 것이었어.

말씀을 폈으나 어제 일로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어요. 말씀뿐만 아니라 기도도 되지 않았구요.

주님! 제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해결책이 무엇입니까?” 주님은 내게 이미 해결방법을 일러 주셨건만, 난 할 수 없었어요.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잘못은 인정이 되었어요. 그러나 이러한 나의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자존심 때문에,

그렇지만(역시 변명도 있었다) 원래는 내가 먼저 잘못한 게 아니었어. 그리고 누구에게 사과해야 하나? 그날 거기 모였던 모두에게? 어떻게? ····

오전 내내 이러한 번민으로 내 마음은 너무도 괴로웠어요. 오후가 되어서야 나는 주님께서 보여주신 말씀대로 순종하기로 작정했어요.

먼저 J자매님 댁으로 전화기 버턴을 눌렀어요.

자매님, 어제는 제가 잘못했습니다.”

····

아무런 말씀이 없으셨답니다.

자매님,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할께요. 저를 용서해 주세요.”

무척 언짢으신 것 같았어요.

난 수화기를 들고 조용히 기다렸어요.

한참 후에야,

다음부턴 이런 일이 없도록 해요.”

.”

큰 집회를 앞두고 나의 행동은 분명 잘못이었지요.

다행히도 그 자매님은 날 용서해 주시면서 특별집회에 앞서 자매들이 얼마나 조심해야 하는가를 일일이 일러주셨답니다.

이어서 나는 몇몇 자매님들께도 나의 잘못을 사과하는 전화를 드렸어요. 그런데 의외로 자매님들께서는 이미 나의 연약함을 사랑으로 받아주시면서 말씀으로 나를 격려해 주셨어요.

젊은 자들아 이와 같이 장로들에게 순복하고 다 겸손으로 허리를 동이라 하나님이 교만한 자를 대적하시되 겸손한자들에게 은혜를 주시느니라 그러므로 하나님의 능하신 손 아래서 겸손하라 때가 되면 너희를 높이시리라”(벧전 5:5,6).

잘못을 인정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사과 전화를 했을 때 주님은 오히려 주님의 사랑으로 나를 다독거려 주셨어요. 그러나 아직 다 해결된 것은 아니었어요. 나는 그날 자매회에 참석했던 모든 자매님들께 일일이 전화드릴 수 없었기에 다음 자매회 시간까지 기다려야 했어요.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은 나의 잘못을 생각하며 일주일을 근신함으로 기다려야 했답니다. 아픈 생각을 마음에 담고 하루 하루를 보내야 했지요. 마치 그 옛날 모세를 비방함으로 문둥병에 걸려진 밖에서 칠일간을 갇혀있었던 미리암처럼.

그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무거운, 그것은 아주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것과 같았어요. 그러기에 또한 고통스러웠지요.

하지만 주님께서는 이러한 나의 잘못을 통해 내가 늘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나의 성내는 문제를 심각하게 다뤄주시면서 다정하면서도 엄한 경고의 말씀을 귓전에 울려 주셨답니다.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아니하노니 가서 다시는 죄를 범치 말라”( 8:11)

 

(1993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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