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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은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고 진리를 아는 데 이르기를 원하시느니라(딤전 2:4) __________ 신앙상담은 asan195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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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7. 30. 09:10 횃불/1993년

사랑하는 딸에게

-이 민 영(대명동교회 )

서늘한 바람에 화사한 햇살, 까치소리가 무척 정겨운 가을 아침이구나.

2년 전 이 날(1991년 10월 11) 병원에서의 아침은 햇살이 더 따뜻했다. “예쁜 딸이라고, 너희 아빠가 겨우 정신을 차린 나에게 말해 주었단다. 평소에는 꽃에 무관심하던 사람이 꽃다발의 꽃을 안겨주면서 말이야.

신생아실의 창문으로 들여다보고 있던 많은 사람들 중에 어떤 남자가 소리 쳤지.

? ‘이민영이란 사람은 둘이네.”

각 아기마다 이름표에 엄마 이름이 씌어져 있었거든. 게다가 너희 둘은 모습이 영 딴판이라서 그 사람이 이상하게 여길만도 했지. 특히, 의사 선생님이 인큐베이터를 운운할 정도로 왜소했던 혜성이의 모습은 나의 마음을 무척 아프게 했었단다. 거기에 반해 진성이는 2.8㎏에 머리카락도 새까맣고 눈도 크고····

너희 둘을 데리고 퇴원한 순간부터 우리의 전쟁은 시작되었고, 나는 매일매일 울었다. 딸꾹질만 해도 어쩔 줄을 몰라 쩔쩔매고, 온 가족을 총동원시키고-사실 너희 아빠에게는 아기보다 더 스트레스 쌓이게 하는 엄마였다.

수면시간이 조금이라도 부족하면 큰 일 날 것처럼 잠을 즐기던 나에게, 온종일 거의 자지 않고도 몇 달을 살 수 있다는 것을 너희들이 깨닫게 해 주었단다. 물론, 지금은 또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있지만.

그렇게 벌써 시간이 흘러 두번째 생일이라니, 너무나 건강하니 그저 감사하기만 하다. 어느 형제님의 말씀이 생각나는구나.

이 연약한 자매가 쌍둥이를 키우다니, 하나님의 능력이야!”

 

사실 난 너희들이 이란성 쌍둥이라는 것을 은근히 자랑스러워 한단다. 성경적인 쌍둥이(?)라는 이유로 말이야. 에서와 야곱(창세기 25)이 이란성이었고 베레스와 세라(창세기 38)도 이란성이었을 것 같고, 예수님의 제자 중 디두모(Twin)라 하는 도마( 20:24)도 전승에 의하면 루시아라는 쌍둥이 누이가 있었다거든. 그래서, 너희들도 그 뒤를 잇고 있다 이 말씀이지.

이런 당치도 않은 자부심을 가지고 있지만, 무엇보다 분명한 것은 하나님께서 너희들을 너무나 사랑하신다는 사실이다. 또한 이 보잘것없는 자에게 너희들을 맡기셔서 영광받으시기를 기뻐하시는거다.

그러나, 이 엄마의 한탄을 들어보렴.

누군가는 말하기를 본보기는 가르치는 유일한 방범이다라고 했다. 그런데 나의 모습을 보면 도대체 조금도 너희들을 가르칠 수 없는 자이다. 변명을 하자면, 20년이 넘도록 육신의 원대로 방종하며 살아왔는지라, 예수님을 만난 이후에도 이 길들여지지 않은 육신은 주위사람들(특히 네 아빠)과 나 자신을 얼마나 괴롭히며 힘들게 하고 있는지····행하는 모든 것이 오히려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것뿐인데, 그 모든 시간 속에서도 하나님의 사랑은 참으로 크구나.

 

, 교육학자라는 어떤 사람의 책에 성격이 급하고 인내심이 없는 여자는 아이를 멀리하라라고 씌어져 있었다. 그렇지만 그는 하나님을 모르는 자다. 그의 말대로 하자면 난 정말 너희들을 망쳐놓고 말 엄마다. 그러나, 나에게는 아니, 우리에게는 하나님이 계시단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그의 은혜로 더욱 잘 자랄 것이다. 지금까지 그래 온 것처럼. 그 하나님의 은혜와 능력에 의지하여 나는, 너희들을 향한 많은 꿈들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너희들이 일찍(조만간) 구원을 받을 뿐 아니라 제대로 훈련되어서 하나님을 위한 삶이 되기를 소망한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돌아가신 이야기를 몇마디 말로 떠듬거리며 말하는 너희들을 보면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 이제 빨리 그 의미를 깨닫고, 많은 이들에게 입을 열어 그 이야기를 전하는 자가 되어라.

기도하기에 게으른 이 엄마의 손을 끌면서 기도하자고 하는 것이나, 정신없이 놀다가도 문득 둘이 마주앉아 기도하는 것은 너무나 귀엽다. 아직은 기도하는 것이 하나의 즐거운 놀이에 불과해서 그저 중얼거리다가 아멘소리만 크게 하지만 말이다. 그 능력을 아는, 또 그 능력을 사용할 줄 아는 기도의 사람이 되어라.

목이 곧은 엄마를 본받지 말고 다정하며 공손한 자가 되어라. 너희들을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대해야 한단다. “고맙습니다. 안녕하세요. 사랑해요. 미안해.” 이런 예쁜 말들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사람이 되어라.

텔레비젼을 보면 영리해진단다라는 너무나 근거없는 말을 하며 텔레비전 없는 우리를 이상하게 여기는 사람들도 있지만, 예수님을 이야기 할 줄 알고 찬송가 따라 부르기를 좋아하는 정도의 너희 영리함에 나는 만족한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 9:10)임을 깨달아 진정으로 지혜 있는 자가 되어라.

자기가 갖고 싶은 장난감을 위해 길가에서 뒹구는 그런 고집이 아니라, 잘못이라는 것을 알면 자신의 의지를 꺾을 줄 아는 참된 의지력을 소유한 자제할 줄 아는 사람으로 자라나거라. 그것을 위해 하나님의 말씀대로 나는 너희들을 도와줄 것이다. 너희들이 자랄수록 회초리를 사용하는 것은 줄어들고 대화로 많은 것을 해결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다 알아듣지도 못하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열심히 대답하는 너희가 소망스럽다.

 

교회가 멀고, 주일은 이른 아침부터 저녁까지 교회에 있는 것에 대해, 어린것들 고생시킨다며 고모할머님이 한마디 하시면 네 아빠는 웃으면서 대답하지.

, 우리는 예수쟁이라도 다 커서 예수쟁이가 되었기 때문에 철저하지 못한데 우리 애들은 철저한 예수쟁이로 만들렵니다.”

진성(眞聖), 혜성(惠聖),

(누군가, 여자애들 이름이 촌스럽다더니, 좋기만 하다. )

이 시대에는 그리스도인이라는 말이 또한 제자라는 말이 가치 하락되어 예사로 사용되고 있구나. 너희들이 학교에 갈 때가 되면, 또 성인이 될 때쯤이면 세상은 더욱 악해질 것이고 참된 주님의 제자들이 견뎌내기 힘든 시대가 될 지도 모르지. 그때에도 너희들은 의연한 그리스도인이 되어주렴. 너희 아빠 말씀처럼 철저한 예수쟁이로 말이야.

완전하게 헌신된 자들만이 누리는 기쁨과 행복을 나는 알지 못한단다. 내 사랑하는 너희는 그 기쁨을 누리는 자들이 되기를 기도한다.

 

너희를 위해 최선을 다 한다고는 하지만 이 엄마의 손길은 언제나 거칠고 메말라서 너희들을 힘겹게 하는 것 같다. 이 아침에 너희를 향한 소망들을 글로써 보면서 나는 다시 힘을 얻는다. 너희들의 웃음소리도 더 커진 것 같고.

얘들아,

우리의 주님은 너무나 좋으신 분이구나.

1993 10 11

너희들이 이 글을 읽을 날을 기다리며

엄마가 쓰다

 

(1993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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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징검 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