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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은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고 진리를 아는 데 이르기를 원하시느니라(딤전 2:4) __________ 신앙상담은 asan195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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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7. 30. 09:13 횃불/1993년

버림받은 남편(2)

이 춘 원

할렐루야! 부인과 그의 자녀들을 구원해 주신 주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특히 부인을 구출해 내신 주님의 깊으신 섭리에 대하여 감사를 드립니다. 부인을 구원하셔서 자매가 되게 하시고 성령님으로 충만케 하신 하나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립니다. 부인 자매의 성령님의 충만하심과 그 인도하심이 찬양이 되고 간증이 되고 전도가 되고 능력이 되게 하신 주님께 존귀를 올립니다. 특히 부인이 남편을 향한 인식과 사랑이 온전히 달라지게 하신 주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사실 부인은 구원받기 전까지 남편을 타락한 죄인으로 더럽게 정죄했습니다. 금수보다 못한 자라고 단죄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거듭나는 순간부터 남편을 주님처럼 귀하게 여겼습니다. 하나님께서 짝지어 주신 하나 밖에 없는 귀한()님으로 여겼습니다. 고린도후서 5 14~17의 말씀대로 아무 사람도 육체대로 알거나 판단치 아니하였고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관용하고 영접했습니다. 하나님께서 하실 수 있는 심판을, 무지한 말로 아녀자가 먼저 함부로 정죄하고 그것도 부족하여 돌을 던지고 남편을 버리다시피 하였으니 이 어찌 세상에서 자기보다 더 완악한 죄인이 어디 있겠느냐고, 부인 자매는 남편을 긍흘히 여기는 심정으로 자신의 죄를 통회하는 것이었습니다. 남편보다 아내 된 자기가 더 큰 죄인이고 남편이 세상 여자들과 정욕을 불태우면서 타락하게 만든 것도 자기 자신이라고 실토하는 것이었습니다. 남편의 부도덕한 죄악을 뒤를 밟아 낱낱이 직고, 정죄하고 잔소리 설교로 남편을 들볶을 줄만 알았지, 그에게 인격적인 감화를 주지 못했고 가정을 남편의 보금자리로 꾸미지 못한 잘못이 아내 된 자기에게 있다고 고백했습니다. 심지어 어쩌다 한 두 번 남편이 한 자리에서 눕게 될 때에도 더러운 남자하고는 결코 같이 잘 수 없다고까지 냉정히 거절하고 자신만이 성녀처럼 자만히 행동했던 일까지 부인은 하나님 앞에서 자백을 하였습니다. 부인의 회개와 구원이 아주 확실한 증거는, 그것이 하나님 앞과 사람들 앞에서, 그리고 자기 남편과 자기 양심 앞에서 조금도 숨김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구원받은 믿음이 하나님과 사람과 양심의 을과 말씀 앞에서 정직하다는 것입니다. 해운대 백사장 바다물 속에 들어가 침례를 받는 순간에만 주님과 함께 죽고 장사되고 그의 부활을 본받아 연합한 자가 된 것이 아니라, 마음과 인격과 전 생애를 통하여 새 생명 가운데서 의롭게 행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부인 자매는 모든 옛 것과 옛 사고의 기준과 구습에 젖은 태도를 버리고 그리스도 안에 있는 새 생명에 의하여 성령으로 살아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성령님으로 행했습니다.

부인 자매는 남편의 구원을 위하여 살아계신 주님께 두 손 모아 간절히 빌었습니다. 옛 불교를 믿을 때에도 경건히 합장을 하는 버릇이 있었으나 이제 주님을 믿은 후부터는 참으로 마음과 뜻과 정성을 다하여 아버지 하나님께 기도와 간구를 드리기를 쉬지 아니하였습니다. 부인은 남편의 구원을 위하여 기도 부탁을 낱낱이 아뢰고 의탁하기를 잊지 아니하였습니다.

그리고 부인 자매는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수원에 있는 남편에게 계속 시외 전화를 꼬박꼬박 걸었습니다.

여보, 제가 당신을 떠나 이곳으로 내려온 건, 전적으로 제 잘못이에요. 용서해 주세요! ···· 당신이 무슨 일을 하신대도 난 당신을 전부 용서할 수 있어요. 이젠 참으로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이랍니다. ···· 우리 주님께서 날 얼마나 사랑하셨는지 당신은 잘 모르실 거예요. 주님께서 내 모든 죄를 깨끗이 씻어주셨어요. 친히 십자가에서 못 박혀 피를 흘려주셔서 전 확실히 구원을 받았어요. 영생을 얻었어요. , 지금 참으로 기쁘고 행복해요! ···· 여보, 당신을 사랑해요!”

또 어 날 저녁엔 이런 전화를 하기도 했습니다.

여보, 오늘 아침과 저녁은 무얼 잡수셨어요? 그냥 굶으셨다구요! 여보, 절 용서해 주세요. 이렇게 아내 된 도리를 다하지 못한 것을···· 앞으론 철대로 당신을 떠나지 않겠어요. 절 믿어주세요. 나도 당신을 미워하지 않아요···· 여보, 아이들이 당신을 보고 싶대요. 정말이에요. 정말! ···· 그럼 편히 주무세요·····

그런 유의 전화를 매일 계속 받게 된 남편은 도리어 아내를 이상하게 생각했습니다. 자기를 버리고 일방적으로 떠나가 버린 마누라가 감자기 또 변하여 무슨 구원인가 무엇인가를 받았다고 떠들고, 새삼스럽게 사랑한다는 말까지 하는 것을 들으니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인지 종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잖아도 자식들까지 데리고 떠나가버린 마누라가 못마땅하던 차에, 아니 다 떠나가버리고 혼자 남았으니 바가지 긁는 사람도 없고 늦게 귀가하거나 바람을 피우거나 모든 것이 자유로웠으나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계속 될 때 허전함을 메울 수가 없던 차에, 아내에게서 걸려온 전화는 남편에게 무엇인가를 많이 생각할 기회를 주었습니다.

마침내 남편은 아내로부터 별거를 당한지 2년 만에 아내와 자식들을 만나기 위하여 부산행 열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5시간 동안을 달리는 열차 창밖을 내어다 볼 뿐 후딱후딱 지나가버리는 낮은 산천과 개량된 농촌 풍경과 해마다 달라지는 희멀건 도시들은 그에게 별 의미가 없었습니다. 오직 남편의 뇌리 속에는 요란한 기독교로 개종하여 넋을 잃고 어떤 교회에 미쳐버린 마누라와 그간 많이 자랐을 자식들, 특히 막내 영이의 모습을 그려보았습니다.

자식들 보는 앞에서 부 사이에 너무나 많이 다투었고 전혀 자녀들을 양육하지 않고 방임해 버렸으며 남편과 아버지로서의 체면이 땅에 떨어진 지가 오래 되었습니다. 도덕적으로 인격적으로 남편과 아버지로서의 권위를 찾을 길이 없었습니다. 항상 이때까지 껍데기만 광을 냈을 뿐입니다.

자기는 지금까지 비록 무뢰배 같은 생활을 해왔으나 아내는 항상 깨끗하고 정직하게 살려고 애썼습니다. 시장에 가서 물건을 산후 계산이 잘못되어 백원짜리 하나라도 덜 주고 온 경우에는 마음 속에 평안이 없다고 하면서 굳이 그것을 갖다 주고 와야 잠이 드는 여자였습니다. 땅에 기어다니는 개미 한 마리라도 밟아 죽이지 않으려고 신경을 쓰는 여자였습니다. 착하고 어질고 세심하고 조용한 여자였습니다.

그러나 남편된 자기는 빙글빙글 도는 세상을 그렇게 신경을 쓰면서 철저히 살고 싶지 아니했습니다. 생긴대로, 있는대로, 그때 그때 적당히 살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인생을 마음껏 즐기면서 행복하게 살다가 죽어버리면 그만이라고 그는 생각했습니다. 그의 사전에는 진리니, 가치니, 영생이니 하는 단어가 전혀 없었습니다

그는 자기 자신을 최고의 왕으로 믿고 자기 위주로만 살았습니다. 그는 술이 거나해지면 자기의 인생 철학은 실용주의, 평범주의, 낙천주의라고 떠들어댔습니다. 말도 안되는 괴변이었으나 그는 자기가 우주요 자기가 전부요 자기가 곧 부처라고 주장했습니다. 항상 그의 앞에는 술이 있고, 옆에는 여자들이 있으며, 뒤에는 향락이 따라 다였습니다. 자기 배가 신()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전혀 깨닫지 못했던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그의 앞에 어느 날 갑자기 닥쳐오는 죽음과, 그의 머리 위에 떨어지는 무쇠 심판과, 그의 정죄받은 영혼과 몸이 불과 유황으로 타는 영원한 지옥에서 멸망당하는 것을 조금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취생 몽사하는 그는 미련한 짐승보다도 못한 저주받은 죄인이었습니다.

그 결과 그의 정신은 아주 황폐화되었고 그의 몸은 속으로부터 서서히 병들어 썩어져 갔습니다. 날이면 날마다 술과 담배와 여자와 노름으로 자기 자신을 불태우고 있었습니다. 절제와 안정과 쉼이 없는 그는 급기야 건강을 잃고 말았습니다. 지나친 향락과 죄악으로 인하여 그의 기력은 급격히 쇠하여 갔고 간과 콩팥과 심장이 병들어 갔습니다. 체중은 무려 45kg까지 내려가 몸은 막대기 같이 점점 여위어갔고 위장이 헐어 음식을 소화시키지 못했고 감기가 든 것도 아닌데 자꾸 마른 기침이 났습니다. 결국 병원에 가서 종합건강진단을 받아보니 너무나 심히 건강이 악화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한 쪽 콩팥은 거의 아주 못쓰게 되었고 위암 증세가 뚜렷이 나타났습니다. 이대로 내버려 두면 며칠 후에는 죽고 말 것이라는 결론이었습니다. 마침내 사형 선고를 받게 된 것입니다.

그때부터 그는 정신을 가다듬고 아내를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생명에 대한 애착이 강렬하게 일어났습니다. 마음이 약해져서 땅으로 내려 않았습니다. 이젠, 건강을 잃고 나니, 술도 여자도 친구도 모두 필요 없음을 깨달았습니다. 가장 급한 것은 자기 생명을 건지는 것이었습니다. 자기의 건강을 참으로 걱정해 주며 돌봐줄 사람은 아내 한 사람 밖에 없었습니다. 조강지처가 최고요 건전하고 단란한 가정 생활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외식과 외도와 외숙은 순간적인 쾌락과 새로운 변화를 주는 것 같아도 그것에 심취하면 꿀 단지 속에 들러붙어 죽은 파리처럼 되고 마는 것입니다. 그는 한없는 절망과 고통 가운데서 인생을 조금씩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부산역에서 내리자 마자 먼저 찾은 곳은 그의 부인이 처음에 그랬듯이 필자의 허술한 집이었습니다.

나는 그날 지붕에 올라가서 기와를 고치고 있었습니다. 비만 오면 방안에 빗물이 스며들었기 때문입니다. 축축한 천장 속에는 바퀴벌레가 서식하고 있었고 밤낮으로 쥐들이 체육대회를 했습니다. 생각할수록 지긋지긋한 일인데····

대문밖에는 불청객 사나이가 나를 쳐다보고 서 있었습니다. 깡마른 체구에 연민과 우수에 젖은 눈빛으로 무엇인가 나에게 호소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귀 밑 턱에는 구렛나룻이 멋지게 나 있었고 눈에는 금테 안경을 썼는데 인텔리다운 의젓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려나 즘 더 자세히 보니 몸이 너무나 여위어 입은 양복의 아래 위가 헐렁하게 보였고 눈에는 생기가 없이 깊은 고뇌의 그림자가 짙게 퍼져 있었습니다. 암으로 인한 고통과 불안, 삶에 지쳐 생긴 멍한 표정, 밤새껏 폭음하고 난 후의 속쓰림 같은 갈증이 그에 게 있었습니다. 나는 그와 함께 쑥차를 나누면서 허심탄회하게 인생의 문제와 가정의 문제에 관하여 서로의 소신을 밝히면서 문제점들을 하나하나 교제했습니다. 그리고 필자의 몸에 맨 소명 의식의 발로이겠지만 끝으로 잊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의 복음을 그에게 전했습니다. 내가 온 심혈을 다 기울여 전도를 하자 그는 끝까지 조용히 듣고 있다가 백지 한 장을 꺼내 그 위에 둥근 원을 크게 그리면서 자기가 믿는 원불교의 교리를 설명했습니다. 나는 그와의 종교적인 토론을 지양하고 일단 그를 그의 부인과 자녀들이 살고 있는 집으로 안내했습니다. 이렇게 하여 남편은 거의 매주마다 부산에 내려오기를 계속하였습니다. 보통 토요일 밤에 부산에 내려와서 주일날 아침에는 온 가족과 함께 교회당에 나아갔습니다. 남편은 기독교에 관하여 연구해보겠다는 비판적인 자세를 견지하면서 계속 의문이 생길 때마다 필자에게 수시로 질문해 왔습니다. 나는 그와의 종교적 교리적인 변론은 되도록이면 삼가하고 그가 직접 보고 생각할 수 있도록 성경책과 전도 소책자들을 선물했습니다. 그리고 그가 구원을 받을 수 있도록 간구를 드리고 성령님께 전적으로 의지했습니다.

한편 이미 구원을 받은 부인 자매는 일절 남편에게 입으로 자꾸 설명하는 전도를 하지 아니했습니다. 자매는 일단남편을 남편으로 존경하고 순종하며 할 수 있는 한 몹시 지치고 여윈 남편을 편히 쉬고 기쁘게 해드리는 일에 힘썼습니다. “이는 혹 도를 순종치 않는 자라도 말로 말미암지 않고 그 아내의 행위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게 하려 함이니”(벧전 3:1)하는 말씀을 자매가 믿었기 때문입니다.

오로지 부인은 남편의 과거 죄악들을 일절 들춰내거나 비판하지 않고 남편 스스로 그 죄의 짐을 지고 주님께 계속 나아가기를 바랐습니다. 남편에 대한 경외심을 잃지 않고 범사에 그에게 순복하고 그 인격을 존경하는 일에 우선 힘을 썼습니다. 예전처럼 남편의 허물을 지적하거나, 어떤 여자와 만났느냐 따지거나, 자녀들 앞에서 남편을 비난하거나 하는 일을 부인은 절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구원받은 후의 부인은 옛날의 세상 여자가 아니었습니다.

남편의 자격을 따져서가 아니고 무엇을 잘 하고 못 하고에 관계없이 무조건 남편을 남편으로서 인정하고 주인으로 섬겼습니다.

남편은 완전히 달라진 아내의 선하고 어진 마음과 한없이 온유해진 태도를 접할 때마다 무척 평안함과 행복감을 느꼈습니다. 아내가 입원하기를 간청했으나 남편은 자기가 병원에 가면 며칠 못가서 죽을 것이며 독한 약물 치료로 인하여 머리카락이 다 빠지고···· 자기는 자기 병이 왜 생겼는가를 알기 때문에 병원에 가서 치료하다가 죽느니보다 차라리 집에서 조용히 죽는 게 났다면서 남편은 입원을 거절하였습니다.

그날 밤, 남편은 밤새도록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죄없는 아내와 자식들에게 너무 큰 죄와 고통을 끼쳤다고 생각하니 자기처럼 더럽고 가증스런 죄인이 또 어디 있을까? 하고 깊이 뉘우쳐졌습니다.

그는 깊이 잠든 아내와 자식들 모르게 가만히 자리에서 일어나 집 바깥으로 나갔습니다. 새벽 길거리에는 인적이 없고 가끔씩 질주하는 택시 소리만이 정적을 가르고 있었습니다. 그는 교회당까지 택시를 잡아타고 갔습니다. 교회당 문은 굳게 잠겨 있었고 안으로 전혀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는 할 수 없이 어두운 복도에 무릎을 꿇고 앉아 주님의 이름을 영혼 속 깊은 데서 나오는 소리로 외쳤습니다. 그의 무릎은 한없이 회개하는 눈물과 땀으로 인해 축축하게 뒤범벅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는 영혼을 다하여 자신과 가족들과 다른 사람들에게 범한 모든 죄를 하나님께 낱낱이 고했습니다. 그는 중심에 진실하게 상하고 통회하는 심령으로 하나님께 엎드렸습니다. 그는 철저하게 하나님께 자복하기를, 어렸을 적에 부모님의 주머니에서 돈을 훔친 것에서부터 사춘기의 음란한 죄악과 결혼 전후에 여러 여자들과 저질렀던 추잡한 간음과 우상숭배와 포악한 증오적인 살인과 지능적인 훼방과 거짓스런 사기와 끝없는 탐욕과 착취와 불신과 온갖 죄악들을 하나님께 내어놓았습니다. 그는 아담에게서 흘러내려오는 원죄와 인간이 현실적으로 짓고 있는 온갖 죄악들과, 그리고 자기가 미처 기억 못하고 있는 수많은 죄악들까지도 모두 용서해달라고 뼈저리게 하나님께 자복하면서 주님의 긍휼과 자비를 빌었습니다.

그가 이렇게 자기의 모든 죄와 악을 하나도 숨김없이 하나님께 회개하자 그의 심령 속에서 말할 수 없는 시원한 평안함과 주체할 수 없는 기쁨이 솟구치면서 그 동안 수없이 많이 들었던 하나님의 말씀이 하나하나 살아나 믿어지고 깨달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을 인함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을 인함이라 그가 징계를 받음으로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가 나음을 입었도다 우리는 다 양 같아서 그릇 행하여 각기 제 길로 갔거늘 여호와께서는 우리 무리의 죄악을 그에게 담당시키셨도다”( 53:5,6). “친히 나무에 달려 그 몸으로 우리 죄를 담당하셨으니 이는 우리로 죄에 대하여 죽고 의에 대하여 살게 하려 하심이라”(벧전 2:24). “저희 죄와 저희 불법을 내가 다시 기억지 아니하리라”( 10:17).

그리고 전도집회 때 강사가 히브리서 9 12절에 나오는 오직 자기 피로 영원한 속죄를 이루셨다는 말씀이 새삼스럽게 밝히 깨달아지고 확실히 믿어졌습니다. 하나님께 대한 회개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믿음이 분명히 생겼습니다. 성령님의 인도하심과 역사하심으로 인하여 그는 복음의 말씀 안에서 구원을 얻게 된 것이었습니다

그는 아침 밥을 짓고 있는 아내에게 달려가 새벽에 교회당 복도에서 있었던 일과 집으로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일어났던 큰 기쁨과 넘치는 평안함, 그리고 자기의 모든 죄가 영원한 속죄함을 받았다는 분명한 확신을 하나하나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아내의 손목을 붙잡고 아내에게 행한 모든 죄를 용서해 달라고 고백했습니다. 남편의 얼굴에는 그늘이 하나도 없이 해처럼 빛나고 홍조 띤 소년처럼 순진하고 해맑은 모습이었습니다.

그는 즉시 우리 집으로 다시 찾아와 구원의 기쁜 간증을 내게 들려주었습니다. 그는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는 듯이 만나는 사람마다 먼저 자기 간증을 하면서 자기는 어떤 죄인인데, 어떻게 속죄함을 받았는지에 관하여 스스로 도취되어 계속 설명을 했습니다. 길거리나 버스 안에서나 그는 기쁨이 넘치는 표정으로 전도지를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 다음 주일에 교회당에 나와서 예배시간이 끝나자마자 그는 구원의 간증을 하고 싶다면서 많은 성도들이 둘러앉은 가운데서 구속의 은혜를 찬양하듯이 기쁨으로 이야기했습니다. 마치 터진 방죽 물처럼 그가 입을 열 때마다 주님의 크신 은혜와 진리 곧 구속의 복음이 증거가 되었습니다. 어찌나 성경 말씀을 많이 알고 얼마나 말도 술술 잘 하는지 이상하게 생각할 정도였습니다. 술이 취했거나 정신이 잘못된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도도하게 교만하고 잔 바람이 일정도로 냉정한 사람이 양처럼 순해지고 토끼처럼 명랑해졌습니다.

그는 자기 심령과 생활에 거리낌이 없다면서 침례를 빨리 받겠다고 간청했습니다. 교회의 인도하심을 따라 그는 새로 구원을 받은 14명의 성도들과 함께 해운대 바다 물 속에 들어가 침례를 받았습니다. 그날 따라 전혀 바람과 파도가 일지를 아니하여 아주 조용하고 평화스런 전경이었습니다. 온 교회 성도들과 수많은 불신 관광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침례가 이루어졌고 끝나자마자 어떤 형제가 일어나 전도를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그러니까 마지막 침례를 받을 그 사람과 침례를 베푸는 두 형제가 수세 후 같이 손목을 잡고 기도 드리려는 찰나에 하늘의 천사가 내려와 저들의 머리 위에 잠시 임했다가 사라졌습니다. 필자는 너무나 신기하고 놀라와 한참 동안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생전처음으로 천사를 목격한 필자는 이것이 성경적인 환상인지 세상에서 말하는 환각 상태인지를 의심하면서 물 속에 들어가 침례를 베푼 한 형제를 만나보니 그도 나처럼 천사를 보았다는 것입니다. 원래 필자는 천사의 존재는 인정하나 결코 숭배하지 않으며 어떤 이적이나 기사가 구원의 근거가 될 수가 없고 오직 영원한 속죄를 완성하신 주 예수 그리스도만이 모든 것의 근본이심을 믿기 때문에, 다른 성도들에게 어려움을 줄까 봐 그 형제와 나는 그 천사 출현에 대하여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이야기하는 필자를 그 형제와 독자들이 관용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십여 년이 훨씬 지난 지금, 그 옛날 버림받았던 남편과 의지할 데 없었던 아내와 실망했던 네 자녀들은 한 사람도 빠짐없이 다 구원을 받은 후 함께 모여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아 하늘이 맞닿는다는 지방으로 이사를 가서 새 집을 짓고 농장을 경영하면서 아주 오붓하고 복되게 살고 있습니다.

그 때 암으로 인해 3년 밖에 더 못산다던 남편은 십년이 지난 지금까지 건강한 심령으로 주님을 잘 섬기고 있습니다.

작년에 필자가 전화를 넣고 오랜만에 그 형제님의 집을 방문했었습니다. 작년 봄에 큰 딸을 시집 보낸 부인 자매님은 남은 세 자녀들의 손목을 다정히 잡고 동구 밖까지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 내가 손을 높이 들어 보이자 세 자녀들이 반갑게 뛰어왔습니다. 조용히 걸어오는 부인 자매님의 얼굴에는 환히 빛나는 새로 거듭난 모나리자의 밝은 미소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상록수로 쪽 둘러 친 나무 울타리를 돌아 대문 없는 넓은 정원에 들어서니 남편되시는 형제님이 새끼 송아지에게 젖꼭지를 물리고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간 위암 수술을 받고 한 쪽 콩팥을 떼냈지만 형제님의 건강은 아주 좋아 보였습니다.

- 사랑하는 형제여!”

우리는 두 손을 벌려 서로 힘있게 껴안았습니다.

 

(1993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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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징검 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