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에서 가나안으로(2): 전능하심

마크 스위터넘

파라오의 힘을 무너뜨림

두 사람이 파라오의 궁전 경내로 들어섰습니다. 그들의 투박한 외모는 주변의 화려함과 어울리지 않는 듯 보였지만 둘 중 한 사람 만이 낯선 땅에서 온 사람처럼 움직였습니다. 다른 한 사람은 바로 이 타일 위를 걷는 법을 배웠고 이 홀에서 성인이 된 사람처럼 익숙하고 편안하게 걸었습니다. 그의 이름과 기억은 강력한 파라오가 위엄있는 존재에 대한 그들의 입장이었지만, 그들에게 파라오의 호의에 대한 어떠한 의존도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금방 분명해졌습니다. 그들의 메시지를 들으면서 파라오의 얼굴에는 경멸의 눈길이 가득했습니다: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이같이 말하노라. 내 백성을 가게 하여 그들이 광야에서 나를 위해 명절을 지키게 하라”(출 5:1)[1] 이것은 파라오가 익숙했던 평범한 아첨꾼의 알랑거리는 소리가 아니었습니다. 이토록 단호하고 직설적이며 전혀 비굴하지 않은 그러한 메시지는 이 위엄있는 홀에서는 거의 들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파라오의 반응도 똑같이 직설적이었습니다. “주가 누구인가” 그는 모든 말 한마디가 오만함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내가 그의 음성에 순종하여 이스라엘을 가게 하겠느냐? 나는 주를 알지 못하며 이스라엘도 가게 하지 아니하리라”(2절). 그의 질문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아니 세상이 잊을 수 없는 그런 답변을 듣게 될 것입니다.

 

파라오는 하나님의 능력을 무시하는 최초의 권력자도 아니었고 또한 마지막 권력자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오만함과 비타협적 태도는 그를 세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전능함의 교훈의 중심에 서게 만들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파라오를 “네 안에서 내 권능을 보이고 내 이름을 온 땅에 밝히 알리려고”(출 9:16)일으켜 세웠습니다. 파라오는 하나님께 순종하지 않기로 선택할 수 있었고, 실제로 그렇게 했지만, 그러나 순종하든 불순종하든 간에 그는 항상 하나님의 전능하심을 나타내는 기념비적인 존재로 서게 될 것입니다.

 

성경 전반에 걸쳐 재앙과 유월절은 신성한 전능함의 기념비로 반복적으로 제시되며, 이 중요한 주제에 대해 우리에게 여전히 많은 것을 가르쳐줍니다. 이집트에 닥친 엄청난 재앙 속에서 우리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힘의 자의적인 발휘가 아니라 메시지(진정한 기적이 항상 그렇듯이)를 담은 기적을 보게 됩니다. 기적과 고통의 진폭이 커짐에 따라 메시지 또한 커졌습니다.

 

재앙은 세 그룹으로 나뉘며, 각 부분은 파라오가 배워야 할 끊임없이 확장되는 교훈으로 표시됩니다. “네가 이 일로 인하여 내가 주인 줄을 알리라”(7:17); “내가 땅의 한가운데 있는 주인 줄을 네가 알게 하려 함이라”(8:22); “내 이름을 온 땅에 밝히 알리려 함이니라”(9:16). 재앙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면 이러한 메시지가 여러 방면에서 강조되지만, 이 글의 범위 내에서 이스라엘의 하나님과 우리의 하나님에 관한 전능하심에 대한 세 가지 중요한 교훈을 생각할 것입니다.

 

하나님의 전능함은 무한하다

하나님의 전능함이 무한하다고 말하는 것은 당연히 동어 반복에 빠져드는 것입니다. 전능함은 모든 능력이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이 하실 수 있는 일의 무한한 규모와 범위가 말씀에 녹아있습니다. 하지만 전능함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는 것과 전능이 어떻게 생겼는지 파악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이집트에 내리는 하나님의 심판의 망치질을 볼 때, 전능함의 완전한 의미가 분명해집니다.

 

재앙의 범위를 고려할 때 우리는 신성한 전능함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것은 출애굽기 7-12장에서 59번 나오는“모두”라는 단어가 이 점을 반복으로 강조합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최악의 재앙에서 구해주셨지만 이집트인들에게 내린 재앙은 보편적인 것이었습니다. 재앙에 이은 재앙은 모든 물, 모든 땅, 모든 집, 모든 가축, 모든 풀과 나무, 모든 과일, 그리고 절정에 이르러서는 끔찍하게 모든 맏아들에게 내려졌습니다. 하나님의 능력은 창조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주석가들은 창조의 7일과 이집트의 열 가지 재앙 사이에 상관 관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2] 창조에서 하나님의 전능하심은 혼돈에서 질서로, 황량한 불모지에서 풍요로운 생명으로 역사했습니다. 이제 이집트에서는 그 질서가 뒤바뀌고 창조의 질서가 무너지고 있었으며 파라오는 히브리인들의 주님이 우주의 하나님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유월절 밤이 다가오자 하나님은 약속하셨습니다. “내가 이 밤에 이집트 땅을 두루 지나가며 사람이나 짐승을 막론하고 이집트 땅의 처음 난 모든 것을 치고 또 이집트의 모든 신에게 심판을 집행하리라 나는 주니라”(12:12). 이집트의 신들에 대한 이 심판의 약속은 일부 주석가들로 하여금 재앙이 특히 이집트의 일부 신들을 겨냥한 것이며 이집트의 모든 신들에 대한 여호와의 우월성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라고 제안했습니다.[3] 이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지 않지만 흥미로운 가능성으로 남아 있으며, 사실이라면 살아계신 하나님의 유일하고 비할 데 없는 능력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전능함은 모방할 수 없습니다. 확실히 파라오의 마법사들이 아론의 지팡이를 뱀으로 변하는 모조품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들은 처음 두 가지 재앙을 모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사실로부터 파라오가 어떤 위로를 얻었든 간에 현실은 극도로 짧았으며 마술사들은 곧 그들의 무력함을 고백하고 “이것은 하나님의 손가락이니이다”(8:19)라며 인정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능력은 설명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기적을 무시하는데 강한 기득권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집트 지형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진 이집트의 마법사들조차도 재앙에 대한 자연주의적 설명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이 밟기를 두려워했던 그 자리에 현대의 주석가들이 뛰어들어 자신의 독창성과 상상력은 크게 인정하지만 성경 본문에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 온갖 종류의 설명을 내놓았습니다. 이 경우 마술사들과 재앙에 대한 유일한 설명 즉 “이것은 하나님의 손가락이니이다”라는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더 낫습니다.

 

하나님의 전능하심이 그분 자신을 대신하여 행사됨

모세와 아론의 요청에 대한 파라오의 놀라움은 그들이 하나님에 대해 말하는 방식에 의해 더욱 가중되었을 것입니다. 그들의 요청 또는 오히려 그들의 요구하는 것은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 “히브리 사람들의 하나님”(5:1-3)의 이름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이집트 사회에서 노예는 백성이 아니었고 이에 대한 가장 명확한 보여주는 것은 노예에게는 신들이 없다는 것입니다.[4] 파라오는 어떤 하찮은 신이 이처럼 노예로 사는 백성들과 자신을 동일시할까? 궁금했을 것입니다.

 

모세는 바로가 알지 못했던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이스라엘의 주 하나님이 그분의 백성과 언약 관계를 맺으셨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잊을 위험에 처했을 때에도, 하나님은 불과 얼마 전 불타는 떨기나무에서 그 위대한 사실을 그에게 상기시켜 주셨습니다. 이집트의 재앙은 틀림없이 하나님의 능력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그 능력은 무작위적이거나 임의적인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시편 105편의 시인이 인정했듯이 그것들은 세상의 눈에는 매우 보잘것없이 보일지라도 하나님께서 그분의 백성을 대신하여 전능하신 하나님을 증거하는 것입니다. 재앙이 이집트를 휩쓸었을 때, 바로는 하나님의 능력뿐만 아니라 그 엄청난 능력이 한 나라의 유익을 위해 확장되었다는 사실에 놀랐을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에게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아는 경이로움을 느끼기 바랍니다.

 

기도에 응답하는 신성한 전능함

그러나 파라오가 배웠고 우리도 배워야 하는 더 놀라운 교훈이 있습니다. 그는 다섯 번에 걸쳐 모세에게 자신을 대신하여 “주님께 간구”해 달라고 요청합니다. 그 중 첫 번째는 개구리를 제거해 낸 것이 모세의 기도에 대한 응답이라는 것을 파라오가 절대적으로 확신하도록 계산되었습니다(8:8-9). 전능하신 하나님이 한계를 가지지 않으신 분이 인간의 간구를 듣고 응답하신다는 사실이 얼마나 놀라운 일이었는지 – 그리고 아직도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요.

 

그 능력은 높이 솟아오르는 기도입니다

예수님을 통해 왕좌로

그리고 세상을 움직이는 손을 움직이고

구원을 가져오는 것입니다. [5]

 

[1]  이 기사의 모든 성경 인용문은 KJV에서 인용한 것이다.

[2]  Ziony Zevit,“열 재앙을 보는 세 가지 방법”, Bible Review 6:3 (1990), 16-23.

[3]  John D. Currid, 고대 이집트와 구약 성경 (Grand Rapids, MI:Baker Books, 1997), 104-120. Currid의 견해에 대한 비판은 Duane Garrett, 출애굽기 주석 (Grand Rapids, MI:Kregel, 2013), 291-301을 참조하라.

[4]  프레드 블루 멘탈,“열 가지 재앙:이집트 다신교 폭로”, 유대인 성경 계간지 , 40:4 (2012), 255-258.

[5]  John A. Wallace, 기도는 세상을 움직이는 손을 움직인다.